Penaudio Suomi 100 Limited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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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audio Suomi 100 Limited Edition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8.04.01 00:00
  • 2018년 4월호 (54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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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현자, 펜오디오의 빛나는 기념작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중 액트 2. 바이올린군의 긴박한 트레몰로로 시작되는 가운데, 무대 한가운데에서 가볍게 발을 들어 올리고 조심스럽게 춤을 추는 발레리나가 떠오른다. 이윽고 클라이맥스로 치달을 때엔 풀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비상이 강력한 임팩트를 전달한다. 스피커의 사이즈를 뛰어넘는 에너지가 일품이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핀란드는 여러모로 우리와 닮은 데가 있다. 지리적으로는 너무나 멀어서 별다른 교류가 없지만, 그 역사를 살펴보면, 조금은 우리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핀란드를 건설한 핀족으로 말하면, 원래는 중앙 아시아에서 우랄어 계통을 쓰는 민족이었다. 우리의 언어와 한핏줄이라는 점에서 일단 관심이 간다. 이후 핀란드로 이주해 서기 1세기경에 이 나라를 건설했다. 이후 덴마크와 러시아라는 강대국 틈에서 수많은 시간을 고통 속에 보냈지만, 1917년에 독립한 후, 지금까지 당당히 주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 부분에서 또 우리와 비슷한 면이 있는 것이다.
워낙 경관이 수려하고, 천연 자원이 풍부하며, 그 넓은 땅덩어리에 고작 550만 정도가 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오디오 제작에 있어서 유리한 점이 있다. 펜오디오를 주재하는 새미 펜틸라 씨로 말하면, 어릴 적에 피아노를 배웠지만 이후 음악 감상에 전념, 사춘기 때 아르바이트한 돈을 모아 스피커를 산 것으로 유명하다. 고요한 정적 속에 바람 소리, 새 울음 소리 등 자연의 음을 배경으로, 음악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추구한 펜오디오의 제품은 확실히 뭔가 남다른 데가 있다.
이번에 만난 수오미 100 한정판(Suomi 100 Limited Edition)은, 매우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일단 여기서 100이라는 숫자를 보자. 바로 1세기 전, 핀란드가 러시아에서 독립한 시기다. 이 기념비적인 순간을 그냥 보낼 핀란드인이 과연 있을까?
또 하나는 동사의 창립 18주년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그래서 1999년 4월 15일, 펜오디오의 시작을 알리는 7.6cx를 베이스로, 18년간 트레이닝한 노하우를 듬뿍 담았다. 즉, 원점에서 새로 시작하면서, 펜오디오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다양한 테크놀로지가 가득한 것이다.

사실 제품 외관은 그리 압도적이지 않다. 기념작에다 한정판임에도 불구하고, 겨우 6kg의 무게가 나갈 정도로 가볍다. 전면 패널은 좁고, 안길이는 무척 긴데, 이것은 동사만의 음향 철학을 반영한 탓도 있다. 무엇보다 동사는 내부 정재파라던가 외부의 반사파에 민감하다. 이 영향을 피하려면 프런트 패널의 면적을 최소화하고, 내부의 볼륨도 잘 제어해야 한다. 또 안에 2종류의 댐핑재를 발라서 통울림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한편 드라이버는 동사가 자랑하는 동축형을 썼는데, 역시 크지 않다. 4.5인치 사양이다. 그러나 다양한 음악을 감상하는 데에 큰 지장을 느끼지 못했다. 철저하게 가정용을 지향하면서, 작은 공간에 최적화된 내용을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면에 덕트를 낸 것은, 역시 뒷벽의 간섭에서 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마도 본 기를 구입한다면 적절한 스탠드는 필수라 하겠다.
크로스오버를 간략하게 꾸미면서 최상의 부품을 투입하고 있는 대목도 눈여겨봐야 한다. 그 결과 고급 공심 코일에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터, 카본 필름 저항 등을 아낌없이 투입하고 있다. 또 중요시되는 스피커 터미널은 정평 있는 WBT제를 쓰고 있다. 넥스트젠 0708이 그 주인공이다. 즉, 사이즈는 작지만, 그 내용은 매우 고품위하다고 보면 된다.

단, 본 기는 4Ω에 83dB라는 낮은 감도를 갖고 있다. 최대한 통울림을 억제하고, 드라이버만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가운데 나온 결과물이지만, 너무 당황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100W 정도면 집에서 울리는 데 별 지장은 없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프리마루나의 다이알로그 프리미엄, CD 플레이어는 플리니우스의 마우리를 동원했다. 첫 곡은 그랜트 그린의 ‘The Final Countdown’. 다양한 악기들이 등장해서 무대를 가득 채운다. 72년에 제작된 동명 영화의 사운드트랙인지라, 당시 액션 영화의 박력과 기개를 멋지게 담고 있다. 신명난 펑키 리듬에 저돌적인 혼 섹션의 어택, 그리고 천의무봉의 핑거링! 디테일이 좋고, 다이내믹도 뛰어나다. 그러면서 당시 녹음의 필링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결코 차갑고 무기질적인 음이 아니다.
이어서 앙세르메 지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중 액트 2. 바이올린군의 긴박한 트레몰로로 시작되는 가운데, 무대 한가운데에서 가볍게 발을 들어 올리고 조심스럽게 춤을 추는 발레리나가 떠오른다. 이윽고 클라이맥스로 치달을 때엔 풀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비상이 강력한 임팩트를 전달한다. 스피커의 사이즈를 뛰어넘는 에너지가 일품이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다.
마지막으로 다이애나 크롤의 ‘Cry Me A River’. 어쿠스틱 기타의 질감이 풍부하게 표현되고, 간결한 피아노 반주도 감칠맛이 난다. 더블 베이스도 제법 깊게 떨어진다. 보컬 자체는 은은하면서, 매혹적이다. 그러나 일체 컬러링이 없이, 소스 자체의 개성을 충분히 표현하고 있다. 진공관 앰프와 매칭이 좋아, 이 부분에서도 큰 강점이 있다고 본다.

 

수입원 샘에너지 (02)6959-3813   가격 22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재생주파수대역 50Hz-25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800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3dB/2.83V/m   크기(WHD) 14×28×26cm   무게 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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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4월호 - 5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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