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yphon Son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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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yphon Sonett
  • 최윤옥
  • 승인 2018.04.01 00:00
  • 2018년 4월호 (54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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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폰 사운드를 유감없이 들려준 최고 매력의 포노 앰프

그리폰의 프리앰프와 파워 앰프에 던텍 소버린 스피커 조합이 만들어내는 소리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어둡고 깊은 저음이 바닥에 깔리고, 음울한 북구의 음색이 공간을 채운다. 그 후로 그리폰 앰프나 승압트랜스를 들을 때마다 그리폰 특유의 어둡고 멜랑콜리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폰에 대한 기억은 나를 오래전의 시간으로 옮겨 놓는다. 지금도 오디오 생각에 가끔은 잠이 안 올 만큼 오디오와 음악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때는 무얼 들어야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천방지축으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사서 듣던 시절이다. 치마만 두르면 좋아하는 호색한처럼, 오디오이기만 하면 무작정 좋아하던 시절이다.
그리폰의 프리앰프와 파워 앰프에 던텍 소버린 스피커 조합이 만들어내는 소리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어둡고 깊은 저음이 바닥에 깔리고, 음울한 북구의 음색이 공간을 채운다. 그 후로 그리폰 앰프나 승압트랜스를 들을 때마다 그리폰 특유의 어둡고 멜랑콜리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소네트 포노 앰프가 오자마자 내부가 궁금해서 열어봤다. 그리폰의 전통적인 듀얼 모노 구성이 눈에 들어온다. 전원 트랜스부터 전원부, 정전압부까지 동일하게 쌍을 이루고 있다. 신호 처리 증폭부는 앰프 뒷면에 역시 듀얼 모노 구조로 되어 있다. 포노 앰프는 노이즈에 취약하기 때문에 전원 트랜스와 전원부를 앞에 배치하고 신호는 뒤로 들어와서 뒤쪽에서 증폭한 다음에 앞쪽을 거치지 않고 바로 뒤로 나가는 구조를 택한 것이다. 기판을 감싸고 있는 섀시는 전기장과 자기장 모두를 차단하기 위해서 철 재질을 선택했다. 앞 패널과 사이드 패널은 그리폰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컴팩트하게 축소해서 만들었다.
뒷면에 포노 입력 단자는 1조뿐이다. 소네트는 MM과 MC가 다 가능한 포노 앰프로, 증폭 기판 중앙에 있는 3개의 작은 점퍼 핀으로 선택하게 되어 있다. MC 카트리지를 사용할 때 필요한 로딩 임피던스 선택은 뒷면에 있는 6개의 딥스위치로 앰프를 열지 않고 간단히 조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최저 10Ω부터 최대 400Ω까지 10단계로 선택이 가능하다.
고에츠 우루시 카트리지, 코터 MK2L 승압트랜스를 연결해서 MM으로 세팅하고, 시청을 시작했다. 요즘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오디오가이 레이블의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가 연주하는 <서촌> 앨범을 걸었다. 더블 베이스의 음이 나오자마자 그리폰의 혈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것을 느꼈다. 바닥에 안개가 깔리듯이 자연스럽게 저음이 울린다. 피아노의 음색도 밝고 경쾌하기보다는 적당히 습기를 머금은 어두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소정의 보컬이 나오자 끈적한 질감이 리얼하게 느껴진다. 그리폰 소네트로 듣는 재즈는 어둑어둑한 재즈바의 느낌이 잘 살아난다.
클래식 대편성곡이 궁금해서 헨릭 쉐링이 연주하는 스페인 교향곡을 걸었다. 1악장 도입부의 강하고 깊은 저음이 리얼하게 표현된다. 빠르고 단정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스페인 교향곡의 느낌을 잘 살려주는 인상적인 저음 표현이다. 쉐링의 독주가 시작되자 두껍지도 가늘지도 않은 적당한 굵기의 톤으로 바이올린이 나타난다. 매끄러우면서도 질감 표현이 자연스러운 바이올린이다. 총주 시에 전후 좌우로 펼쳐지는 무대 크기가 상당히 크다. 무대의 형상도 윗부분이 강조된 스타일이 아니고, 아래가 넓고 상하 좌우로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무대다.

내가 레퍼런스로 삼는 음반인 이다 헨델이 연주하는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Testament SBTLP 3090-2)를 걸었다. 역시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 적당한 톤으로 바이올린이 나타난다. 고음 끝이 날카롭게 느껴지지 않으면서, 섬세한 디테일의 표현이 좋다. 음색이 살짝 어두운 듯해서 내가 좋아하는 딱 그 톤으로 나온다. 질감 표현이 좋아서 바이올린 선율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MC도 테스트하기 위해 내부 기판에 있는 점퍼 3개를 바꿔 꽂고 승압트랜스 없이 바로 연결을 했다. 승압트랜스를 연결해 들었을 때보다 볼륨을 몇단 더 올려야 했다. MM 증폭 게인은 42dB로 적당한데 반해, MC 증폭 게인은 64dB로 다소 낮은 스펙을 보인다. MC는 증폭 게인이 68dB는 되어야 한다. 볼륨을 올려서 들은 소리는 MM단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다만 게인이 충분하지 않다보니, 대편성 총주 시에 악기 위치가 흔들리는 느낌이 들 뿐 전체적으로 MC도 훌륭한 음질을 보여주었다.
MM도 그렇지만 MC에서도 소네트가 보여준 중요한 장점 중 하나는 놀라운 S/N비였다. 포노 앰프 근처에 멀티탭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잡음이 적고 배경이 아주 깨끗했다. 여태껏 많은 포노 앰프를 들었지만 배터리로 작동하는 포노 앰프를 빼고는 거의 탑 수준의 조용함을 보여주었다. 실제 스펙에서도 MC는 72dB를, MM은 84dB라는 놀라운 S/N비 수치를 보여준다.
소네트는 포노 앰프로서는 탑 수준의 S/N비를 보여주는 조용하고 깨끗한 음질을 들려준다. 무대의 깊이나 좌우 펼쳐짐도 훌륭하고 악기의 질감 표현도 수준급이다. 무엇보다 음악에 몰입하게 하는 능력이 좋다. MC의 게인이 약간 낮다는 점 말고는 단점을 찾기가 힘든 포노 앰프다.
오랜만에 포노다운 포노 앰프를 만나서 리뷰하는 동안 즐거웠다. 그리폰 시스템을 운용하거나 그리폰 사운드에 호감이 있다면 꼭 들어봐야 할 포노 앰프다. 조용한 배경에 큰 무대를 그려내는 능력이 탁월한데, 음색도 매력적이니 말이다.

 

수입원 (주)다미노 (02)719-5757
가격 950만원
게인 64dB(MC), 42dB(MM)
MC 임피던스 10, 20, 80.6, 100, 200, 402Ω
MM 임피던스 47㏀
S/N비 72dB 이상(MC), 84dB 이상(MM)
출력 레벨 11.5V
출력 임피던스 50Ω
THD+N 0.01% 이하
파워 서플라이 커패시터 22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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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4월호 - 5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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