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vian Call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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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vian Calliope
  • 김남
  • 승인 2018.03.01 00:00
  • 2018년 3월호 (54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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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우아하고 품위 있는 스피커

이 스피커의 소리는 자비안의 특징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품위 깊고 정교·치밀하다. 귀족적인 사운드이다. 여러 앰프로 바꿔 봤지만 상쾌·우아하면서도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느긋함이 대표적이며, 시종 장중하며 여유감이 느껴진다. 명기의 탄생이다.

자비안 스피커를 들어 보면, 물론 잠시 듣는 경우지만 공통적으로 좀 무덤덤한 소리가 아닌가 하는 그런 맛이 감지된다. 무덤덤하다는 것은 무색무취하고 중립적이라는 것으로도 표현이 된다. 물론 오디오에 연륜이 있다면, 단연 이런 무색무취의 담백한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양념이 들어간 음식만 먹다 보면, 유기농의 무양념 음식의 맛이 그렇게 그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 사업하는 지인의 얘기를 들었더니 세계에서 가장 부드러운 소고기는 한우라고 한다. 그 이유는 사육 방식에 있다는 것. 우선 축사에서 한 마리당 한 평 남짓 되는 좁은 공간에 가둬 두기 때문에 지방이 늘어나며 근육 발달이 안 되는 체질이 되고 만다. 그 반면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는 너른 초원에서 마음껏 활동하면서 초식을 하기 때문에 당연히 근육이 많아 고기가 질기다. 미국이나 호주도 비슷한데 그 약간 질긴 고기를 먹기 때문에 치아 발달도 잘 되고 두뇌 자극도 활성화되며 과식을 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건강상 이점이 따르기 마련이다.
아마 자비안 스피커의 특징을 거론하라면 우선 이런 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 오디오 기기에서, 특히 스피커에서는 듣자마자 듣는 이를 사로잡는 것은 오디오 초기의 혼 스피커나 페이퍼 콘지로 되어 있는 풀레인지들이 가장 빠르다. 소출력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역폭이 넓지 않은 보컬에서는 단연코 독보적인 매력을 가졌다. 그럼에도 그런 스피커들이 쉽사리 일급으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당연히 얼른 느껴지는 매력 그 이전에 많은 약점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스피커는 그래서 단숨에 매력을 느끼게 되면 실망감도 그만큼 크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오래 쓰다 보니 진짜배기 매력이 우러나오더라 라는 그쪽이 더 좋다. 자비안 스피커는 기본적으로 그런 장점들을 가진 좀 독특한 사운드를 가졌다.

시청기는 2017년 3월의 프라하 오디오 비디오 쇼에서 등장했으며, 그 쇼에서 ‘The Best Sound’ 상을 수상하고 여세를 몰아 뮌헨 오디오 쇼에 선을 보이면서 유망기로 떠올랐다. 3웨이지만 놀랍게도 전면에 4개의 유닛, 그리고 후면에도 패시브 라디에이터라고 불리는 21cm 구경의 공갈 우퍼 2개를 수납한 독특한 설계 방식이 특징이다. 그래서 매칭 기기도 만만치 않다. 감도가 90dB이지만 최소 50W의 파워 핸들링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도 최소한도의 수치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보다 몇 배 더 높은 파워가 유리하다. 처음에 45W의 5극관 진공관 제품으로 물렸는데 소리가 별로였다. 거의 소리의 표면만 나오는 느낌이었다. 플리니우스의 200W 파워 앰프 기종을 물리니 비로소 탄력 있고 스테이지가 넓고 깊어지며 밀도가 단단한 소리가 나왔다. 자비안 사운드의 본색을 알려 주는 듯하다. 특유의 컬러링이 없는 중립적인 소리면서 전후좌우로 굉장한 탄력감이 감지되는 것이다. 넘실거리는 저역의 쾌감도 함부로 들을 수 없는 경지.
동구권 오디오계의 명 제품 거점으로 자리 잡은 체코 공화국의 수도 프라하에서 생산되는 자비안은 만듦새가 단단하고 중후하며 품질이 균일할뿐더러 마치 ‘소리의 기준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그런 제시를 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화려한 사운드, 아니면 끝내주는 투명함과 섬세함 같은 것을 스피커에서 기대하기 마련인데, 자비안은 그보다 먼저 뛰어난 균형 감각, 양념을 치지 않은 담백한 사운드를 개성으로 삼고 있어서 중절모를 쓰고 스틱을 쥔 영국 젠틀맨 같은 풍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제작사는 체코에 있지만 설계는 로베르토 바를레타라는 이탈리아 장인이 담당하고 있다. 그는 오래전부터 콤팩트한 사이즈의 하이엔드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를 만들려는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직경의 미드레인지와 베이스 드라이버의 개발에 착수, 몇 해에 걸쳐 연구 개발 끝에 초경량 콘지임에도 네오디뮴 자석으로 구동시켜 높은 감도, 낮은 디스토션, 극단적인 리스폰스 폭을 달성하는 일체형 제품을 만들어 냈다. 저역 드라이버의 경우에는 북셀프인 오르페오 프로젝트에서 가져온 파라미터에 근거해 개량되었는데, 핸드 코팅한 가벼운 셀룰로오스 콘, 플랫 알루미늄 와이어를 사용해 제작한 대형 보이스 코일, 쇼트서큐팅 구리 링을 지닌 우퍼로 완성했다. 트위터는 29번이나 도장한 뮬러 멤브레인을 장착한 오르페오의 그것과 동일하다.
하드와이어링으로 처리된 크로스오버 회로는 자비안이 지금까지 개발했던 네트워크 중 가장 복잡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문도르프의 상위 부품이 투입되었고, 패러럴과 시리얼 토폴로지를 동시에 적용한 ‘Fase Zero’ 회로인데, 이 복잡한 설계는 세계적 오디오 엔지니어 다비드 히카의 솜씨라고 한다. 또한 묵직한 베이스 스탠드는 이탈리아산 천연 트래버틴(Travertine) 석으로 제작되는데 고급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디자인적 장점 외에도 저역 공진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 스피커의 소리는 자비안의 특징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품위 깊고 정교·치밀하다. 귀족적인 사운드이다. 여러 앰프로 바꿔 봤지만 상쾌·우아하면서도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느긋함이 대표적이며, 시종 장중하며 여유감이 느껴진다. 명기의 탄생이다.

 

수입원 (주)다비앙 (02)703-1591   가격 1,680만원   구성 3웨이 4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7.5cm AudioBarletta, 미드레인지 17.5cm AudioBarletta, 트위터 2.9cm AudioBarletta, 패시브 멤브레인(2) 21cm   재생주파수대역 33Hz-3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50Hz, 3.5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0dB   권장 앰프 출력 50-400W   크기(WHD) 23.6×105×28.2cm   무게 4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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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3월호 - 5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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