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noy 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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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noy Arden
  • 장현태
  • 승인 2018.03.01 00:00
  • 2018년 3월호 (54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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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노이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레전드 모델

리뷰 내내 유난히 클래식을 많이 선곡하게 되었다. 그만큼 음악성이 뛰어난 아든의 장점에 중독된 느낌이다. 화려함은 없지만, 정통적인 탄노이 모니터 사운드를 중심으로 음악에 쉽게 빠져들게 만드는 사운드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특히 현악과 목관의 질감이 뛰어난 클래식 장르에 더욱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브리티시 스피커라면 탄노이를 이야기할 만큼 명성과 역사를 쌓아온 동사는 창립 90주년을 넘어 이제는 한 세기를 바라보며, 변함없이 사랑 받아 오고 있다. 그동안 오랜 전통을 유지해오며 업그레이드된 프리스티지 시리즈, 스튜디오용 모니터 스피커와 홈용 스피커까지 다양한 시리즈들을 통해 꾸준히 라인업을 지켜오고 있다. 동사는 최근 새로운 특별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는데, 바로 브리티시 모니터 사운드의 전성기 시절이었던 1970년대 스타일을 반영한 레거시 시리즈의 트리오 모델들이 그 주인공이다. 가장 상위 모델인 아든(Arden)을 시작으로 이튼, 체비엇 이렇게 3총사인데, 이번 리뷰에서는 아든을 살펴보고자 한다.
1970년에서 1980년대까지 탄노이의 명성을 오랫동안 지켜온 아든은 마지막으로 알니코 자석이 채용된 모델로, HPD 시리즈의 듀얼 콘센트릭 유닛이 적용되었다. 1974년에서 처음 출시되어 HPD 385 드라이버를 장착하였고, 이후 1976년부터는 네트워크 개선 버전인 HPD 385A로 교체되었다. 그리고 아든은 1980년대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아 왔고, 레코딩 모니터용과 하이파이용으로 자주 등장한 대표적인 레전드 모델로 인정받았다. 특히 전통을 고수한 화려한 프리스티지 시리즈와는 달리 단아하고, 모니터적이고, 하이파이적인 향수가 가득한 스피커이다. 2015년에는 영국의 국민 가수인 아델의 <Hello> 앨범 뮤직 비디오에서 오리지널 탄노이 아든을 모니터로 보여줌으로써 대중들에게도 궁금증을 유발시킨 모델이기도 하다.
새롭게 재탄생된 아든은 지금까지 꾸준히 유지해온 프리스티지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장점들을 받아들이고, 단종 후 30년만에 전통성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재해석을 통해 더욱 강력한 아든을 탄생시킨 것이다.

먼저, 15인치 대형 사이즈의 듀얼 콘센트릭 유닛을 살펴보자. 유명한 HPD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는데, 고역을 담당하는 트위터는 1.3인치 알루미늄-마그네슘 알로이 돔 트위터가 장착되어 있다. 트위터부는 경량 경질 알루미늄 합금의 역돔형 다이어프램과 알루미늄 보이스 코일로 제작되었다. 베이스부의 신형 페이퍼 콘은 독일 쿠르트 뮐러 특주 콘지에 특수 약품 코팅으로 하드 콘을 만들었고, 리브 구조를 보강한 어쿠스틱 가드 방식이 적용되었다. 그리고 눈에 띄는 부분은 서라운드 에지인데, 15인치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연질의 합성 러버 에지를 적용하였다. 이를 통해 대형 사이즈에서 편심이 쉽게 발생되고, 가공이 쉽지 않은 단점들을 완전히 극복했다. 600W의 높은 파워 핸들링을 갖추었고, 높은 SPL과 넓은 대역 재생 능력으로 완성되어 대형기 못지않은 위엄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초기 모델과 달리 크로스 더스트 캡을 제거한 오픈 타입으로 변경되었다. 금장으로 화려하게 장착된 네트워크 패널을 통해 트레블 에너지와 트레블 롤 오프 세팅으로 리스닝 환경 조건과 개인 취향에 맞게 레벨 조정할 수 있다.
다음으로 외관은 신구의 조화를 통한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전달해 준다.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3단 그릴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상단은 15인치 드라이버를 장착하고, 중간에는 네트워크 박스를 탄노이 번개 로고와 함께 금장으로 배치하였다. 마지막 하단부는 3개의 베이스 포트를 설치하여 과거의 캐비닛 구조와 배치를 유지하고 있다. 캐비닛은 고밀도의 강성 재질로 제작하였고, 고급스러운 장미목으로 마감하고, WBT 바인딩 포스트 단자를 바이와이어링 방식으로 장착하였다.
첫 곡은 남성 보컬인 알렉산드로 사피나의 ‘Luna’를 선곡해 보았다. 디테일보다는 전체적으로 발성이 뛰어난 사피나의 에너지 넘치는 보이스를 바탕으로, 웅장함과 공간을 밀려오듯 잔잔히 채워주는 베이스가 돋보였다. 코러스와 반주 악기들의 분리도는 기대 이상의 만족도를 가져왔으며, 피아노의 정확한 타건은 투명함을 지녔다. 고역은 프리스티지의 최신 GR 모델의 성향을 반영해 주어 중·고역의 화사함도 만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중·저역의 풍요로움을 통해 사피나 목소리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두 번째는 첼로 곡으로 생상스 첼로 협주곡 1번 중 1악장을 야누스 스타커의 첼로 연주와 안탈 도라티가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첫 음부터 첼로의 고급스러운 중역의 질감을 만날 수 있었다. 슈타커의 첼로는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깊은 통 울림을 바탕으로 다소 어두운 부분도 있지만, 음악에 쉽게 몰입하게 하여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오케스트라 반주는 빠른 저역 반응을 통한 일체감과 고역의 분리도를 통해 각 파트의 표현들을 놓치지 않는 모니터적인 성향을 만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첼로와 분리된, 또 다른 공간 표현력을 만들어 냄으로써 더욱 슈타커의 연주에 집중할 수 있었다.
세 번째는 빠질 수 없는 바이올린 곡으로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중 1악장을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의 바이올린과 게오르그 피셔가 지휘하는 비엔나 심포니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아든의 장점은 첼로에 이어 다시 한 번 바이올린에서 잘 드러났다. 과하지도 않고, 적당한 두께감과 정확한 현의 질감이 인상적이다. 연주가 거듭될수록 고역은 부족함이 없이 자연스럽고 명쾌하게 전달됨으로써 바로 아든 사운드에 적응하게 만들었다. 사운드를 듣는 동안 어느새 오이스트라흐의 연주에 빠져들며, 진정한 음악에 빠져들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대편성곡은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중 4악장을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지휘하는 무지카 아테르나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최신 고음질 음원이란 점에서 더욱 관심을 가진 선곡이었는데, 거리감과 무대의 스케일도 작지 않으며, 전체적인 현의 움직임이 분명하고, 금관의 거리감과 목관의 중역대의 표현력과 분리도가 돋보였다. 금관은 유난히 울림이 많고, 깊은 울림으로 울려 퍼진다. 공간을 가득 채워줌으로써 4악장의 처절함과 어두운 분위기를 잘 표현해 주었는데, 아든은 정통적이고 고전적인 탄노이의 대편성 이미지를 잘 그려냈다.
사운드를 정리해 보자. 리뷰 내내 유난히 클래식을 많이 선곡하게 되었다. 그만큼 음악성이 뛰어난 아든의 장점에 중독된 느낌이다. 화려함은 없지만, 정통적인 탄노이 모니터 사운드를 중심으로 음악에 쉽게 빠져들게 만드는 사운드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특히 현악과 목관의 질감이 뛰어난 클래식 장르에 더욱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역의 골격은 견고하고, 15인치 우퍼를 통한 에너지 전달력이 뛰어나 아든의 매력을 새삼 돋보이게 하였다. 다시 돌아온 아든, 탄노이 마니아에겐 기다렸던 큰 선물이며, 입문자들에겐 탄노이의 과거와 현재의 조화를 통해 완성된 새로운 대형 스피커의 감성을 맘껏 즐기게 만들어 주는 기대감을 안겨줄 것이다. 한마디로 다시 만난 아든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재탄생의 의미를 강인하게 심어주기에 충분한 모델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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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3월호 - 5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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