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Ear Technology Triton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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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Ear Technology Triton One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8.02.01 00:00
  • 2018년 2월호 (54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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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귀로 만든 스피커의 걸작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1악장. 과연 스케일이 크고, 안길이가 깊다. 스피커의 존재가 사라지고, 벽면이 온통 사운드 스테이지가 된다. 에너지는 무시무시해서, 투티에서 밀고 들어올 때의 압박감이나 다이내믹스가 놀랍다. 이런 파괴적인 저역에 못지않은 중·고역의 뉘앙스와 질감은 매우 우아하다. 악마와 천사가 공존하고 있다!

 

상당히 흥미로운 스피커를 만났다. 형태나 아이디어, 성능 등 여러 면에서 상당히 모범적인 내용을 갖고 있으며, 디자인 또한 미니멀리스트 계열의 심플하면서 강렬한 맛이 있어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음에 대해 말하면, 마치 좁은 울타리 안에 갇힌 야생 동물이라고 할까? 꽤 큰 본지의 시청실이 좁다고 어쩔 줄 모르는 듯하다. 정말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대형기라 하겠다. 이번의 짧은 만남이 너무 아쉬울 정도다.

2010년 여름에 런칭된 골든이어 테크놀로지는, 현재 여러 모델의 스피커를 내놓고 있다. 특히, 트리톤 시리즈가 대표 얼굴이며, 그중 원(One)이 플래그십이다. 그 밑으로 투, 쓰리 등이 있다. 아마 우리 가정의 형편을 생각하면 밑의 기종이 더 실용적이라 할 수 있는데, 일단 플래그십을 들어봐야 진가를 알 수 있으므로, 이 모델부터 국내에 소개된 듯싶다.
신생 브랜드라고는 하지만, CEO이면서 디자이너인 샌디 그로스(Sandy Gross)는 결코 신예가 아니다. 이미 1972년에 폴크(Polk) 오디오의 창업에 관여했으며,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Definitive Technology)에도 오랜 기간 있었다. 한마디로 미국 스피커 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보면 된다.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총집결하면서, 신기술을 듬뿍 담아 만든 것이 바로 골든이어 테크놀로지라고 보면 된다.

트리톤 시리즈를 공통으로 관통하는 기술 중 하나는 바로 액티브 서브우퍼다. 그런데 본 기는 저역부를 액티브화하면서, 여기에 DSP를 달아 정밀한 컨트롤을 실시하고 있다. 또 통상의 대구경 우퍼를 도입하지 않고, 직사각형 형태의 우퍼를 동원하면서, 양쪽 사이드에 총 네 개의 라디에이터를 별도로 다는 등, 그간 저역을 컨트롤하기 위한 다양한 고안이 총집결되고 있다.
한편 이런 액티브 방식의 장점에 대해 동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하나는 따로 서브우퍼를 추가할 필요가 없다. 당연하다. 또 하나는 인클로저 안에 서브우퍼를 달 경우, 중·고역과 여러모로 블렌딩이 용이해진다. 심지어 스테레오의 경우, 두 개의 서브우퍼를 운영하는 방식이 되니, 그 효과가 더 배가된다.
하지만 무작정 펑펑 터지는 저역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음악에 맞게, 정말 필요할 때 제대로 에너지를 듬뿍듬뿍 공급해준다. 본 기에는 프런트에 세 개의 5×9인치 사양의 우퍼가 동원된 가운데, 양쪽 사이드에 7×10인치 사양의 라디에이터가 두 발씩 붙는다. 참 복잡한 구성이다. 이 중 직사각형 드라이버를 동원한 것은, 아무래도 스피커의 배플 면적이 좁은 탓도 있지만, 진동판 자체의 분할 공진이나 여러 부분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겠다는 뜻도 있는 것 같다.

한편 이와 커플링되는 중·고역 부분은 별도의 쳄버에 따로 수납된 가운데, 트위터를 중심으로 미드레인지가 위·아래 박힌 형태를 취하고 있다. 트위터는 이른바 리본 트위터이지만, 동사만의 기술력이 투입된 HVFR 타입이다. 미드레인지는 전통적인 콘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아무튼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될 만한 제품인데, 다행히 저역이 액티브화되어, 매칭되는 앰프에 큰 부담이 없다. 그러면서 장대하고, 활달한 스케일을 구축할 수 있으니, 어떤 면에서는 경제적인 모델이라 하겠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플리니우스의 카이타키 프리앰프 및 P10 파워 앰프를 동원했다.
첫 곡은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1악장. 과연 스케일이 크고, 안길이가 깊다. 스피커의 존재가 사라지고, 벽면이 온통 사운드 스테이지가 된다. 에너지는 무시무시해서, 투티에서 밀고 들어올 때의 압박감이나 다이내믹스가 놀랍다. 이런 파괴적인 저역에 못지않은 중·고역의 뉘앙스와 질감은 매우 우아하다. 악마와 천사가 공존하고 있다!

이어서 에브리씽 벗 더 걸의 ‘Rollercoaster’. 가벼운 퍼커션과 신디사이저의 반주에 존재감이 확연한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로킹, 그리고 보컬의 중성적인 톤. 여러 면에서 모범적이다. 일체 군더더기 없이 빼어난 묘사력이 돋보이고, 악단과 보컬이 쫄깃쫄깃 멋지게 엮여 있다. 중성적인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스위트한 느낌이 조금 보인다. 그 부분이 더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마지막으로 라이 쿠더의 ‘Paris, Texas’. 초반의 긴장된 분위기를 배경으로 강력하고, 임팩트가 뛰어난 어쿠스틱 기타가 출현한다. 마치 요 앞에서 플레이하는 듯하다. 듣고 있으면 어느 미지의 세계로 공간 이동하는 듯하다. 주변 공기가 묘하게 움직이며, 음 하나하나가 강력하게 어택해온다. 좀더 넓은 공간에서, 제대로 한 번 울려보고 싶다. 황금의 귀로 빚은 걸작이라 칭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

 

수입원 다빈월드 (02)780-3116   가격 600만원   사용유닛 서브우퍼(3) 12.7×22.8cm, 라디에이터(4) 17.7cm×25.4cm, 미드·우퍼(2) 13.3cm, 트위터 HVFR(High-Velocity Folded Ribbon)   서브우퍼 출력 1600W   재생주파수대역 14Hz-35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2dB   권장 앰프 출력 20-650W   크기(WHD) 20.3×137.2×42.3cm   무게 36.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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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2월호 - 5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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