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gden A21 Signature·ATC SCM11 Ve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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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gden A21 Signature·ATC SCM11 Ver.2
  • 오승영
  • 승인 2018.02.01 00:00
  • 2018년 2월호 (54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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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잠시 잊게 하는 기분 좋은 감촉

 

서그덴(Sugden)이 디자인에 비용을 조금만 더 들였어도 사용자 그룹은 크게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역으로 생각해본다면 사운드 이외의 기계적 인테리어에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더 큰 그룹에 어필하는 데 본 브랜드의 제품 정책이 있어 보인다.
이미 설립 50주년을 넘어선 서그덴은 영국산 브랜드로서 프랑스의 클래식 & 하이파이 매거진 디아파송으로부터 그랑프리를 수상한 흔치 않은 이력을 갖고 있다. 이 사실은 서그덴의 브랜드 컬러가 어디에 있는지 짐작해볼 수 있는 있는 중요한 이력이다.
A21은 서그덴의 데뷔작이며, 오랫동안 원형 포맷을 그대로 유지해오고 있다. 여기에 SE 버전으로 등급을 나누고, 다시 시그너처로 업버전되어 23W 출력의 순 A클래스로 동작하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본 제품이다.

SE 버전에서 전원부와 출력단을 업그레이드했으며, 시그너처 버전이 되면서 섀시의 사이즈를 오히려 약간 축소했다. 방열핀의 배열도 수평으로 변경되었다. 전원부의 위치 이동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지만, 혹시 외관의 차별화를 위한 최소한의 선택이었을지 모르는 실렉터의 위치도 SE 버전과 정반대편인 왼쪽에 두었다.
서그덴을 처음 시청했을 때의 생각은 이 브랜드를 선택하는 오디오파일들은 음악의 아름다운 부분을 고조시키고 싶은, 탐미적 부류라고 언급한 기억이 난다. 특히 서그덴 앰프에 적절한 스피커만 커플링한다면, 이보다 몇 배를 넘는 시스템에서 구현 가능한 사운드를 달성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스피커를 ATC로 구성하는 일은 ‘서그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 의미가 큰 작업으로 보인다.

이전 ATC SCM7과의 매칭에서도 예상을 넘는 감명이 있었는데, 스피커가 상위 ATC SCM11 버전2로 변경되어 구동이 수월해진 듯하며, 스케일도 늘어나게 되었다. 사실 SCM7은 앰프 입장에서 그리 만만한 대상이 아니라서, 강한 훅이나 깊이 있는 베이스, 큰 프레젠테이션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을 고려했을 때 23W의 A21이 기특하다는 정도로 판단되었지만, SCM11이 되면서 많은 내용들이 확장되어 있다.

재생 시에 가장 먼저 귀에 어필하는 내용은 역시 특유의 매끄러운 질감이다. 린 레코드의 파블로 베즈노시우크가 연주하는 바흐 소나타 1번 1악장을 들어보면 과도한 릴렉스나 긴장감 어느 쪽도 아닌 중도적 음색으로 현악 스트로크의 입자감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무엇보다 주목하게 되는 부분은 본 녹음 특유의 연주장의 어쿠스틱을 고스란히 떠오르게 한다는 점에서 대출력 앰프와 대형 스피커 조합과 대등하거나, 어떤 면(정교하고 빠른 템포)에서는 심지어 우월하다고까지 느끼게 해주었다. SCM7보다 사이즈와 스펙이 증가했지만 악기의 사이즈와 주변을 맴도는 공기의 흐름은 사이즈를 늘리지 않고, 시종 콤팩트하게 유지되며 무대의 프레젠테이션이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데 있다.

위대한 쇼맨 중에서 ‘Never Enough’를 들어보면 보컬 특유의 콘트라스트와 밀도가 집결하는 순간의 다이내믹스가 드라마틱하게 연출된다. 악기가 늘어나도 혼탁해지지 않는 구동이 안정적이라는 인상을 주며, 무대 전체의 골격이 분명히 유지되며 낮은 대역에서의 움직임도 잘 감지되며 흐르고 있다. 보컬의 질감을 중심에 두고 이 곡의 감동을 주기에 스케일이 부족하지 않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회를 거듭할수록 서그덴은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어야 할 사운드를 품고 있다는 생각이 분명해진다. 아마 영국산이 아니고, 미국에서 제작되었다면 더 비싼 가격으로 지금보다 잘 팔렸을 앰프가 서그덴이다. 외관에서 호 불호가 엇갈리는 사용자들은 있을 수 있겠지만, 사운드에 매료되면 디자인이 쉽게 잊히는 제품이다. 그런 걸 알고 여전히 이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는 이해가 생겨났다.

수입원 (주)다미노 (02)719-5757

Sugden A21 Signature
가격 270만원   실효 출력 23W(8Ω)   주파수 응답 10Hz-20kHz(±1dB)   S/N비 83dB 이상   입력 감도 170mV, 3mV(MM), 0.2mV(MC)   크기(WHD) 43×9.2×35cm   무게 11kg(Ship)

ATC SCM11 Ver.2
가격 26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6Hz-22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2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5dB/W/m   권장 앰프 출력 75-300W   크기(WHD) 23.2×38.1×23.6cm   무게 10.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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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2월호 - 5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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