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ipsch Forte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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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ipsch Forte Ⅲ
  • 김남
  • 승인 2018.02.01 00:00
  • 2018년 2월호 (54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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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쉬의 오랜 역사에 또 하나의 매력적인 혼 스피커가 기록되다

 

포르테 Ⅲ은 클립쉬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의 하나로, 3웨이 시스템에 15인치 패시브 라디에이터로 저역을 보강한 인상적인 스피커. Ⅲ이라는 버전 번호가 있듯이 그동안 여러 차례의 업그레이드를 해 온 제품이다. 그릴을 벗기면 보기에도 빈티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 스피커는 혼 스타일의 전형으로 중·고역을 혼으로 마감하고, 저역은 대형 페이퍼 콘으로 처리한 것인데, 현대 제품으로는 이제 이런 전형을 따른 제품을 보기가 쉽지 않다. 섬세함, 밀도, 윤기, 그런 쪽으로 방향이 돌아서 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혼 재질의 다양성과 함께 우퍼 재질도 페이퍼를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당연히 혼 스피커가 3W 정도의 출력을 내는 3극관 앰프로도 잘 울리던 것은 옛말이고 대형 파워 앰프를 써야 하는 기종도 있다.
이 세계는 상당히 복잡하다. 그리고 디지털화가 되면서 지나간 정통 오디오의 역사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어지고 있으니 클립쉬 혼 스피커의 이름도 잘 모르는 오디오 애호가도 많은 것 같다. 하긴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마는….
클립쉬 스피커 시스템은 혼 설계 방식으로 제작되며 아직까지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작 중의 하나로 알려지고 있다. 클립쉬는 1940년대에 최초의 프로토타입이 등장한 이래로 한때도 혼 스피커의 맥이 끊어진 적이 없다. 음향학에서 혼 스타일의 존재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그만큼 개성과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혼 스피커 시스템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국 클립쉬 사의 설립자이며, 스피커 산업의 선구자이자 사운드의 전설로 불렸던 혼 스피커 시스템 설계자로 유명한 폴 윌버 클립쉬가 타계한 지 이제 10년이 넘었다. 그는 부인과 함께 타계 직전까지도 새 혼 스피커 개발에 몰두하기도 했다. 그는 엔지니어로 일생을 통해 여러 가지의 탐구에 대한 특허를 받아 낼 정도로 엔지니어로서 탁월한 실력을 쌓았으며, 물리학 등에 관한 연구로 물리학상을 수상했고 음향 재생에 관한 논문 등을 발표했다. 이런 결과가 모두 스피커 시스템 설계로 이어졌음은 물론이고, 특히 지난 세월 동안 그의 유작으로 손꼽을 수 있는 혼 설계 방식의 스피커 시스템 클립쉬혼을 위시해 라스칼라, 콘월, 헤레시 등의 명작을 만들어 냈다.
혼 스피커는 마치 중독 같아서 어떤 혼 마니아에 의하면 혼 스피커의 소리는 한 스피커로도 수십 가지 음색이 가능하다는 것이며, 진정한 재생 음악은 혼 스피커로만 가능하다는 열변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만큼 장점이 있다. 아마 팝, 가요, 재즈 연주 및 보컬에서는 아무리 하이엔드라 할지라도 따라가기 힘들다. 사막에 먼지바람이 불어 대는 소리를 들으면 저절로 코를 싸쥐고 싶어지기도 할 정도로 실체감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사실 온갖 금속재의 대형 혼도 있고 별의별 특이한 혼도 있으며 수작업으로 목재 혼을 만드는 경우도 있으나 그럴 경우 그 제작비가 문제가 되는 만큼 보통 가정용 혼 스피커 제품은 대부분 사출형 플라스틱 혼이 장착된다. 하지만 혼의 재질에 따라 소리의 질이 달라진다는 근거는 없다. 소리가 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소리의 통로이기 때문이다.

시청기는 이미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헤레시의 상급 모델로 개발되었고, 첫 제품이 나온 이래 그의 후계자들에 의해 꾸준히 개량되어 온 것이며 전형적인 가정용 스피커에 속한다. 이 스피커는 중·고역으로 혼 유닛을 사용해 클립쉬 특유의 시원한 고역이 특색이다. 그리고 전면에 우퍼가 있지만 특이하게 후면에 15인치 대형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장착되어 있어 저역이 뒷면 벽에 반사되어 나오면서 음장감을 높이는 구조이다. 중·고역과 저역 모두 손쉽게 낸다는 것이 혼 스피커의 목표인데, 뒷면에 대형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장착한 기종은 찾아보기 힘들다. 진기하다.
시청기는 고역에 1인치의 티타늄 다이어프램 컴프레션 드라이버 K-100과 K-79T 혼, 중역에는 1.75인치의 티타늄 다이어프램 컴프레션 드라이버 K-70과 K-703-M 혼의 결합이고, 전면의 12인치의 파이버 컴포지트 콘 우퍼와 후면의 15인치 대형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저역을 담당한다. 감도는 당연히 높아서 99dB이나 되는데 이 정도면 개미가 하품을 해도 들리는 수준이라는 우스개도 있다. 적절한 소출력 앰프가 없어서 120W 출력의 에이온 인티앰프와 물렸는데 실로 굉장했다. 맑은 시냇가에서 자갈이 굴러가는 듯한 또렷또렷한 소리들이 섬뜩할 정도이고, 밀도감과 윤기도 충만하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확실히 장악하는데, 공간에 여유가 있고 시원시원하게 음악 듣기를 좋아한다면 이 정도의 스피커로 혼의 세계를 충분히 탐닉할 수 있을 것이다.

 

수입원 (주)씨제이에스 (02)715-4345
가격 480만원
구성 3웨이
사용유닛 우퍼 K-281 30.4cm, 패시브 라디에이터 KD-15 38.1cm, 미드레인지 K-70 4.4cm 티타늄 다이어프램 컴프레션 드라이버(K-703-M 혼), 트위터 K-100-T1 2.5cm 티타늄 다이어프램 컴프레션 드라이버(K-79T 혼)
재생주파수대역 38Hz-20kHz(±3dB)
임피던스
출력음압레벨 99dB/2.83V/m
파워 핸들링 100W, 400W(최대)
인클로저 1.9cm MDF
크기(WHD) 41.9×91.4×33cm
무게 32.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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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2월호 - 5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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