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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C MB2 SE
대중음악 예술의 혈관 속으로 침투한 PMC의 매력
글 코난 2018-01-02 |   지면 발행 ( 2018년 1월호 - 전체 보기 )




MB2 SE는 스튜디오 및 공연 현장에 대한 이해와 그 분야에서 얻은 PMC만의 억양을 홈 오디오라는 공간 특성 안에 녹여낸 모델이다. 이제 그들은 BBC 모니터를 넘어 할리우드 마스터링 부분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MB2 SE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음악, 영화 등 대중음악 예술의 혈관 속에 깊고 넓게 침투해 음향적 바로미터가 되었다. 

예기치 않은 BBC 모니터 스피커에 대한 광풍이 불어닥쳤을 때의 기억은 선명하다. 오디오파일은 두 개 갈래로 나뉘어 BBC 모니터의 성능 검증에 나섰다. 그 사이 컬렉터들의 소유욕은 로저스, 하베스, 스펜더의 가격을 몇 배로 올려놓고 있었다. 아나운서 목소리 검청용으로 설계해 BBC가 스피커 제조사에 라이선스를 주었던 스피커들의 때늦은 인기를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하지만 나는 그런 과거의 사운드 맥락 안에만 사로잡혀 있지 않았고, 새로운 스피커를 찾아 헤맸다. 작은 사이즈에 더 넓은 대역과 빠른 스피드, 바닥을 가르는 저역과 높은 해상력. 나는 아직도 PMC 스피커를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이 선명하다. BBC 모니터의 새로운 이름으로 PMC가 낙점되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20세기 말은 작은 사이즈에 어울리지 않는 저역 확장과 넓은 스테이징 구사 능력을 가진 스피커들이 시대를 이끌었다. 세기말에 엄습하는 불안과 삶의 방식 변화, 도덕적인 동요는 새로운 시대로 이어지고 있었다. 별로 달라지지 않은 형태와 사운드에 대한 새로운 갈망도 함께 했다. 1991년 영국에서는 과거 BBC에 목매는 빈티지 오디오 마니아를 뒤로하고 새로운 꿈틀거림이 감지되었다. 이미 1986년부터 준비해온 PMC가 본격적인 브랜드 출정을 알렸다. 피터 토마스와 애드리언 로더가 의기투합해 만든 BB5A가 BBC 모니터 스피커로 결정된 후 그들은 PMC 민수용 스피커를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글을 읽은 독자들 중 PMC 초창기 스피커를 들어보았다면, TB1, TB2 같은 스피커를 기억할 것이다. 토템이나 ATC처럼 그들은 ‘작은 거인’으로 불린다. 그 핵심은 로딩 방식 및 유닛 활용 방식에 있었다. 대개 저음 반사형이 주류를 이루고, 매지코, ATC 등 소수의 브랜드가 밀폐형을 고수한다. 하지만 토템 마니 2는 아이소배릭, 그리고 PMC는 트랜스미션 라인 방식을 구사했고, 이것이 그들을 의심의 여지없이 몇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작은 거인’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번에 시청한 MB2 SE는 PMC의 레퍼런스 라인업으로 PMC가 1980년대부터 갈고닦아온 기술을 총망라하고 있다. 정밀 측정과 튜닝은 NPL(National Physical Laboratory, 국립 물리학 연구소)에서 진행한다. 음향 광학 기술을 통해 정면, 측면 등 여러 방사각도에 따른 음량, 회절 등에 대한 검토를 거치고 수정해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과거 BBC 모니터와는 출발부터가 다르다. 이 외에도 CAD 등을 통한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 철저히 계산된 설계를 거쳐 스피커를 개발한다.


MB2 SE는 PMC의 최상위 모델 BB5 SE 바로 아래 모델로서, 캐비닛 용적과 유닛 사이즈를 줄였을 뿐 전체적인 설계 공식은 동일하다. 좀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높이 87cm, 전면 배플 넓이는 38cm, 깊이는 53.5cm에 이른다. 물론 스탠드를 받혀서 세팅해야 하는 스피커로서 전용 스탠드를 더할 경우 약 40cm 가량 더 높아진다. 소파나 의자에 앉아서 듣기 딱 좋은 사이즈며, BB5 SE처럼 무척 넓은 공간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실제 우리네 보편적 가정 환경에서는 MB2 SE가 운용에 있어서 더 현실적이다.
유닛은 고·중·저역에 각각의 드라이버 한 개씩을 할당한 정통 3웨이 3스피커 타입. 고역은 27mm 구경 소노렉스 소프트 돔 트위터가 담당하며, 중역은 PMC의 전매특허로서 상급기에만 투입되는 PMC75 SE가 맡고 있다. 저역은 PMC의 레퍼런스 SE 라인업을 하위 라인업과 확연히 구분지어 주는 아이텐티티다. MB2 SE에서는 12인치 저역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는데, 마치 스파이더 형태로 마무리되어 약간은 그로테스크 이미지를 풍긴다. BB5 SE 리뷰에서도 언급한 래디얼 우퍼의 성능은 MB2 SE에서도 유효하다. 대개 대형기에 멀티웨이 스피커의 경우 2웨이에 비해 시간축 일치를 이루어내기 어렵다. 이 때문에 배플을 기울이거나 윌슨 오디오처럼 모듈 형태를 구사하기도 한다. 이는 저역은 지향성이 적을뿐더러 상위 대역에 비해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여타 주파수 대역과 속도를 통일해 위상 일치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다. 또한 대형 우퍼의 경우 그 속도가 더 느려지고 정확한 피스톤 운동이 힘들기도 하다. PMC는 바로 이 래디얼 우퍼를 통해 이런 잡다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보편적인 우퍼에 비해 절반 정도 낮은 온도에서 작동하며, 작은 출력의 앰프에서도 수월하고 정확한 운동이 가능하다. 바로 전면에 장착된 스파이더 모양 가이드 장치가 이런 성능을 높여주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무려 12인치 우퍼를 자랑하며, 3m에 이르는 트랜스미션 라인 구조 인클로저를 통해 MB2 SE는 광대역을 실현하고 있다. 저역은 20Hz 초 저역, 그리고 25kHz 초 고역까지 무리 없이 재생한다. 더불어 공칭 임피던스가 보편적인 8Ω 수준에 능률이 90dB 정도다. 임피던스 낙폭에 따른 앰프에 대한 무리가 적고, 충분한 능률을 확보해 넓은 공간에서도 커다란 소리와 다이내믹스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는 스피커로 설계되었다.
본국에서는 PMC와 거의 제짝처럼 사용되는 브라이스턴, 그중에서도 최신형 7B3 모노블록 파워 앰프의 서포트를 받은 MB2 SE는 무소불위의 쾌감을 만들어냈다. 8Ω 기준 600W라는 넉넉한 출력은 기본이며, 탁월한 고조파 왜곡율 등은 커다란 음량에서는 물론 전 대역에 걸쳐 자극이나 왜곡 없이 반듯한 사운드를 구사했다. 참고로 MB2 SE를 테스트한 공간은 GLV 시청실로서 상당히 큰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스피커 능률 덕분에 앰프 게인을 23dB로 세팅해도 충분한 음량과 다이내믹스를 확보할 수 있었다.


각 대역 간 균형감은 그 어떤 하이엔드 스피커보다도 뛰어나다. 예를 들어 테스트 용도로 자주 활용하는 앤 비송의 ‘Little Black Lake’ 같은 경우 첨예한 대역 밸런스와 자연스러운 이음매를 보여 특별한 딥과 피크가 보이지 않는다. 브라이스턴 BP26 순정 조합에, 오렌더 N10 및 MSB 아날로그 DAC의 결합이 만들어 내는 정확한 고해상도 전단의 영역 또한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여타 환경에서 들었을 때도 MB2 SE만의 중용적 균형감과 도톰한 살집이 실린 안정감은 분명 PMC만의 염색체다.
많은 스튜디오 모니터 출신 스피커들이 반듯한 대역 간 균형감에도 불구하고 건조한 음색과 홀 톤의 부족, 다소 빽빽한 재생 음 때문에 가정용으로서 비판의 대상에 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MB2 SE는 오히려 표면 텍스처가 부드럽고 유연하다. 예를 들어 올가 페첸고의 베토벤 소나타 등 클래식 독주, 바이올린 독주 등을 들어보면 빠른 반응 속도에 더해 맑고 차분한 음색과 ATC풍의 중후한 톤 컬러가 돋보인다. 초 고역의 쾌감으로 치닫는 소리는 아니어서 오히려 듣기 편안하며 안락한 사운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여기서 뭔가 더 빼거나 덜어내면, 그때부터 빈번한 케이블과 컴포넌트 튜닝을 하게 만들 듯하지만, MB2 SE는 그런 과도한 지출을 요구하지 않는다.
파트리샤 바버의 ‘My Girl’ 같은 곡에서 정위감 표현은 생생하며 동시에 안정감 넘친다. 앞으로 너무 쏟아지지도, 너무 깊게 들어가 왜소하게 들리지도 않는다. 각 악기들의 상대적 크기 대비는 말 그대로 정확해 녹음 현장을 실사이즈로 축소해 옮겨놓은 듯 실체감 가득한 소리다. 핑거 스냅은 마치 손가락이 눈앞에 보일 듯 생생하게 움직인다. 이 외에 안드리스 넬슨스 지휘,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에서도 기민한 속도 변화와 다이내믹 콘트라스트가 뚜렷하게 구분되어 생동감 넘치는 저역을 선사한다.
소형 북셀프와 대형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는 상·하위 개념 이전에 서로 다른 매력과 장·단점을 갖는다. 북셀프는 빠른 반응 속도와 핀 포인트 포커싱 등이 매력적이지만, 무대 스케일과 저역 하한선에서 한계가 있다. 반대로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는 넉넉한 음장 규모와 낮은 저역까지 우렁찬 재생에 매력이 있다. MB2 SE 같은 경우는 둘의 매력을 포괄하면서 각 설계 형식의 단점들을 최소화하고 있다. 전반적인 성격을 굳이 규정하자면 ATC 같은 스피커의 육중한 무게감과 아티큘레이션에 토템 등 음장형 스피커의 또렷한 정위감을 스튜디오 모니터의 문법으로 융합해냈다고 표현하고 싶다.
MB2 SE는 스튜디오 및 공연 현장에 대한 이해와 그 분야에서 얻은 PMC만의 억양을 홈 오디오라는 공간 특성 안에 녹여낸 모델이다. 이제 그들은 BBC 모니터를 넘어 할리우드 마스터링 부분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MB2 SE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음악, 영화 등 대중음악 예술의 혈관 속에 깊고 넓게 침투해 음향적 바로미터가 되었다.


수입원 다빈월드 (02)780-3116
가격 3,000만원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ATL, 3m   사용유닛 우퍼 31cm Radial, 미드레인지 7.5cm, 트위터 2.7cm SONOLEX   재생주파수대역 20Hz-25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380Hz, 3.8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0dB/W/m   크기(WHD) 38×87×53.5cm(스탠드 37.4×37.7×50.2cm)   무게 58kg(스탠드 17kg)

<Monthly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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