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ndor Classic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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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ndor Classic 2/3
  • 김남
  • 승인 2018.01.02 00:00
  • 2018년 1월호 (54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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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이며 예스러운 스피커가 품위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다

시청기는 이미 중역이 튼실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투명, 정확 등으로 입소문이 나 있는 기종인데, 시청해 보니 소문과 다르지 않다. 덧붙이자면 상쾌함, 화사함이 두드러지며 사운드의 품위가 무엇인가를 알게 해 주는 기종인 것이다. 대형기 부럽지 않은 음장감과 저역이 있고, 한마디로 멋지다.

스펜더라는 이름은 요즈음 같은 시절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BBC 출신 엔지니어에 의해 1960년대에 태동했으니 이제 창립 60주년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한결같이 스피커 일변도, 그것도 변함없이 클래식 스피커라는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스피커라고 해도 홈용, 프로용, 카오디오용, PA용으로 무차별하게 제품을 늘리고 있는 곳도 있는데, 그런 곳과는 다른 체취를 느낄 수가 있어서 좋다.
지금은 문화의 각종 영역이 급속도로 저급화되어 가는 시절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더 심하다. 문학은 성이나 황당한 SF 소재가 성행하는 시장이 되어버렸고, 영화도 마찬가지로 조폭 영화이거나 다큐멘터리, 화제성 소재만이 판을 친다. 음악도 다를 바가 없다. 각종 걸그룹의 춤추고 소리 지르는 노래가 가장 인기 있는 장르가 되어 버렸다. 저작권료를 남 주기 싫어서 가수나 작곡자가 작사까지 하는 바람에 아름다운 노랫말은 자취를 감춰 버렸다. 가사를 구별하기도 어렵고 음악성이라는 것은 찾기가 힘든 노래들이 지금 음악의 주류가 되어 버렸다.
오디오 애호가들은 그런 시절에 참으로 소중한 존재들이다. 애호가들의 태반이 클래식 인구들인데, 그들이야말로 저급화되어 가고 있는 세상에서 음악의 본령을 사수하고 있는 결사대라는 생각도 든다. 걸그룹의 노래를 듣기 위해 오디오를 마련하고 탐구하겠는가? 그들은 교향곡과 협주곡, 소나타를 들으려는 본능을 지닌 사람들이다. 아름다운 팝, 스탠더드 재즈와 오페라에 귀를 세우고 있는 사람들이다. 또한 그들이 논쟁으로 날밤을 세우고 다투고 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그것마저도 이 시절의 소중한 자산일 것이다.

세계 여러 스피커 중에서도 영국 대부분의 스피커들은 마치 군대에서 본부 중대 요원들 같다. 통신, 병참, 작전 등 핵심 부서처럼 영국의 스피커들은 오늘날 다소 이질적으로 분화하고 있는 오디오 시장에서도 항상 기준점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스펜더는 동양권에서 인지도 면에서는 다소 밀린다. 이유는 대량 생산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제작사는 각 유닛이나 네트워크, 인클로저 일체를 자사에서 설계하고 직접 제조해 질적인 수준에서는 변함없이 일급의 수준을 지니고 있는 세계적인 제작사이다. 본 시청기를 들어 본다면 확실히 그것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스피커를 클래식 스피커의 본산이라고 말하는 것은 들려주는 소리 자체가 자연스러움, 깨끗함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과장되거나 하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까다롭지도 않으면서도 오랜 우정을 가진 친구처럼 다정한 음색을 지닌 것이 주 특징이다. 그 때문에 클래식 스피커라는 호칭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재즈나 록 같은 비트가 심한 곡들은 아무래도 민감한 유닛에서 장기를 발휘한다. 반면에 그런 제품은 밀도나 매끄러움, 우아함이나 섬세함에서는 다소 성능이 뒤떨어진다. 그런 점에서 클래식 스피커라는 제품과의 차이점이 있을 수 있다. 고가의 하이엔드 스피커라고 해서 소란한 재즈나 록을 잘 울리지는 않는다. 몇 억 원대의 비싼 승용차가 비포장 산악 길에서 잘 달리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시청기는 동사의 초기 대표작인 BC1을 비롯해 명기로 날렸던 제품들의 혈통을 이어 또 하나의 대표작으로 완성된 2/3의 후속작이다. 2/3이야말로 아담한 크기와 뛰어난 성능으로 20여 년을 롱런해 온 동사의 핵심 기종 기종인데, 그 롱런해 온 2/3이 클래식 시리즈로 재탄생했다. 이 클래식 시리즈에는 북셀프인 3/5를 비롯해 대형기인 200을 포함해 모두 6기종으로 라인업이 구성되어 있다.

제작사에서는 클래식 2/3이 SP200의 실질적인 기술력을 압축한 제품으로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눈에 익은 폴리머 콘이 EP77이라는 복합 재질로 업그레이드되었고, 트위터도 신설계되었으며, 당연히 네트워크도 달라졌다. 시청기는 2웨이이며, 덕트가 있는 베이스 리플렉스 구조로 되어 있는데, 캐비닛을 두들겨 보면 타사의 일반적인 소재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공명을 줄이기 위해 특수 공법을 적용했는데, 잔향이 남지 않아 공진이 줄었다는 것을 외부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소리를 울려 보기 위해 매칭한 기종은 그리폰의 인티앰프 디아블로 120(120W)과 뉴질랜드의 대표 오디오 제조사인 플리니우스의 마우리 CD 플레이어다. 이 시청기는 이미 중역이 튼실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투명, 정확 등으로 입소문이 나 있는 기종인데, 시청해 보니 소문과 다르지 않다. 덧붙이자면 상쾌함, 화사함이 두드러지며 사운드의 품위가 무엇인가를 알게 해 주는 기종인 것이다. 대형기 부럽지 않은 음장감과 저역이 있고, 한마디로 멋지다. 소리는 단박에 사람을 사로잡는 것이 아니라 들을수록 따스하게 감싸 주는 경우가 진짜 소리다. 시청기와 같은 수준이라면 굳이 더 이상의 스피커에 욕심을 내지 않아도 되겠다. 더 커도 음장감이 웅장하게 펼쳐지고 저역이 물밀 듯이 밀려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터득하고 있는 분이라면 이런 정도의 제품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잘 알 것이다.

 

수입원 에스엠더블유 (070)7579-7253   시스템 협찬 AV타임 (02)701-3877   가격 54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1cm, 트위터 2.2cm   재생주파수대역 35Hz-25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   권장 앰프 출력 25-200W   크기(WHD) 27.3×54.3×33.8cm   무게 14.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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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1월호 - 5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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