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xativ Hagen AF-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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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xativ Hagen AF-2.6
  • 장현태
  • 승인 2017.12.01 00:00
  • 2017년 12월호 (45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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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풀레인지 스피커의 진정한 해답

 

리얼하게 전달되는 클라리넷의 키 노이즈가 어느 때보다 강조되어 들렸고, 이와 함께 클라리넷의 클라리온 영역은 화려한 사운드로 재생되었다. 전반적으로 밝고 중·고역의 직진성과 청명함이 좋아 활발한 클라리넷 트리오 연주의 매력이 전달되었다.

20세기를 주름잡았던 풀레인지 스피커를 언급할 때 WE, 알텍, 로더, 수프라복스, 포스텍스, 굿맨 등 한 시대를 이끌었던 브랜드들이 기억난다. 물론 지금은 현대 스피커들이 중심이 되어 과거와 같은 명성을 찾기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브랜드가 있는데, 바로 이번에 소개할 복사티브(Voxativ)다. 특히 2005년 설립된 21세기 브랜드인 복사티브 스피커를 보는 순간 한때 큰 인기를 얻었던 영국 로더 스피커를 떠올리게 한다. 복사티브는 독일 베를린에서 설립된 브랜드로 오너이자 개발자인 홀거 아들러가 중심에 있다. 그는 공학도 출신으로, 다임러 그룹의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디젤 엔진 관련 전자 장치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그와 더불어 여성 디자이너인 이네스 아들러가 함께하고 있다. 동사는 스피커와 진공관 앰프를 소개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풀레인지 드라이버와 스피커가 있다.
풀레인지 스피커는 오랜 노하우와 관리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철저한 설계, 소재 관리, 균일한 성능 유지의 3가지 요소는 더욱 강조된다. 이제 복사티브 하겐 AF-2.6에 사용한 5인치 드라이버 유닛을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풀레인지 스피커의 핵심은 콘지와 에지의 싸움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 스피커 콘을 위해 수많은 소재가 발전했지만, 전통적인 페이퍼 콘지의 아성을 풀레인지에서는 넘기 힘들다. 그리고 전 세계적에서 가장 콘지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나라가 바로 일본인데, 복사티브는 일본의 캘리그라피 페이퍼를 적용하고 있다. 콘은 가볍고, 밀도가 높다. 특히 물이 좋은 자연적 환경과 성형 및 건조 과정이 뛰어나고, 일본 특유의 꼼꼼한 관리 덕분에, 입자와 두께가 균일한 콘지가 탄생한 것이다.

다음으로 에지와 휘저 콘을 살펴보자. 콘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에지의 노하우인데, 고전적인 콘벡스 폼을 사용하여 가볍고 유연성이 높도록 개발, 콘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상하 운동량을 최대한 많이 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고역 부분은 휘저 콘 방식을 적용, 마치 혼의 확산 효과를 얻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와 함께 페이즈 플러그의 튜닝을 통해 중·고역의 밸런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마그넷에 따라 두 종류가 있으며, 페라이트가 채용된 AF-1.5와 네오디뮴이 채용된 AF-2.6인데, 이번 리뷰에서는 네오디뮴 타입으로 진행하였다. 간단히 살펴본 것처럼 복사티브의 풀레인지 드라이버 유닛은 제품 마감과 부품까지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마치 악기를 만들어내 듯 많은 고민과 철저한 품질 관리로 완성된 것이다.
작은 풀레인지 드라이버일수록 캐비닛이 작으면 저역 재생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이 제품은 백로딩 혼 방식을 적용했다. 캐비닛에는 내부 정재파와 공진을 제거하기 위해 복사티브만의 AST(Acoustic Stealth Technology)가 적용되었다. 캐비닛의 외관은 독일의 명품 피아노 브랜드인 쉼멜 사에서 피아노 마감 처리하여, 악기와 같은 고급스럽고 광택이 빼어난 질감을 만들었다. 저음이 넉넉하진 않지만, 60Hz-20kHz의 스펙으로 웬만한 현대 북셀프형 스피커의 재생 능력을 갖추고 있다.
보컬 곡은 그리그의 리트 중 ‘슬픈 나날’을 안네 소피 폰 오터의 목소리로 청취해 보았다. 우선 고역에서는 소름 끼치는 그녀의 강렬한 목소리가 전달되었다. 반면 피아노의 터치는 가볍고, 직진성 있게 재생되어 보컬과 분별력이 기억에 남았다.
대편성곡은 베토벤 교향곡 7번 중 2악장을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지휘하는 빈필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현악기의 전달력은 중립적인 반면, 목관 파트는 전반적으로 밝은 성향으로 사운드가 전개되었다. 대편성곡에서는 넓은 스테이지를 강조하기보다는 각 파트의 조밀한 음색의 전달에 중점을 두었고, 전반적으로 반응이 빠른 속도감 있는 재생이다.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아리아 중 ‘Madamina, il Catalogo e Questo’를 오텐잠머 3부자의 클라리넷 트리오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리얼하게 전달되는 클라리넷의 키 노이즈가 어느 때보다 강조되어 들렸고, 이와 함께 클라리넷의 클라리온 영역은 화려한 사운드로 재생되었다. 전반적으로 밝고 중·고역의 직진성과 청명함이 좋아 활발한 클라리넷 트리오 연주의 매력이 전달되었으며, 자극적인 부분도 있지만 상쾌하고 깔끔한 클라리넷의 연주가 기억에 남았다.
사운드를 정리해 보자. 익숙한 로더의 성향과 달리, 청명함과 고역의 강렬함이 강조된 복사티브만의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빈티지적 사운드를 탈피하고 화려함을 갖춘 현대적인 풀레인지 스피커의 모습으로 만들어 냈다. 사이즈가 작은 풀레인지 스피커인 만큼 대편성보다는 실내악과 소편성에서 가장 큰 매력을 만날 수 있고, 목관 악기와 피아노 사운드는 특유의 직진성이 강조되어 복사티브가 추구하고자 하는 사운드 철학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만약 풀레인지의 매력을 경험해본 마니아라면 과거 빈티지 성향과는 차별화된 복사티브만의 사운드 컬러와 풀레인지의 매력을 동시에 느끼게 될 것이다. 높은 SPL 특성과 사운드의 성향을 고려하면 현대적인 TR 앰프보다는 소출력 진공관 앰프 매칭을 더욱 권장하고 싶다. 과거에 로더가 있었다면, 이제는 복사티브가 현대적인 모습으로 새로운 풀레인지 스피커의 계보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 같다. 복사티브 풀레인지 스피커 중 하겐은 가장 작은 소형 북셀프형 타입으로 완성된 의미 있는 모델로 기억된다.

 

수입원 탑오디오 (070)7767-7021   가격 900만원(스탠드 별매 200만원)   재생주파수대역 60Hz-20kHz   출력음압레벨 94dB/99dB/2.83V/m   크기(WHD) 20.5×36×25cm   무게 6kg

454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7년 12월호 - 4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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