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ndor Classic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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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ndor Classic 1/2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7.12.01 00:00
  • 2017년 12월호 (45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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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성공적인 업그레이드, 스펜더를 주목하라

모노럴 시대의 노래지만, 클리포드 브라운의 트럼펫 솔로가 포함되어 있어서 지금도 그 가치가 빛나고 있다. 음을 들어보면 화려하지 않지만, 내공이 풍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옛 녹음이지만 신선하게 다가오고, 일체 혼탁함이 없다. 다소 허스키한 보컬의 매력이 감칠맛 나고, 중간에 등장하는 브라운의 솔로는 박력 만점. 시속 100마일이 넘는 강속구를 팡팡 던지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브리티시 계열의 스피커를 다양하게 섭렵한 바 있는데, 스펜더 하면, S100을 사용한 경험이 있어서, 가끔 전시회나 시청실에서 이 브랜드를 만나면 반가움을 느낀다. 당시 S100은, 이례적으로 사이즈도 크고, 저역도 엄청나서, 7평 정도 되는 방에서 시원시원하게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후 여러 차례 개량을 거듭하더니, 올해에 클래식이라는 새로운 라인업을 발표했다. 총 6개의 제품이 런칭된 바, 본 기 클래식 1/2는 그중 위에서 세 번째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플래그십도 아니고, 형번도 1/2를 쓰는 등 다소 산만한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러나 1960년대에 동사가 데뷔해서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BC1을 베이스로 해서, 이후 SP1/2 R2까지 진화된 버전을 자양분으로 삼고 있다는 데에서, 어쩌면 전체 라인업 중 핵심을 이루는 모델이라 하겠다. 즉, 본 기를 기준으로 위 아래 자연스럽게 라인업을 확장했다고 봐도 좋은 것이다.
실제로 애호가들의 관심사는 주로 BC1을 중심으로 한 이쪽 모델에 집중한 만큼, 클래식 시리즈로 새롭게 등장한 본 기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번에 정식으로 만났으니 이래저래 흥분이 된다.
일단 사이즈로 말하면, 통상의 우리 시청 환경을 고려할 때 약간 크게 느껴진다. 2m 정도의 시청 거리를 확보했다고 치면 일종의 압박감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3웨이 사양이고, 전면부에 덕트를 배치해서 설치상의 제약을 줄인 점 등을 고려하면, 상위의 100이나 200을 의식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특히, 30Hz까지 떨어지는 저역의 펀치력이 상당해서, 어지간한 오케스트라나 격렬한 헤비메탈 등을 두루두루 소화하고 있다. 확실히 본 시리즈에 이르면서 한차례 진화한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본 클래식 시리즈를 런칭하면서, 아무래도 공을 들인 것은 드라이버를 새롭게 만든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영국 제조일 뿐 아니라, 드라이버도 자사제를 쓴다. 그리 크지 않지만, 알찬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이유가 바로 이런 데에 있다. 이번에 개량된 드라이버는 폴리머나 케블라 콘을 쓰면서 캐스트 마그네슘 알로이 섀시에 담고, 고효율의 모터 시스템을 덧붙이면서 정확하고 빠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 발열 문제에도 신경을 써서, 효과적으로 열을 발산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덕분에 전작에 비해 투명도와 다이내믹스가 몰라보게 향상되었다.
드라이버 구성을 보면, 저역은 21cm 구경이고, 중역은 15cm 구경이다. 트위터는 2.2cm의 구경을 갖고 있다. 중앙에 트위터가 있고, 위에 중역, 아래에 저역이라는 구성인데, 통상의 배치와는 좀 다르다. 그러나 실제 들어보면 정확한 포커싱과 포지셔닝을 자랑한다. 이 부분에서 스펜더만의 노하우가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본격적인 3웨이 사양이지만, 한편으로는 북셀프 타입이다. 따라서 덩치가 좀 큰 편이다. 그러니 튼실한 스탠드는 필수. 이래저래 공을 들여서 다뤄야하는 물건임이 분명하다. 단, 30Hz-25kHz에 달하는 와이드 레인지는 정말로 다양한 음원을 멋지게 재생하고 있다. 무려 50여 년에 걸친 스펜더의 역사가 절대로 만만치 않다는 점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감도는 8Ω에 87dB로 낮지만, 25-200W 내외의 출력으로 충분히 구동이 된다. 질감을 중시하면 진공관이 좋을 듯하고, 다이내믹스를 추구한다면 200W급의 TR 파워도 좋다. 사용자에 따라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인 것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다소 호화스러운 라인업을 동원했다. 앰프는 mbl의 N11 프리앰프와 N21 파워 앰프. 소스기는 EMM 랩스의 XDS1 V3다. 첫 곡은 헬렌 메릴의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 모노럴 시대의 노래지만, 클리포드 브라운의 트럼펫 솔로가 포함되어 있어서 지금도 그 가치가 빛나고 있다. 음을 들어보면 화려하지 않지만, 내공이 풍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옛 녹음이지만 신선하게 다가오고, 일체 혼탁함이 없다. 다소 허스키한 보컬의 매력이 감칠맛 나고, 중간에 등장하는 브라운의 솔로는 박력 만점. 시속 100마일이 넘는 강속구를 팡팡 던지는 듯하다.

이어서 스탄 게츠와 찰리 버드가 함께 한 ‘Desafinado’. 왼편에 특유의 벨벳 터치, 게츠의 테너 색소폰이 기분 좋게 꿈틀거리는 가운데, 오른쪽에 버드의 화려한 핑거링이 빛을 발한다. 보사노바 재즈의 실질적인 탄생을 알리는 세션답게, 흥겨운 리듬이 발장단을 맞추게 하고, 뜨거운 열기는 시청실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다. 전체적으로 음악을 기분 좋게 재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앙세르메 지휘,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행진. 초반의 낭랑한 인트로를 지나, 여러 악기들이 물밀 듯이 밀어닥친다. 중간중간 고역으로 화려하게 비상하는 현악군이 기분을 붕 뜨게 하고, 관악군의 포효는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무대 위에서 여러 무희들이 다양한 몸짓으로 춤추는 그림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전체적인 밸런스와 짜임새가 좋아서, 이 부분이 상당한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시스템 협찬  AV타임 (02)701-3877   수입원 에스엠더블유 (070)7579-7253   가격 790만원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1cm, 미드레인지 15cm, 트위터 2.2cm   재생주파수대역 30Hz-25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415Hz, 2.7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7dB   권장 앰프 출력 25-200W   크기(WHD) 30.8×62.1×37.4cm   무게 22.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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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12월호 - 4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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