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ham Audio BBC LS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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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ham Audio BBC LS5/8
  • 김남
  • 승인 2017.11.01 00:00
  • 2017년 11월호 (54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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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으로 재구성된 명작의 박력 넘치는 등장

반세기 전에 설계한 BBC의 모니터 스피커들이 기세를 떨치고 있는 것은 분명히 이유가 있으며, 그것은 단 한 가지로 결론지을 수 있을 것이다. 즉, 그 시절보다 더 나아진 것도 없는 성능들인데 가격만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는 현재 스피커들에 대한 일종의 반격 같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다.

BBC의 모니터 스피커가 계속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시적인 복고 현상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었는데 아니다. 이젠 생각이 달라졌다. 올해 들어 턴테이블이 부쩍 늘어나고 비닐 레코드 시장도 더 발전이 되었으며, 국내 대중가요 가수들도 자신들의 신작을 비닐 레코드로도 한정판을 제작하는데 삽시간에 매진된다고 한다. 그런 현상과 동일한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반세기 전에 설계한 BBC의 모니터 스피커들이 기세를 떨치고 있는 것은 분명히 이유가 있으며, 그것은 단 한 가지로 결론지을 수 있을 것이다. 즉, 그 시절보다 더 나아진 것도 없는 성능들인데 가격만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는 현재 스피커들에 대한 일종의 반격 같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다.

시청기는 1970년대 후반에 생산되었던 LS5/8 스피커에 성능을 향상시킨 네트워크를 탑재해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명품의 재등장인데, 외모 면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다. 몇 십 년 전 클래식 카에 8단 자동 미션을 넣은 셈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 시절, 몇 십 년 전 디자인이 이 정도이고, 소리가 이 정도인데, 그동안 스피커 기술의 진보라는 것은 사실 보잘 것이 없었다는 상징으로도 내세울 만하다. 그러한 이유가 없다면 그래험 오디오라는 제작사가 날마다 신제품이 만들어지는 스피커 시장에 지나간 제품을 들고 등장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BBC 모니터 스피커는 크게 2종류로 분류가 된다. LS3은 소형기로 이동하는 방송차 안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LS5는 크기가 크며 스튜디오용으로 사용하려는 목적에서 개발되었다. 그리고 그 뒤에 붙는 숫자는 모델 넘버를 뜻한다. 현재 소형기는 LS3/5a, 대형기는 LS5/8, LS5/9가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모두 엄격한 BBC의 스펙이 적용되었음은 공통 사항.
방송은 크고 작은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지며 라디오의 경우는 유리벽을 통해 전면에 부조정실이 있다. TV는 1층이 스튜디오면 후면 2층에 부조정실이 위치해 스튜디오를 통제한다. 그곳의 면적은 상당해 PD를 비롯해 녹음·녹화 담당, 음악 담당, 기술 담당 등 여러 명이 앉아 있고, 스튜디오의 모든 음향이 모니터 스피커를 통해 전달된다. 당연히 모니터 스피커는 아래 스튜디오에서 누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모두 잡아내야 하니 성능이 뛰어나야 할 것은 당연하다. 또한 어떤 취미성 제품처럼 양념이나 컬러링이 되거나 어떤 특정 주파수 대역만 잘 확장되는 그런 범주의 제품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까다로운 스피커처럼 고가의 고출력 파워 앰프를 써야만 제대로 소리가 나는 그런 권위적 제품이 아닌 것이다. 또 고가의 사치성 제품처럼 래커 칠을 하거나 금속 등 특수 자재를 사용할 필요도 없다. ‘외모는 수수하게, 성능은 정확하게’ 라는 기본이 확실한 제품 철학을 가지고 만들어지는 것이며, 그런 측면에서 근래 일고 있는 BBC 모니터 스피커의 새로운 돌풍의 원인을 이해할 수 있겠다.

그래험 오디오의 BBC LS5/8은 스펜더 창시자의 아들인 데렉 휴즈가 설계에 참여했으며, 12인치 폴리프로필렌 우퍼와 유명한 오닥스 사의 트위터를 탑재했고, 인클로저는 12mm 두께의 자작나무 합판으로 만들었다. 물론 까다로운 BBC 라이선스를 획득한 모델이다.
이 시청기를 70W 출력의 진공관 인티앰프로 울렸다. 8Ω에 89dB이기 때문에 앙상블이 좋을 것으로 예측, 역시 파워 넘치는 구동을 보여준다. 음의 한 터럭까지도 모두 쓸어 내는 파워감 때문에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에서 총합주가 시작되는 소절은 공포감이 들 정도로 위압적이었다. 현 독주에서도 활의 미세한 움직임이 그대로 연상되기도 한다. 또 다른 TR 인티앰프로 2차 시청을 시도했다. 이 앰프 역시 비슷한 75W 출력이지만 음의 지향점이 다르다. 깨끗하면서도 미려·우아하다. 궁합이 완연히 좋다. 힘이 약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피아노의 저역은 더 웅혼해진다. 시청기는 미루어 볼 때 소출력 3극관 앰프로도 매칭이 좋을 것 같다.

 

수입원 제이원코리아 (02)706-5436
가격 1,300만원(스탠드 별매)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30cm, 트위터 Son Audax HD13D34H   재생주파수대역 40Hz-16kHz(±3dB)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9dB/2.83V/m   권장 앰프 출력 50-250W   크기(WHD) 46×76×40cm   무게 3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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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11월호 - 5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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