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io Academy Sov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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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io Academy Sovran
  • 김남
  • 승인 2017.10.01 00:00
  • 2017년 10월호 (54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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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다는 표현을 넘어서는 아름다움

고급기라거나 우아하다는 표현을 넘어서는 아름다움이 있으며, 음이 들리지 않는 순간의 적막감마저 들리는 인상이다.
이런 표현을 오랜만에 써 본다. 이런 수준 높은 음을 쉽게 들어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십여 명의 현악 합주단의 악기 하나하나가 낱낱이 분류되는 느낌, 그것이 한 개의 정점에서 합치되는 것도 알아차릴 수가 있겠다.

이탈리아의 스피커 제조사 차리오는 동양권에서는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근래 들어서야 지명도가 형성되고 있는 중이라니 놀랍다. 그동안 소누스 파베르가 이탈리아 스피커를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고착화되어 버린 탓인가? 차리오는 사실 소누스 파베르보다도 더 역사가 길다. 1975년 태동한 차리오는 지금 역사가 40년이 넘어갔는데, 소누스 파베르보다도 8년이나 더 빨리 스피커를 만들었다. 그리고 인클로저에 오랜 시간 건조한 체리나무와 호두나무 원목 조각을 사용한 기법도 같다. 또한 소누스 파베르가 다른 회사에서 제작한 유닛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차리오는 자체적으로 유닛을 설계하고 제작한 메이커이다. 기술력이 한 단계 높다는 실증이겠다. 그런데도 소누스 파베르는 그 위에 현란한 컬러, 가죽 사용, 특이한 디자인과 화려한 래커칠 등으로 튀었던 반면 차리오 같은 업체는 함께 튀기가 싫어 정통 그대로의 방법을 고수한 것이다. 직장에서든 사회생활에서든 그런 경우를 흔히 본다. 나서기 싫어하며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보다도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능력 있는 것으로 오인되는 경우 같은 것이다.

시청기는 차리오 아카데미 시리즈의 톱 모델인 세렌디피티 바로 아래 단계의 제품으로, 고급 원목을 사용하고 있는 전형적인 차리오 스피커다. 3웨이 제품인데, 2박스 디자인으로 되어 있고, 상부에는 미드·우퍼와 트위터, 하부에는 서브우퍼가 수납되어 있다. 그리고 상부 모듈을 분리할 수 있게 되어 이동 시 편리하며, 서브우퍼가 장착되어 있는 하단부에는 그 안에 격자형으로 보강재가 촘촘히 들어차 있고, 바닥 쪽으로 드라이버 2기가 콘을 서로 마주 보며 원추형으로 수납되어 있다. 상호 간 연결은 제공된 두 모듈을 연결하는 점퍼 케이블을 통해 표준 연결될 뿐만 아니라 바이 앰핑도 가능하다. 전체적으로 스피커 몸체가 뒤로 기울어져 있는 특징도 있다. 여러 가지 테스트 결과 그런 각도를 선택한 것이다. 트위터가 상단이 아니라 중단에 설치되어 있는데, 이는 청취자가 정상적인 자리에 앉을 때 귀 높이에서 트위터의 소리를 듣기에 효과적일 것이다. 다소 특이한 이런 구조는 크로스오버 네트워크와 결합해 소리의 확장성이 커지는 결과를 도출하며, 크거나 작은 공간이라 할지라도 직접 저주파와 반사 저주파 에너지의 유사성으로 인해 공간감 확장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제작사의 설명이다. 유닛은 NeFeB 마그넷을 기반으로 한 32mm 크기의 실버 소프트 돔 트위터와 170mm의 미드·우퍼, 그리고 200mm 서브우퍼로 구성되어 있다. 미드·우퍼 드라이버는 로하셀이라고 불리는 소재의 콘을 사용하고 있으며, 서브우퍼는 천연 섬유로 된 콘을 사용하고 있다.

3웨이인데도 감도가 90dB로 상당히 높은 시청기를 다소 호화로운 패스의 프리앰프 XP-30과 파워 앰프 X600.8, 그리고 에소테릭 CD 플레이어로 연결해 본다. 패스의 초고가에 속하는 앰프의 영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 패스의 앰프가 때로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스피커가 있지만, 여기서는 마치 이산가족 상봉처럼 빛을 발한다. 관례대로 약간의 워밍업을 거쳐 비발디의 사계 중 봄 첫 소절이 울렸는데, 대부분의 기기들은 첫 음이 울릴 때 약간의 충격음이 있다. 정신이 약간 들게 하는 기습적인 시작인 셈인데, 이 매칭에서는 그렇지 않다. 조금도 충격음이 없이 사뿐히 가볍게 음을 밀어내는 형태이다. 그 자연스러움, 살며시 음악을 밀어 보내 주는 힘이 놀랍다. 고급기라거나 우아하다는 표현을 넘어서는 아름다움이 있으며, 음이 들리지 않는 순간의 적막감마저 들리는 인상이다. 이런 표현을 오랜만에 써 본다. 이런 수준 높은 음을 쉽게 들어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십여 명의 현악 합주단의 악기 하나하나가 낱낱이 분류되는 느낌, 그것이 한 개의 정점에서 합치되는 것도 알아차릴 수가 있겠다. 팝 보컬도 요염하지만 너무나 아름답고 고상하다. 이쯤 되면 하이엔드의 상층부에 있는 소수의 능력자가 분명한데, 별로 크지 않은 통에서 이런 음장감, 고귀한 소리가 들려 나올 줄이야. 5월의 아카시아 숲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감동이 인다.

 

수입원 (주)블루원(테크데이타) (02)3480-6215
가격 1,680만원   구성 3웨이   사용유닛 우퍼 17cm ROHACELL Full-Apex, 트위터 3.2cm SILVERSOFT, 서브우퍼(2) 20cm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권장 앰프 출력 180W, 120W(바이앰핑)   크기(WHD) 24×122×44cm   무게 4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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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10월호 - 5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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