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en Miles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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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en Miles 5
  • 김남
  • 승인 2017.09.01 00:00
  • 2017년 9월호 (54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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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톤 유닛의 정수를 담아낸 독보적인 스피커

스피커라는 것이 유닛만 있다고 해서 동일한 품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그 실증을 마르텐이 보여준 계기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세라믹 유닛의 스피커를 잘 만드는 정도가 아니라 세라믹 유닛을 가장 완벽히 활용하는 메이커로 마르텐의 입지가 굳어진 듯하다.

 

90년대 말경 한 전문지의 편집자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앞으로 모든 스피커는 세라믹 유닛으로 통일되고 말 것이다.’ 지금 그렇게 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세라믹 유닛을 사용한 스피커가 음악 애호가들을 얼마나 매료시켰는가에 대한 대답의 한 가지가 될 것이다.
시청기는 그런 세라믹 유닛으로 채워진 고급 기종이다. 세라믹 유닛은 재질의 특성상 우퍼를 크게 제작하기 어렵다. 그래서 크다고 해 봐야 8인치 정도에 머문다. 이보다 더 컸다간 부서지기 쉽다고 한다.
이 제작사는 스웨덴에 있는데 애호가라면 귀동냥으로도 일찌감치 아큐톤 트위터를 채용한 스피커를 만들어 냈던 마르텐이라는 메이커를 알 것이다. 이곳은 말하자면 일반적인 대중기는 만들지 않는다. 한결같이 고가의 스피커만을 중점적으로 만드는데, 세라믹 유닛을 쓰기 때문에 덩치도 별로 크지 않다. 덩치가 작으면서 비싸기 때문에 자연히 일반적인 사용자들은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마르텐 제품이 훌륭하면서도 대중적인 선호도에서 다소 밀리는 이유이다.

원래 이 세라믹 유닛은 마르텐이 제작한 것이 아니고, 독일에서 한 회사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며, 그 후 엔지니어가 회사를 설립하고 비즈니스 파트너를 영입해 틸&파트너라는 회사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만들어낸 세라믹 유닛, 즉 아큐톤 유닛은 극단적인 광대역과 정밀한 주파수 반응 특성을 원하는 하이엔드 메이커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그중 대표적으로 마르텐의 제품에 적용되면서 유명해졌다. 이 세라믹 유닛은 처음에 단품으로도 판매가 되어 우리나라에서도 꽤 인기를 끌었다.
2003년 CES 쇼에 출품된 마르텐의 플래그십 모델인 콜트레인이 세상의 주목을 받았고, 그 이후 마르텐은 일약 하이엔드 스피커계에서 스타덤에 올라섰다. 이후 여러 메이커들도 아큐톤 유닛으로 스피커를 제작해 왔으나 마르텐만큼 뛰어난 완성품으로 마무리를 짓지 못한 것은 흥미롭다. 스피커라는 것이 유닛만 있다고 해서 동일한 품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그 실증을 마르텐이 보여준 계기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세라믹 유닛의 스피커를 잘 만드는 정도가 아니라 세라믹 유닛을 가장 완벽히 활용하는 메이커로 마르텐의 입지가 굳어진 듯하다.
마르텐이라는 이름은 재즈와 세라믹 유닛을 좋아하는 스웨덴 엔지니어의 이름인데, 자신의 취향답게 자신의 제품 대부분에 재즈 연주자 이름을 붙였다. 콜트레인은 물론이며 밍거스, 마일즈, 버드, 듀크 등이다. 그런데 이건 좀 이상하다. 세라믹 유닛은 너무 맑고 고와서 달빛 같다고 표현이 되는데, 그런 분위기는 재즈 재생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담배 연기 자옥한 재즈 카페의 분위기는 날망정.
사용된 1인치 트위터는 구형과 다르다. 셀 테크놀로지라는 신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디스토션을 극도로 낮추고 반대로 해상도는 기존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 7인치 크기 2개의 미드·베이스도 새로운 것으로 보기와 달리 저역이 28Hz 정도의 초 저역까지 내려간다. 일반적 재질의 우퍼로서는 힘든 대역이다. 크로스오버는 2.8kHz에 설정되어 있으며, 네트워크에 사용한 부품들은 최고급 수준이다. 문도르프 실버/골드 오일 커패시터 외에 코퍼 포일 코일 등이 사용되었다. 뿐만 아니라 내부에 사용하는 케이블은 최고로 알려져 있는 요르마 디자인의 것이다. 인클로저는 23mm 두께의 고강도 MDF를 사용하고 있다. 공칭 임피던스는 4Ω, 능률은 90dB로 앰프 대응력이 대범한 수치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약간 파워가 높아야 하며, 그리고 아큐톤 유닛의 순도를 살리기 위해서는 고급 앰프가 필수적이다. 스피커만 좋다고 해서 좋은 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패스의 XP-30 프리앰프와 X600.8 파워 앰프를 매칭했다. 이 프리·파워 앰프 모두 모노블록인데, 특히 프리앰프는 컨트롤부와 파워 서플라이가 하나, 좌우 채널이 두 덩어리로 되어 있는 명품이다. 이들과 좋은 매칭을 보여주었는데, 구동 즉시 고품위라는 것의 뜻을 음미할 수 있는 음색이 나온다. 말할 수 없이 깨끗하고 부드러우며 사근거리는 소리이다. 그러면서도 상쾌하고 우아하다는 표현의 연속이다. 다른 기종으로 바꾸면 전혀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 된다. 비현실적일 만큼 아름다운 세계이며, 최고의 햅쌀로 갓 지어 놓은 밥과 같은 감촉이라 때로는 좀 거친 맛이 아쉬워지기도 한다. 구태여 저역이 어떻고 고역이 어떻다는 것을 거론할 여지도 없어지는 제품이다. 함부로 들어 볼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수입원 샘에너지 (02)6959-3813
가격 1,690만원   구성 2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7.7cm 세라믹, 트위터 2.5cm 세라믹   재생주파수대역 28Hz-4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800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0dB/W/m   캐비닛 23mm 베니어 MDF   크기(WHD) 22×116×32cm   무게 3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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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9월호 - 5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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