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con Acoustics LS3/5a
상태바
Falcon Acoustics LS3/5a
  • 김남
  • 승인 2017.04.01 00:00
  • 2017년 4월호 (537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S3/5a의 완벽한 부활을 꿈꾸며 비상하다

Focus

팔콘 어쿠스틱스라는 영국의 업체는 40여 년 전에 발표된 LS3/5a의 제작 허가를 BBC로부터 얻어 2년간 각고의 도전 끝에 100% 오리지널 제품과 동일한 완전한 복각에 성공한 신생 업체다. 이 40년만의 완전 복각 LS3/5a 제품에 여러 전문지들의 절찬이 쏟아졌다. 유일한 성공작이라는 평가도 있다.

지금부터 40년 전에 등장했던 빈티지 스피커가 부활했다. 40년 전 스펙을 그대로 적용한 완전 리바이벌이다. 이미 스피커 마니아 세계에서는 이 LS3/5a를 역사적인 명기라고 부른 지 오래됐다. 일련번호가 1만 번대 이하는 신묘한 소리를 들려준다고 해서 구하기가 쉽지 않고, 중고가도 비싸다. 조막만 한 체구에 무뚝뚝한 디자인, 찍찍이로 부착하는 시커먼 그릴, 촌스러운 우퍼, 덩치 큰 네트워크 등 아무리 봐도 허름한 이런 스피커가 왜 그런 찬사를 받고 있는 것일까? 당연히 국제적인 동호회도 있고, 가입자가 무척 많다.

근래 오디오계에서는 특이한 현상들이 몇 개 보인다. 그중 렌코 부흥 운동이라는 것이 대표적이다. 렌코(Lenco)는 1980년 초반에 인수되어 버린 스위스 턴테이블 브랜드의 이름이다. 구동 방식도 가라드나 구형 토렌스처럼 아이들러 방식이다. 지금 턴테이블은 거의 100% 벨트 드라이브 방식인데, 아이들러 방식은 벨트 대신 모터가 작은 고무 바퀴를 돌리고 그것이 다시 무거운 플래터를 몸으로 비벼 돌리는 원시적인 방식이다. 당연히 소리가 시끄러워 쓰레기 같은 방식이며 청진기로 들으면 트럭 굴러가는 소리가 난다는 혹평도 있다. 그러나 청진기 끼고 음악 듣지 않는 애호가들에 의해 이 방식이 주는 중역의 묵직한 밀도감, 압도적인 저역 등이 소문나면서 세계적으로 팬들이 생겨났다. 그중 렌코는 아이들러 방식이지만 구조가 또 달라 가장 정숙한 아이들러 턴테이블로 꼽히면서 열풍이 불고 있다. 40-50년 전 출시된 빈티지를 구입, 닦고 조이고 멋진 베이스를 부착해서 새 제품처럼 만드는 것인데, 별의별 부품이 팔리고 베이스 제작 업체도 많다. 네덜란드의 PTP 오디오라는 업체에서는 전문적으로 렌코 75를 복각해서 3천달러의 가격으로 판매도 하는데, 놀랍게도 세계 최고의 오디오 평가 전문지 스테레오파일에서 당당히 B클래스로 올려놨다. 보통 5천달러 이상 1만달러 내외의 급인데, 3천달러짜리가 당당히, 그것도 40년 전 제품이 올라와 있는 것이다. 렌코 헤븐 등 렌코 전문 포럼 사이트에는 뷰어 숫자가 수천, 수만인 항목이 많아서 세계적 관심도를 알 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주로 렌코를 찾는데, 유명 기기를 쓰다가 버리고 왔다는 글들이 난무한다. 그래서 이런 현상을 렌코 르네상스라고 부르는 모양이다(단, 렌코라고 해도 아이들러 방식의 몇 개 모델에 한정).

허무한 이야기이다. 도대체 40-50년 전에 등장한 낡은 제품이 지금 당당한 호화 기기들을 젖히고 명기 급에 올라와 있다면 세계 오디오 기기들은 반세기 동안 거의 좋아진 것이 없다는 결론이기 때문이다. 하긴 영화를 보면 안다. 영화사상 불멸의 랭킹 1, 2위를 다투는 <벤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작품은 모두 반세기 이전에 제작된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팔콘 어쿠스틱스라는 영국의 업체는 40여 년 전에 발표된 LS3/5a의 제작 허가를 BBC로부터 얻어 2년간 각고의 도전 끝에 100% 오리지널 제품과 동일한 완전한 복각에 성공한 신생 업체다. 이 40년만의 완전 복각 LS3/5a 제품에 여러 전문지들의 절찬이 쏟아졌다. 유일한 성공작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동안 이 LS3/5a 스피커의 명맥이 끊어졌던 것은 아니다.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던 여러 스피커 업체들 중 스털링, 로저스 등의 몇 개 업체에서 꾸준히 제품을 생산해 왔는데, 오리지널은 임피던스가 15Ω인데 비해 11Ω인 제품도 있고, 유닛 제조업체도 각기 다르며, 연결 단자도 싱글이 있고 바이와이어링 버전이 있으며, 따라서 성능 수준도 조금씩 다르다.
이런 시점에서 팔콘 어쿠스틱스는 완전 정통 제품을 복각해낸 것인데, 특이하게도 전 부품을 낱개로 판매하는 정책도 같이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낱개로 들여와 조립한다고 해도 가격은 별로 줄어들지 않는다. 현지 가격의 2배 이상이 배송비, 세금 등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유닛은 팔콘 B110 미드·우퍼와 팔콘 T27 트위터로, 오리지널 LS3/5a에 사용된 KEF B110 및 KEF T27의 설계자인 말콤 존스가 설계한 유닛이고, 영국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되며, BBC에서 설계한 원래의 15Ω 버전 유닛과 동일하다. 필터 네트워크 역시 오리지널 BBC 사양의 변압기 스타일로 독점적으로 제조되며, 원래 사양으로 특별히 제작된 인덕터도 포함되어 있다. 캐비닛은 특별히 선택한 발틱 자작나무 합판과 너도밤나무 필렛으로 제작하며, 천연 무늬목으로 마감했다. 
원래 이 스피커는 BBC의 방송용 차량에 사용코자 한 것이다. 차량 내부가 대강 3평 정도라고 볼 때 우리네 아파트 방에 가장 적합한 스피커라고 할 수 있는데, 감도가 아주 낮고 15Ω이나 되는 높은 임피던스 때문에 구동은 어려운 편이다.
KT88 진공관 인티앰프와 매칭했는데, 듣자마자 40년 이상 명기의 반열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그 이유를 단박에 알 수 있다. 이토록 아름답고 섬세하며, 중·저역에 윤기가 있는 음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현 독주의 탐미감이란 이런 것인가. 비발디의 사계에서 봄이 오는 소리, 속삭이는 듯한 감촉, 원근감 등 가히 올 A급이란 칭송이 어렵지 않다. 침투력도 강하며 저역도 전혀 부족하지 않다. 마치 기적 같은 소리가 이 작은 통 안에서 흘러넘친다. 감동이다. 생각 외로 구동이 어렵지 않아 소출력 진공관 앰프와도 잘 맞을 것 같다.

수입원 에이엠사운드 (02)704-1478   가격 400만원(로즈우드), 370만원(월넛)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3.8cm Falcon Acoustics B110, 트위터 1.9cm Falcon Acoustics T27   재생주파수대역 70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kHz   임피던스 15Ω    출력음압레벨 83dB/2.83V/m   크기(WHD) 19×30.4×16.5cm    무게 5.3kg

537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7년 4월호 - 537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