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intosh C11 Vacuum Tube Preamplif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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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intosh C11 Vacuum Tube Preamplifier
  • 김기인
  • 승인 2017.04.01 00:00
  • 2017년 4월호 (53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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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란츠 진공관 앰프와 매킨토시 진공관 앰프가 50-60년대 미국 오디오 역사에서 양대 명기로 취급받고 있는 것은, 각자 탁월한 음질 특징과 디자인적으로 어느 경지에 이른 완성도를 이룩했을 뿐 아니라, 기계적 내구성이나 사용자적 고려 사항 등 모든 면에서 훌륭하기 때문이다. 현시점에 와서도 이 두 회사의 제품은 현역기로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현대의 어느 진공관 앰프도 감히 근접 못할 오디오적 쾌감과 사운드적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마란츠 앰프가 약간 여성적 디자인에 여성적 사운드 디테일을 지니고 있다면, 매킨토시는 남성적 디자인에 근육질의 힘을 자랑한다. 전반적으로 마란츠 앰프류가 더 고급 사양으로 인식되며 디자인적으로나 사운드 측면에서도 우월하게 평가되지만, 매킨토시 MC275를 톱으로 하는 매킨토시 디자인은 그 위용 면에서 오디오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다.

마란츠에 명 프리앰프 7이 있다면, 매킨토시에는 C-20과 C-11, C-22가 있다. 모두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프리앰프로, 서로 경쟁 관계에 있던 명기들이다. 마란츠 7이 1958년 말부터 제조를 시작했고, C-20 또한 58년 말부터 같이 발매한 것으로 보아 고급 프리앰프의 상품화에 서로 경쟁 관계에 있었던 것 같다. C-11은 60년 말, 그 뒤를 이어 C-22가 61년 말부터 발매되어 매킨토시가 지속적으로 진공관 프리앰프의 신상품 개발 및 발표에 열을 올린 데 반해, 마란츠는 꾸준히 7만 생산해 TR 앰프가 나오기 시작하는 1966년까지 제조되었다. 매킨토시 역시 1966년 말 C-24 TR 프리를 발표하면서 점차적으로 C-22의 생산을 종료했는데, 당시에는 첨단 소재인 TR에 대한 기대감과 선호도가 높아 진공관 제품은 점차적으로 지지도를 잃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리. 다시 진공관 앰프 선호의 바람이 불어 이제 와서는 양 사의 TR 앰프류보다는 진공관 앰프에 마니아들의 시선이 더 집중되어 깨끗한 진공관 프리앰프류들은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매킨토시의 C-11은 C-20과 C-22의 과도기적 제품으로, 디자인은 C-20에 가깝고 회로는 C-22에 가까운 진공관 프리앰프다. C-20이 12AX7 5개와 12AU7 2개를 사용하는 데 반해, C-11은 C-22와 동일하게 6개의 12AX7만을 사용해 NFB형 포노부와 라인단을 구성한다. 이런 구성으로 변경된 것은 당시 최고의 프리앰프로 인정받던 마란츠 7이 6개의 12AX7을 사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없지 않으며, C-11의 회로는 C-20과는 별도로 실제 마란츠 7에 비슷한 바가 있다. 또한 각 3개의 12AX7을 포노단과 라인단에 분배하고, 뒷부분에서 눕혀 꽂는 방식의 진공관 배열이나 내부 커플링을 모두 스프라그 범블비를 사용하는 것 등 회로뿐만 아니라 내부 부품 배치까지 마란츠 7과 유사한 바가 있다. 그리고 C-20의 4련 볼륨으로 볼륨과 피드백을 같이 조절하는 방식에서 마란츠 7과 같은 2련의 단순 볼륨을 사용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매킨토시 마니아들은 C-11이나 C-22보다 C-20을 선호하는 경향이나 여러 측면에서 C-11을 선택하는 마니아도 많다. 가장 큰 이유는 간단한 회로와 부가 기능의 제거에서 오는 음의 순도 증가와 내구성의 향상에 있다. C-20이 고답적이고 두툼한 중·저역을 표현한다면, C-11은 더 투명하고 상쾌한 중·고역과 에지가 선명한 저역 윤곽을 드러낸다. 물론 이 부분은 C-22에 그대로 연결되지만, 어쩐지 C-11의 그것이 빈티지 진공관 프리앰프 마니아들에게는 호소력이 깊다.

C-11의 전면 패널은 C-20과는 달리 패널 뒤편에 들어 있는 4개의 파일럿 램프로 심플하게 상부 패널의 글씨만 조명한다. 시각적 측면에서는 C-20이나 C-22에 부족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기계적 신뢰감을 주기도 하는데, 당시 판매가로 보면 C-20이나 C-22에 비해 저렴하게 판매되었다.
사실 마란츠 7의 회로나 부품 구성과 별 차이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그 성능상 음질적 측면에는 마란츠 7에 모자라는 바가 있다. 이런 부분들을 당시 매킨토시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신제품 프리앰프 개발에 박차를 가한 흔적이 역력하다. 현시점의 인기도 측면에서는 다른 프리앰프에 비해 떨어져서 가격도 살짝 저렴하지만, 깨끗한 C-11의 음색은 독특한 질감적 쾌감을 주는 명기이다.
마란츠 7의 출력 게인이 뒤편 패널에 부착되어 있는 데 반해 C-11은 전면 패널 양옆 브래킷 커버를 제거하면 그 내부에 붉은색 노브로 정리되어 있다. 기본 기능은 마란츠 7과 거의 유사하며, 지금도 어느 프리앰프에 못지않은 성능을 보장해 준다. 물론 관을 잘 써야 하며, 텔레풍켄 스무드 플레이트보다는 리브드 플레이트 각인관이 가장 적절한 매칭이라 본다. 뒤 진공관 배열 V1, V2, V3이 포노관이고, V4, V5, V6이 라인관인데, 이것 또한 마란츠 7과 동일하다. V3, V6이 각각 포노단·라인단 스테레오 증폭관인 바 V3, V6은 12AX7 쌍삼극관 내부 μ 값이 가능한 오차가 없는 극상 컨디션의 관을 사용하는 것이 스테레오 출력 밸런스를 정확히 맞추는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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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4월호 - 5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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