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rfedale Crystal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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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rfedale Crystal 4.1
  • 김남
  • 승인 2017.03.02 00:00
  • 2017년 3월호 (53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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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매울 수 없는 작은 고추 등장

미니멀 스피커는 많다. 그러나 본 시청기 정도의 초소형 제품은 드물다. 마치 인형극의 무대를 연상시키는 크기이다. 서가에 넣을 정도의 스피커를 북셀프 타입이라고 부르면서 대학의 연구실 등에서 많이 썼지만, 커다란 고전적 서가가 아니면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서가가 아닌 테이블이나 선반 위에 대부분 거치되어 있었다. 나는 테이블 위에 놓는 것도 번거로워 한동안 아래 바닥에 내려놓고 사용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제품은 글자 그대로 완벽한 북셀프이며 컴퓨터 용도의 싸구려 제품과는 근본이 다른 실력을 가지고 있다.
와피데일은 거론할 필요도 없이 영국 스피커의 대표 주자 중 한 축이다. 대부분 영국 스피커가 그렇듯 그들은 거품이 많은 호화 제품을 내놓지 않는다. 보편적인 홈 시스템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초기에는 인클로저에 별로 돈을 들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당한 고급 인클로저를 만들고 있고, 얼른 보기에는 고가의 하이엔드나 다름없는 기종도 많다. 물론 겉보기만 좋은 것이 아니라 내용도 좋다. 또한 가격대를 보면 고가의 제품들에 대한 고뇌를 떠올리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본 크리스털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홈시어터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이 시리즈에는 3웨이의 크리스털 4.3과 센터 스피커인 크리스털 4.C도 함께 출시되어 있다. 작은 방에서는 본 시청기인 크리스털 4.1이 프런트 스피커가 되고, 좀 큰 방에서라면 플로어스탠딩 스타일의 크리스털 4.3을 프런트 스피커로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크리스털 4.3을 프런트로, 크리스털 4.C를 센터로, 본 시청기는 리어로 사용하면 본격적으로 홈시어터를 꾸밀 수 있겠다. 그러나 울려 보니 보통 한국적인 방 크기나 5평 안팎의 오피스 룸이라면 이 꼬맹이로 충분하겠다. 음장감이 커서 놀랐다. 리어로 쓰기에는 아깝고, 정면에 거치하는 프런트 용도가 더 알맞은 성능인 셈이다.

본 기는 스탠드고 뭐고 그냥 안방이나 화장대 한켠에 올려놔도 전혀 거슬리지 않고 구박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이즈를 보라. 가로 14cm, 높이 19cm, 안 길이 15cm이며 무게도 2kg 정도니 이쯤 되면 틀림없이 파카 주머니 생각이 날 것이다. 사이즈가 작은 만큼 저역은 10cm 구경의 우븐 케블라 콘 우퍼가 담당하고, 트위터는 25mm의 소프트 돔 스타일이다. 이 유닛들은 모두 와피데일이 새롭게 설계를 한 제품들이다. 감도는 소형기답게 당연히 낮아서 86dB에 그치고, 포트가 후면 방사형 구조로 되어 있다.
벽에서 스피커를 20cm 떼어야 하느냐, 25cm를 떼어야 하느냐, 또는 받침 스파이크 아래 10원짜리 동전이 좋으냐 500원짜리가 좋으냐로 토론을 벌이는 분들은 코웃음을 칠 표현이지만, 본 시청기 같은 제품은 그런 소리를 귀담아듣지 않아도 되며 그냥 좋을 대로 놔둬라, 그래도 된다 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미니멀 제품이 갖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리의 응집력이 크고 스피디한 직선성도 강하다. 주로 작은 공간에서 울리기 때문에 반사음의 영향도 빠르다. 그만큼 심리적인 안정감도 커서 음을 분석하며 듣는 범위도 줄어든다. 하지만 오디오 애호가들은 최대의 작은 음을 크게 분석하면서 듣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음악을 듣는 것은 차 순위가 되어 버린다. 어떻게 들리느냐가 최우선 상태인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무슨 음악 감상이 되겠는가….

시청실에서는 당연히 정면에 스탠드 위에 거치하고 소리를 울렸다. 그러나 좌우로 시청 위치를 변경해 봤어도 소리의 변화는 크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음장감이 크다. 이런 사이즈로는 특이할 정도인 것이다. 매칭 앰프는 이번 호 시청기인 미스트랄의 DT-307B(시청기 참조 요망) 앰프 한 기종뿐으로, 듣고 모든 것을 단언할 수 있는 선견지명이 없지만, 이 정도의 소형, 소출력의 앰프로 이 정도 소리가 나와 준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고무적이라 할 수 있겠다. 앰프의 출력이 30W에 불과한데도 감도가 낮은 본 시청기와 뛰어나게 적응력이 좋다. 처음에 제품의 됨됨이도 모르고 가격도 모른 채 들었는데, 비발디의 사계 중 봄 첫 소절이 울렸을 때 단박에 좋구나 하는 감탄이 일었다. 고품위의 음식처럼 식탁의 분위기가 청결함과 청아함, 그리고 맛깔스러움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실내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항목에 A등급을 매길 수 있을 터이다. 반면 보컬은 별 자극 없이 편안하지만 생기는 다소 줄어들고, 금관 밴드도 번쩍거림이 저감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 기종은 괄목할 만한 음장감, 감미로움과 풍성함 속에 제 소임의 몇 배 역할을 하고 있는 꼬마 역사(力士)라는 데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또한 어떤 까다로운 사람이라 해도 작은 게 대단하네 라고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실력기이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22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0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75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4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0-60W   크기(WHD) 14.1×19.4×14.7cm   무게 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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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3월호 - 5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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