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ure 55SW Microphone
상태바
Shure 55SW Microphone
  • 김기인
  • 승인 2017.03.02 00:00
  • 2017년 3월호 (536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에는 미국 슈어의 55SW 마이크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사실 마이크는 모든 아날로그 녹음의 취음구로, 그 성능에 따라 녹음의 퀄러티가 결정될 만큼 중요한 파트이다. 우리가 잘 아는 데카 와이드 밴드와 컬럼비아 삭스, RCA 리빙 스테레오 등의 명 레이블은 고성능 마이크가 있었기에 이루어진 쾌거라 볼 수 있다. 아날로그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58년부터 65년 사이의 모든 녹음은 마이크 3개에서 7개 사이의 원 포인트 세팅 취음(수음이라고도 한다)에 의해 마그네틱 테이프에 멀티 트랙 또는 2트랙으로 녹음된 것이 많다. 모노 시절에도 이미 다가오는 스테레오 레코드를 위해 2채널 또는 3채널 이상의 다채널로 녹음해 믹스 다운시켜 마스터 테이프를 만들었다. 대부분의 마스터 테이프는 15ips(inches per second)로 1/4인치 마그네틱 테이프에 보관되고, 카피되어 수출되었다.

당시 명 진공관 콘덴서 마이크로 유명한 노이만 U-47, 49 등이 있으며, 리본 마이크로 RCA의 77DX가 있다. 그 뒤를 이어 일세를 풍미한 SR(Sound Reinforcement) 현장 다이내믹 마이크로 슈어 사의 55SW, SM57, SM58 등이 있고, 그 외에 젠하이저 MD441, 421 등 무수히 많은 명 마이크가 있다. 실제 녹음에 쓰인 그 당시의 마이크들은 대부분 콘덴서나 리본 마이크인데, 대단히 예민하고 다루기 힘든 프로용 마이크이며, 지금으로 따지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해당하는 고가격대다. 사실 슈어 사의 다이내믹 마이크나 독일 젠하이저의 다이내믹 마이크도 요새에 와서 그나마 일반화되었지 예전에는 서민이 소유하기에는 엄두도 안 나는 고가의 마이크였다. 최근 들어서는 노래방이 성행해 애호가 사이에는 전용 마이크로 소지하고 갈 정도로 일반화되었고, 또한 팝 가수나 연주가, 가요 싱어들도 자신에게 맞는 특별한 마이크를 선호해 연주장마다 소지하고 출연하는 것을 많이 보아 왔다.
오디오에서 말하자면 마이크는 턴테이블 카트리지의 역작용에 해당할 것이다. 다이내믹 마이크의 경우 MC 카트리지와 동일하게 MC(Moving Coil) 구조이며 발전되는 전압도 mV 단위로 MC 카트리지와 비슷하다. 물론 콘덴서와 리본 타입은 더 미세한 전류를 갖기 때문에 팬텀 파워나 고 승압 트랜스 등을 매칭시켜 사용한다. 사실 마이크는 이외에도 압전형, 세라믹형 등 보급형 저 충실 모델도 많다. 이번에는 이런 모델을 다 언급하면 지면이 모자라는 바, 몇 가지 선택된 마이크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특히 슈어 사의 55SW를 중심으로 펼쳐보기로 한다.

55SW의 SW는 스위치를 뜻하는데, 마이크 하단에 시그널을 차단하고 연결하는 조그만 스위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 마이크는 영화나 쇼 또는 대담 프로그램, 심지어 싱어들이 나오는 연주회장 등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독특한 형태의 마이크다. 형태가 해골처럼 생겼다 해서 보통 해골 마이크로 불리기도 한다. 고전적 형태와 분위기 때문에 이미테이션 모델(짝퉁)이 수도 없이 많으며,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고 폼이나 분위기용으로 세팅하기 때문에 대부분 영화나 연속극, 대담회 및 공연장 등에서 소품으로 쓰인다. 실제 55SW는 고성능, 고가의 다이내믹 마이크로 사용 가능한 제품도 꽤 있다. 필자도 소유하고 있고, 실제 사용해 보면 아직도 고성능, 고감도 음질을 제공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내부 구조는 신형인 SM57, 58과는 달리 진동판(다이어프램)이 알루미늄 초박형 돔으로, 폴리프로필렌 다이어프램을 사용하는 SM57, 58과는 달리 디테일에서 금속성 질감을 보이는 것이 매력이다.
그런데 55SW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려는 이유는 사실 음질 때문이 아니다. 이미 SR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상태는 아니기에 성능상의 이야기 전개는 의미가 없다. 소품으로 사용되는 55SW의 세팅 방법이 너무 어이없고 우스워서 그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방송국이나 영화사에서 고증 없이 따라해 엉터리로 세팅한 55SW를 많이 보기 때문이다.
영화나 연주회장의 소품이 엉터리로 세팅되는 경우 현실감이 떨어지고 어색해 파장이 크다. 최근의 영화 중에서 SP 음반을 유성기로 틀어 주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데 LP 판에 한쪽 라벨은 새로 프린팅해서 SP 음반 흉내를 내고 있었지만 뒤집는 장면에서는 안타깝게도 LP 브랜드 ‘성음’ 라벨이 그대로 보였다. 결국 LP 판을 SP 판인 것처럼 유성기에 올려놓은 것이다. 필자로서는 이것이 CD 판을 LP 플레이어에 올려놓고 트는 것과 비슷한 이미지다. 필자로서는 그 한 장면으로 그 영화의 현실감을 상실하고 말았고, 망연자실 영화 감상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망치고 말았다. 소품은 그만큼 작품 이미지를 좌우하기도 한다는 것을 제작자들은 잘 알아야만 한다.

어떤 최고급 의상 광고에서 유성기를 뒤로 한 포스터를 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소품 유성기가 진품이 아니고 가짜 제품이어서 깜짝 놀랐다. 오히려 진품을 모방한 모조품이라면 모르겠으나, 그런 모델 자체가 모두 가짜인 그런 제품을 구해 사진을 찍었다면 아무리 좋은 광고 모델이 나와 있어도 그 상품 이미지는 반감된다. 그와 같이 연속극 등에서 그 시대에는 만들어지지도 않았고 역사상 존재하지도 않는 가짜 유성기를 마치 그 시대의 유산인 것처럼 배치하고 소품으로 사용한다면 그 또한 난센스가 아닐까? 필자로서는 그런 장면을 수없이 봐 왔다. 볼 때마다 너털웃음만 나온다. 도대체 굴지의 방송국에 고증 전문가조차 없단 말인가.
소품으로 세팅한 마이크도 이와 같다. 그 수많은 음향 전문가들이 대거 존재하는 방송국에서 어떻게 55SW 마이크 세팅을 저렇게 방치하고 화면을 내보내나 하는 웃음이 나온다. 그 실수 하나로 그 진지한 장면의 현실감은 날아가고 코미디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보통 SM57이나 58과 같은 핸드헬드(손으로 잡는) 타입 마이크 세팅에 준해 55SW의 머리를 대화자나 싱어의 입으로 향하게 세팅한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55SW의 취음 방향은 앞 옆의 넓은 부분이다. 더 우스운 것은 모든 방송사들이 약속이나 한 듯 틀리게 세팅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느끼는 감정은 모든 방송국이 분석 없이 그저 따라하는구나 하는 우습고도 서글픈 심정이고, 외국의 전문가들이 이를 보면 어떻게 하나 하는 창피함마저 든다. RCA 77DX 캡슐 마이크도 이런 경향이 많다. 이 리본 마이크 또한 취음 패턴 스위치가 있는 반대 방향, 즉 옆면의 넓은 방향이 전면이다. 앞으로 영화나 방송사에서 적어도 이 두 마이크를 소품으로 세팅할 때만은 제대로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써 본다.


Shure 55SW

RCA 77DX

536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7년 3월호 - 536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