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 Star Design Inten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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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Star Design Intenso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7.01.02 00:00
  • 2017년 1월호 (5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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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계의 북극성, 노스 스타 디자인의 선물

만일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피렌체에서 밀라노로 갈 경우, 일반적으로 기차를 이용한다. 그런데 이 노선은 내륙을 관통하기 때문에 별 재미가 없다. 만일 시간적인 여유가 많다고 하면 차를 렌트해서, 피사 쪽으로 빠져서 해안선을 따라 쭉 제노아로 갔다가 밀라노로 올라가는 쪽이 더 흥미롭다. 지중해를 배경으로 한 리비에라 해변의 수려함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고, 그 중간중간에 만나는 작은 마을이나 도시는 무척 고풍스럽고 또 아름답다. 특히, 오디오 애호가라면 피사 부근에 있는 베키아노라는 마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바로 노스 스타 디자인이 소재하고 있으니까.
노스 스타 디자인. 이른바 북극성으로, 오랜 기간 알음알음 우리 곁에서 늘 사랑받아 온 브랜드다. 뭐 외관이 화려하거나, 가격이 엄청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디오 애호가들의 마음을 헤아려서 항상 앞서가는 콘셉트의 제품, 특히 DAC를 중심으로 발표한 점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다.
이 회사가 얼마나 선진적이냐 하면, 이미 1997년에 24비트/96kHz의 포맷을 발표했고, 이후 2000년에 24비트/192kHz를 발표한다. 어디 그뿐인가? 2011년에는 32비트/192kHz를 내더니, 2013년에 와서는 32비트/384kHz 및 DSD 256 사양까지 커버하고 있다. 그리 크지 않은 회사임에도, 이윤의 상당 부분을 과감히 R&D에 투자해왔기 때문에, 이런 업적이 가능하다고 본다.

참고로 동사의 제품 철학을 보면, 우선 신작이 전작보다 훨씬 나아야 하고, 중고 시장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야 하며, 당연히 업그레이드라던가 A/S 서비스가 좋아야 한다. 정말로 애호가들이 바라는 대목을 골고루 충족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만난 인텐소(Intenso)라는 모델은 외관이 무척 작다. 따라서 자칫 잘못하면 무슨 액세서리로 착각할 정도다. 그러나 상위의 수프리모라던가 엑셀시오 등에서 연마한 기술력을 착실하게 이양하면서, 요소요소에 원가 절감의 포인트를 심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의 제품을 내놨다. 개인적으로 소스의 퀄러티가 시스템 전체의 급수를 결정한다고 보기 때문에, 본 기의 출현을 반기는 입장이다. 한정된 예산에서 좋은 음을 듣고자 한다면, 최우선 과제가 바로 소스기, 그중에서도 DAC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북극성에서 멋진 선물 하나를 보낸 것이다.
본 기는 무려 32비트/384kHz 사양의 내용을 갖고 있다. 즉, 어떤 신호든 입력된 것은 이 스펙으로 출력한다는 뜻이다. 또 DSD에도 대응해서 11.2MHz까지 커버한다. 즉, 현존하는 PCM 및 DSD의 최고 사양을 아무런 무리 없이 다룬다는 뜻이다. 참고로 DAC 칩은 ESS의 사브레 ES9016이다. 무척 정평이 높은 칩으로, 이 사이즈, 이 가격대의 제품에 과감히 채용한 것이라 보면 된다.

제품의 뒤편을 보면, 다양한 디지털 입력 단자가 눈에 들어온다. 동축이 두 개이고, 옵티컬은 무려 3개나 된다. 또 USB단도 제공하고 있어, PC나 맥과의 연계성을 구축하고 있다. 단, 아날로그 출력은 오로지 RCA만 장착되어 있다. 아무래도 본 기의 급수가 보급형인 만큼, 굳이 XLR까지 필요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이 부분은 약간 서운하기도 하지만, 양질의 RCA 인터커넥터가 많은 요즘, 크게 문제될 것 같진 않다.
사실 본 기는 상급기의 아날로그단을 거의 그대로 채용한 것과 다름이 없는 내용을 갖고 있다. 특히, 노이즈가 적은 JFET 계통을 채용해서, 더 높은 정숙성을 과시하고 있다. 아무리 디지털 쪽 스펙이 좋아도 아날로그 쪽이 부실하면 결코 좋은 음을 얻을 수 없다. 이 대목에서 동사의 높은 음악적 안목을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플리니우스의 카이타키와 P10 세트를 사용했고, 스피커는 하베스의 모니터 40.2다.
첫 곡으로 들은 것은, 앙세르메 지휘,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행진. 일단 정보량이 상당하면서 이 부분을 잘 컨트롤하고 있다. 옛 녹음이지만 무척 빼어난 현 섹션이 장기인데, 역시 잘 살리고 있다. 서서히 고조되어 나중에 폭발할 때의 에너지도 상당해서, 그 과정에 일체 왜곡이나 혼탁함이 없다. 너무 쨍하지 않고, 적절하게 톤을 조절한 부분에서 메이커의 노련함이 묻어난다.
이어서 하이팅크 지휘,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8번 3악장. 처음엔 현악군이, 이어서 관악군까지 가세해서 정신없이 밀어붙이는 악장인데, 전혀 힘들어하는 기색이 없다. 이 정도 클래스의 매칭에선 정말 발군의 실력이다. 긴박하고 도전적인 분위기가 잘 살아있는 가운데, 마치 LP를 듣는 듯, 아날로그 느낌이 살아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마지막으로 제프 벡의 최신 라이브로 ‘Superstition’을 듣는다. 역시 실황 공연 특유의 박력과 에너지가 넘친다. 킥 드럼은 확실히 바닥을 두드리고, 보컬과 일렉트릭 기타는 정신없이 질주한다. 시청실을 가득 채우는 이 에너지는 절로 발장단을 하게 만든다. 본 기의 가격대나 성능을 볼 때, 미드 파이를 중심으로 활용한다면 큰 재미를 볼 것 같다.

 

수입원 제이원코리아 (02)706-5436
가격 139만원   디지털 입력 Coaxial×2, Optical×3, USB B×1   USB 입력 PCM 32비트/384kHz, DSD 64/128/256    
아날로그 출력 RCA×1    다이내믹 레인지 122dB    디스토션 0.001%    크기(WHD) 30×6×17cm    무게 3.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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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1월호 - 5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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