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me Speakers The Da Vin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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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e Speakers The Da Vinci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6.11.01 00:00
  • 2016년 11월호 (53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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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의 천재성을 함축한 스피커, 에메를 만나다

에메(Emme)의 특징은, 무엇보다 빼어난 인클로저 제작 솜씨에 있다. 워낙 손재주가 뛰어나고, 장인들이 득실거리는 이탈리아지만, 에메의 지극정성엔 두 손 두 발 다 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제품의 종수가 적고, 생산량도 극히 미미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부분의 공정이 정교한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우선 그 지난한 제작 공정을 간략히 살펴보자. 일단 CNC 머신으로 가공한 MDF를 적층하는 구조로 캐비닛이 만들어진다. 이후 압착 공정이 나오는 바, 상당한 압력과 시간이 소요됨은 물론이다. 그리고 최초로 폴리에스터 재질의 페인트로 1차 마무리한다. 그 이후, 래커 칠과 광내기, 그리고 말리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바, 대략 총 7회에 이른다. 이 과정만 해도 지긋지긋한데, 진짜 공정은 이제 시작이다. 바로 금박이 더해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금박이라고 하면, 얇은 금이나 은 혹은 동을 이파리처럼 엷게 펼쳐서 인클로저를 감싸는 공정을 말한다. 그런데 그 과정이 오로지 사람의 감각과 손길을 필요로 하는, 지극히 까다롭기 짝이 없는 내용을 갖고 있다.

에메의 특징은 그들이 PSX, BSSE 등으로 부르는 몇 가지 기술로 요약된다. 우선 PSX로 말하면, 패러럴 시리즈 크로스오버라는 기법을 동원해서, 두 개 이상의 우퍼가 각각의 독립성을 갖고 작동하게끔 만드는 데에 핵심이 있다. 거기에 광대역을 실현한 트위터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한편 BSSE는 인클로저에 관계된 것으로, 이른바 밀폐형이라 부르는 박스를 제조하는 데에 있다. 그런데 그게 대충의 밀폐형이 아니다. 이들은 아예 밀봉을 해버렸다. 전술한 수차례의 래커 및 페인트 칠로, 일절 틈새를 없애버린 것이다. 그게 고도의 공진 방지 및 뛰어난 댐핑 구현에 관련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본 기의 핵심 콘셉트는 이른바 풀레인지. 물론 하나의 유닛을 동원하지 않았지만, 최대한 풀레인지에 근접한 만듦새를 추구하고 있다. 여기서 정면으로 바라보면, 둥그런 프런트 배플에 두 개의 유닛이 근접 배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중 트위터와 미드레인지의 중심축 간 거리는 고작 120mm에 불과하다. 이 경우, 약 2.5m 거리에서 들었을 때, 각도차가 3도 이하가 된다. 즉, 정확하게 두 유닛이 하나로 작동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1.2인치 트위터 및 5인치 미드레인지의 경우, 모두 아큐톤제다. 이번에 새롭게 제작된 셀 세라믹 소재의 진동판이 채용되었다. 한편 우퍼는 인클로저 뒤편에 있는 바, 10인치 구경의 알루미늄 진동판이다. AB 어쿠스틱스의 제품. 따라서 스피커 터미널은 본체 밑에 나 있고, 이것이 전용 스탠드에 얹어서 구동되는 식이다.

첫 곡은 얀센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구성이 다소 이색적인데도, 전 대역이 정확한 시간축을 갖고 재생된다. 오케스트라의 움직임이 기민하고, 양감도 적절하다. 이어서 나오는 바이올린의 매혹적인 음색은,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이어서 정명훈 지휘,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중 행진을 듣는다. 서서히 큰 북이 진격하는 가운데, 공간을 가로지는 현악군의 빠른 움직임. 다양한 악기들의 묘한 음색의 향연. 특히 커졌다 작아졌다 음량이 계속 변화하는데, 이 부분을 정확하게 포착한다. 마지막으로 딥 퍼플의 ‘Smoke on the Water’. 전성기 때 행한 일본 공연으로, 저 유명한 인트로가 절로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윽고 밴드가 본격적으로 연주에 임하고, 보컬이 포효할 때, 그 에너지가 강력하게 이쪽으로 전달된다. 도무지 북셀프 스피커라곤 믿기 힘든 스케일과 음량이다. 계속 볼륨을 올리다 보면, 점점 더 본 기의 장점에 빨려 들게 된다.

 

수입원 SP-오디오 (02)2156-7590   가격 2,016만원(스탠드 포함)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29cm SB 어쿠스틱 알루미늄, 미드레인지 12.4cm 아큐톤, 트위터 3cm 아큐톤   재생주파수대역 30Hz-40kHz(±3dB)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4dB   파워 핸들링 200W   크기(WHD) 30.7×42×30cm   무게 18.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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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11월호 - 5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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