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혼 스피커들이 인클로저의 아름다움에 다소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는 선입견이 있는 분이라 해도 본 시청기를 보면 그 우아한 자태와 아름다움에 감탄할 수 있을 터. 크지도 작지도 않고, 우아하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외모를 갖췄다. 볼수록 재미나고 상당히 특이하면서도 미묘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본 기는 진공관 앰프의 명가 이탈리아의 유니슨 리서치에서 내놓은 첫 번째 혼 스피커이다. 이 제작사에서는 이미 7년 전쯤 시어스 유닛을 사용한 고급기 말리브란을 선보인 바가 있는데, 오페라에서 스피커 연구 팀을 따로 만들어 제품을 디자인하고 유니슨 리서치 브랜드로 판매한 첫 스피커 제품이었다. 국내에 수입이 되었는지는 미상이다. 그 스피커는 전면에 1인치 스캔스픽 트위터 한 개, 후면에 1인치 트위터 4개, 그리고 4개의 5인치 미드레인지, 측면에는 알루미늄 우퍼 3개를 장착하고, 가격도 상당히 비쌌는데, 소량의 실험작으로 그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스피커에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진공관 앰프로 일가를 이룬 유니슨 리서치가 자신들의 앰프에 최적인 스피커를 만들기 위해 상당히 노력을 해 왔다는 점이다. 그래서 진공관 앰프와의 매칭을 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사용 앰프 출력 역시 10W에서 시작하고 있다.
시청기는 그 말리브란을 잇는 2탄 격 제품이지만 공통점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진공관 앰프 우선 대응이라는 점이다. 권장 앰프 출력이 10W부터인데, 지금은 진공관 앰프라고 해도 출력이 높은 기종이 많이 있지만 아마 소출력 3극관 앰프 사용자들까지 포용한 광범위한 애호가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또한 자사의 출력이 높지 않은 인티앰프 사용자들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유니슨 리서치의 앰프들은 인티앰프가 주력이며, 외모가 미려하고 가격이 높지 않은 데도 소리가 우수해서 이미 유럽 진공관 앰프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수준에 올라와 있다. 그렇게 진공관 앰프의 명가로 성장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가장 잘 어울리는 스피커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꾸준한 연구를 해 왔다는 것은 감동적이다. 상업적 이윤만을 위해 그런 연구를 해 오지 않았다는 것은 첫 제품 이후 거의 7년만에야 두 번째 작품을 내보낸 것으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그동안 여러 기종의 스피커들을 줄줄이 선보였을 것이다.
시청기는 흔치 않은 혼 스피커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리고 유닛이나 혼을 타사의 것으로 사용하지 않으며 대신 모두 자체 개발품을 투입하고 있다. 그래서 그 터울이 7년씩 걸린 것으로 짐작된다.
중심이 되는 혼은 기왕의 목재나 플라스틱 제품이 아니고 알루미늄으로 만든 것인데, 이미 금속 혼은 JBL에서도 흔히 쓰인 바가 있다. 혼의 재질이나 형태에 따라 소리의 우열은 결정되지 않는다. 아마도 지금에 이르러 금속 혼을 등장시킨 것은 합리적이고 영리한 발상인지도 모른다. 여기에 1인치 크기의 컴프레션 드라이버가 내장되고 있는데, 44mm의 대형 알루미늄 코일을 사용했고 진동판은 티타늄으로 제조했다. 그 아래에는 탄소 섬유를 포함하고 있는 진동판과 네오디뮴 마그넷으로 제작한 12인치 크기의 대형 우퍼가 부착되어 있다. 그리고 크로스오버에는 OFC 구리 리본으로 만든 공심 코일과 솔렌 및 문도르프의 커패시터와 저항을 투입하고 있다.
시청기의 권장 앰프 출력은 10W에서 시작하고, 상한선은 200W이다. 당연히 소출력 진공관 앰프와도 매칭이 되도록 상당한 튜닝을 거쳤을 것이다. 10W라고 한다면 현재의 어떤 소출력 앰프와도 매칭이 가능할 것이다.
일반적인 혼 스피커들이 인클로저의 아름다움에 다소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는 선입견이 있는 분이라 해도 본 시청기를 보면 그 우아한 자태와 아름다움에 감탄할 수 있을 터. 크지도 작지도 않고, 우아하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외모를 갖췄다. 볼수록 재미나고 상당히 특이하면서도 미묘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전면 패널은 50mm, 그리고 그 외의 부분은 25mm MDF로 제작되었는데, 내부에 버팀대를 추가해 놓고 있으며, 천연 목재와 합성 피혁으로 외부를 마감해 놓아서 품격이 높다.
이 스피커 뒷면에는 댐핑 팩터 조절 토글 스위치가 있는데, 이는 사용하는 앰프가 진공관 앰프인지 반도체 앰프인지에 따라 선택하는 스위치로, 이 스피커는 진공관 앰프에 최적으로 설계되었지만 반도체 앰프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청기를 이번 호 리뷰 기기인 빈센트 SA-T7과 SP-T700 앰프로 매칭한다. 이 제품은 진공관을 부분적으로 사용한 하이브리드 제품인데, 10W까지는 A급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역시 진공관 앰프의 특징이 유감없이 드러난다. 진공관 앰프라고 해도 특별히 유별난 소리를 내주는 것은 아니지만, 다소 진하며 우아한 현 독주 등에서 여느 반도체 앰프의 소리와는 차별을 보인다.
혼 스피커는 약간 음량이 높아야 장기를 발휘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음량을 높이면 또 쭉 뻗는 맛이 있어서 시청실의 크기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본 시청기는 일반적인 음량에서도 별로 부족한 점 없이 음의 전모가 드러나는데, 아무래도 이런 점이 종래의 혼 스피커와의 차별점이 될 것 같다. 상쾌함보다는 우아하고 정중하며 성숙미라는 것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음감, 그리고 가슴을 찌르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게 포용하는 듯한 맛이 두드러진다. 보컬리스트가 흔들어 대며 심하게 제스처를 하지 않고, 그냥 미소 머금으며 적당히 손짓만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770만원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우퍼 크기 30.4cm 재생주파수대역 30Hz-2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20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4dB/2.83V/m 크기(WHD) 35×95×45cm 무게 37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