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yin A-50TP 6L6
상태바
Cayin A-50TP 6L6
  • 김남
  • 승인 2016.11.01 00:00
  • 2016년 11월호 (532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겸손하고 친절하며 성실하게 음악을 들려주는 진공관 앰프

현재 케인에 대한 인상은 나로서는 그런 막동이 같은 것이다. 잘난 체도 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겸손하고 친절하며 성실하게 대해 주는 그런 인간과 흡사한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이다.

 
우리나라 조선 왕조 시절 가장 많은 이름은 막동이나 개똥이었다. 그리고 내 어린 시절 이웃집 형도 막동이었고, 같은 학급에도 막동이가 있었다. 병자호란 당시 전공이 많은 장군들에게 왕이 포상을 내리는 첩지를 봤더니 거기도 장군 막동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조선 왕조 시절 우리나라 백성의 7-8할 이상은 상민이었다. 그 위로는 한줌의 양반이 있고, 농지를 가지고 세금을 내는 중인이 1할 가량 되었다. 상민들은 가문이 없으니 성씨도 없고, 그러므로 막동이 같은 이름이야말로 지천으로 흔해 빠졌다. 내 첫 데이트 상대는 이름이 말녀라는 아가씨였다.
지금 막동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미소가 떠오른다. 기묘하게도 친근하고 믿음이 가며, 거기다 성실하고 소박하고 듬직한 인간상이 하나 나타나는 것이다. 현재 케인에 대한 인상은 나로서는 그런 막동이 같은 것이다. 잘난 체도 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겸손하고 친절하며 성실하게 대해 주는 그런 인간과 흡사한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이다. 앰프계의 막동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물론 객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케인에게는 당연히 그런 조건이 풍부하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케인의 앰프들은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진공관들을 사용해서 만들어지며, 가격은 대중적이다. 둘째, 만듦새가 뛰어나다. 상당한 부품이 투입되어 있고, 이런 것들이 밸런스를 잘 유지하고 있다. 셋째, 성능이 당연히 좋다. 어떤 스피커에 매칭해도 중상급 이상이 된다. 못 울리는 스피커도 거의 없다. 본지의 시청실에서도 가장 많이 레퍼런스로 활약을 하고 있지만 실망스러웠던 적이 없다. 넷째,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가격이 저렴하다. 값싼 것은 좋지 않다는 가설은 케인에 의해 부서지고 만다. 이렇게 케인은 가격대를 의심할 만한 성능을 보여 주면서도 외모를 보면 어지간한 하이엔드에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당연히 케인이야말로 세상의 막동이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시청기는 케인이 종전과 달리 새롭게 조그마한 6L6 출력관을 사용한 인티앰프 제품이다. 6L6은 왕년의 명기 매킨토시 MC40, MC240에 사용된 관이다. 많은 분들이 MC275를 좋아하지만 MC240의 소리가 MC275보다도 좋다. 확실한데,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이 작은 출력관인 것이다. 나는 이 진공관을 사용한 앰프가 한 대 있는데, 십수년간 랙을 지키고 있다. 출력이 다소 낮아 사용하는 스피커와 맞지 않기 때문에 릴리프 입장이지만 결코 방출하고 싶지는 않은 기종이기도 하다.
6L6 계열의 관은 모태가 되는 6L6을 시작으로 6L6G, 6L6GA, 6L6GB, 6L6GC의 차례로 출시되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RCA, 텅솔, GE 등이 유명하고, 만들어진 시기에 따라서도 소리의 경향은 약간씩 다르다. 그러나 이는 호사가들의 평가이고, 지금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관도 부족한 점이 별로 없다.
오랜 진공관 앰프 편력에 지친 사람들, 반도체 앰프의 호사스러움 때문에 접근이 어렵다는 사람은 기꺼이 이 작은 출력관에 한 번 빠져 보시기 바란다. 진심으로 권하고 싶다. 행복은 결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케인의 다른 기종들과 마찬가지로 이 시청기도 만듦새는 대단하다. 포노 앰프(MM)가 기본 장착되어 있으며, 마이크로포닉 노이즈를 감소시키기 위해 내열 실리콘 댐퍼 링이 기본 장착되어 있는데 이것을 시판하면 한 개당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 외에도 전원부에는 니츠콘 대용량 평활 콘덴서를 사용하며, 자기 누설이 낮은 특주 트랜스포머, 6개의 리얼캡 커플링 콘덴서, 알프스 전동 볼륨, 외부 바이어스 조절 기능, 3극과 UL 변환 기능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물론 제작 과정이 수작업이라는 것도 공시되어 있다.

본 기는 출력이 3극으로는 16W, UL로는 35W이며, 3극으로 사용하면 음색이 달라진다. 미려하며 잔잔한 아름다움이 배가된다. 대편성은 5극, 소편성이나 보컬은 3극, 그렇게 골라서 들어도 된다. 조정은 리모컨으로 간단히 된다. 물론 스피커 상태에 따라 다르기는 하다.
시청기를 KEF의 R300 스피커와 매칭한다. 이 스피커는 전통의 Uni-Q 드라이버를 사용한 KEF의 인기 종목인데, 감도는 88dB이며 구동 시에는 그 아래로 상당히 내려간다. 그래서 적당한 출력으로는 제소리 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워밍업도 없이 곧장 울렸더니 다소 경직성이 있었지만 깨끗하고 정확하다. 똘망똘망한 특징은 곧장 드러나며 파워감도 충분하지만 소리가 익지는 않았다.
오랫동안 이 출력관의 제품을 들어온 체험력이 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사족을 첨가한다. 6L6 계열의 진공관은 생긴 그 모양대로 소리가 난다. 같은 항아리 모양이라도 작은 것이 소리의 퍼짐이 적고 응집력이 있다. 또 회사에 따라 음질의 차이가 크지 않다. 유명 관들이 일반 관들에 비해 별로 음질 차이가 없는 것이다. 또 트랜스의 성능이 음질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커서 자작으로 만들어진 것은 음질이 많이 떨어지기도 한다.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가격 158만원   사용 진공관 6L6×4, 12AU7×2, 12AX7×2   실효 출력 16W(8Ω, Triode), 35W(8Ω, Ultralinear)   주파수 응답 10Hz-50kHz(-1.5dB)   THD 1%(1kHz)   S/N비 89dB   입력 감도 370mV, 3mV(포노)   입력 임피던스 100㏀, 47㏀(포노)   출력 임피던스 4Ω, 8Ω   크기(WHD) 35×18.5×30cm   무게 13kg

53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11월호 - 532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