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은 국민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산다. 연예인들은 대중이라는 말이 입에 붙었다. 모두 좋은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국민이나 대중을 외면하고서는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스피커에서 만약 국민 스피커, 대중 스피커를 한 기종만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캐나다의 PSB를 선택할 것이다. 그동안 숱하게 이들의 스피커를 들어왔지만 어느 경우든, 어느 앰프와 연결하든 실망감을 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비록 인클로저에 치장을 하지 않아 평범하지만 그만큼 가격이 소탈하다. 때로는 너무 값싸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여기에 고가의 하이엔드 앰프를 몇 차례 물려 본 적이 있고 그럴 때마다 이 스피커의 가능성이라는 데에 심사숙고를 해 본 적도 있다. 대체 이런 가격대의 평범한 스피커에서 이런 소리를 내준다면 고가의 스피커란 과연 무엇인가 말이다.
남의 시선을 중시하는 유교 문화의 경직성 속에서 성장해 온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실용성보다는 체면성 문화가 더 앞서간다. 다행이 라면 문화의 시작으로 그 실용성이라는 것이 상당히 보편화되었지만, 아직도 취미라거나 문화 쪽에 가 보면 멀었다. 비싸야 하고 번쩍여야 한다는 것이 우리네의 일반적인 관념인 것이다.
PSB의 이매진 XB는 PSB 최상급 모델의 직계 제품이나 다름없는 고품위 부품을 다수 채용하고 있으며, 품질의 일관성이라는 점에서 신뢰가 무엇인가를 보여 주고 있기도 하다. 네오디뮴 마그넷을 사용하는 티타늄 돔 트위터를 비롯해, 사출 성형한 점토/세라믹 강화 폴리프로필렌 콘은 낮은 질량, 강성, 댐핑의 향상을 위해 신 설계된 것이며, 평범해 보이지만 인클로저도 탄탄하기 짝이 없다. 또한 감도가 높지 않지만 앰프를 가리지도 않아 소출력 인티앰프로 최상의 매칭이 가능한 독특한 범용성을 지닌 스피커다. 그리고 가슴을 편안하게 해 주는 아름다운 소리, 거기에 해상력과 침투력, 밀도도 적절하다. 진정 캐나다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국민 스피커다.
함께 매칭한 미스트랄의 주먹 만한 앰프 역시 그렇다. 옆 사이즈가 한 뼘이 채 안 된다. 안쪽 길이도 한 뼘 남짓이다. 그런 앙증맞은 사이즈에 소형 진공관 2알이 투입되어 있고, 출력이 25W 나오며, 블루투스 입력까지 대응이 된다. 세계적으로도 가장 스몰 사이즈의 인티앰프라 볼 수 있을 터인데, 기능과 능력, 그리고 파워는 단연코 상위 급이다.
이미 몇 개월 전 한 번 시청을 한 적이 있지만, 이런 작은 앰프에 자그마한 스피커를 연결해 머리맡에 놔두고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는 겨울밤을 생각해 본다. 행복 그것이다. 굳이 이렇고 저렇고를 따질 필요도 없다. 그 복잡다단한 오디오의 학설을 떠올릴 필요도 없다. 음악 듣는 장치는 이렇게 간소한 데서 편안함이 느껴진다. 헤드폰을 끼지 않아도 헤드폰을 듣는 만큼 간편하며 소리는 더 낫다(물론 헤드폰이 주는 장점이 있지만 귀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절대적으로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들어야 한다).
하지만 스몰 사이즈이기 때문에, 헐한 가격 때문에 소리가 이 정도밖에 안 되니 양해해 달라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그런 제품이라면 일찌감치 도태되어 버릴 것이다. 미스트랄 앰프는 그런 면에서도 상당한 충격을 준다. 걸맞은 스피커와 묶기만 한다면, 대 음량으로 쾅쾅 홀을 울리는 그런 맛은 없지만, 정밀하고 섬세하며 밀도감과 음악성이 충분한 소리를 얼마든지 들을 수가 있다. 음악은 소 음량으로 듣는 것이 진짜다. 큰 음량은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듣는 경우가 된다.
수입원 제이원코리아 (02)706-5436
Mistral DT-307B 가격 55만원 구성 하이브리드 진공관 앰프 사용 진공관 6N1×2 실효 출력 25W, 클래스AB 블루투스 지원(Ver.4.0, apt-X) S/N비 85dB 이상 베이스 부스트 +6dB 크기(WHD) 17×13×23mm 무게 7kg
PSB Imagine XB 가격 49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3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5Hz-23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8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9dB/W/m 크기(WHD) 17×30.2×27.1cm 무게 5.6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