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tM sMS-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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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tM sMS-200
  • 월간오디오
  • 승인 2016.10.01 00:00
  • 2016년 10월호 (5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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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오디오와 룬으로 시작하는 재미있는 네트워크 오디오 생활

 

컴퓨터가 없었던 시절 이야기까지는 하지 말자. 컴퓨터가 단지 일을 위해서만 사용되던 시절이 있었다. 이 시절의 컴퓨터는 우리에게 ‘하인’이었다. 우리가 수십 일을 걸려 해야 할 계산을 순식간에 해내고 복잡한 자료를 분석해 주며 그리기 어려운 도면을 정확하게 작성해서 무한대로 복제해 주는 실로 고마운 존재였다. 그때 우리들에게는 컴퓨터 때문에 우리의 삶이 풍족해질 것이라는 소박한 희망이 있었다. 일은 컴퓨터에게 맡겨 놓고 우리는 좀더 많은 여가 시간을 즐기게 될 것이라는 그런 희망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혹시 독자들 중에 컴퓨터 때문에 일이 줄어 행복해지신 분? 오히려 컴퓨터 덕에 더 많은 일을 처리하고 계시지는 않은지. 혹시 컴퓨터 때문에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계시지는 않은지.
지금은 우리가 컴퓨터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시대다. 직장에서 업무뿐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가 컴퓨터와 얽혀 있고, 휴대폰은 말할 것도 없이 TV나 냉장고, 자동차들도 모두 컴퓨터가 되어 간다. 컴퓨터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 컴퓨터와 디지털을 거부하면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도태된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팩트’가 되었다. 그래서 아날로그 시대에 잔뼈가 굵은 나 역시 컴퓨터와 친해지도록 부단히 노력해 왔고, 음악을 듣는 데 있어서도 새로운 도구 -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왔다.
음악을 듣는 데 국한하자면, 컴퓨터는 실로 대단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오래전 LP를 열심히 모을 때 가끔씩 중복되는 LP를 구입하는 경우가 있어서, 독서 카드에 내가 보유한 LP들의 연주자, 음반 이름, 장르 등을 모두 기록하려고 시도했던 적이 있다. 물론 간단한 일이 아니므로 몇 장 써 보지도 못하고 포기했던 기억이다. 그 후 DOS 시절에는 DB 파일을 작성했었는데 이 역시 쉬운 일이 아니어서 늘어나는 음반 수를 쫓아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음악을 제대로 듣는 것은 물론, 음반 재킷 사진을 보는 것도 상상하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수고를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음반을 리핑하면 인터넷을 통해서 음반 사진이나 정보를 자동으로 가져올 수 있고, 음반이나 연주자별로 정렬도 해 주고 원하는 곡들만을 발췌해서 들을 수도 있다. 2000년대 말엽에 컴퓨터에 음반들을 리핑하기 시작하면서 느낀 것은 편리함을 넘어선 ‘통쾌함’이었다. 음반 랙 앞에서 서성일 필요도 없이 클릭 몇 번으로 다양한 연주자들의 개성을 비교하며 들을 수 있다니! 어쩔 수 없이 컴퓨터와 친해지려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에 의존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겼던 것이다.

이제는 더욱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인터넷에 의한 풍족한 정보의 세상이 열린 것이다. 아마도 음악 애호가라면 ‘allmusic.com’이라는 사이트를 많이 알고 계실 것이다. 팝이나 재즈, 클래식을 총괄하며 아티스트, 음반에 대해 실로 방대한 자료를 제공하는 사이트다. 예컨대 어느 아티스트를 검색하면, 그의 바이오그래피와 디스코그래피는 물론이고, 그가 어떤 아티스트들에게서 영향을 받고 영향을 주었는지, 또는 비슷한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은 누가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보여 준다. 그래서 ‘allmusic.com’에 한 번 들어가면 이 아티스트 저 아티스트, 이 음반 저 음반을 클릭하느라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들다.
그런데 룬(Roon)이라는, 썩 좋은 음악 재생 프로그램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그들의 홈페이지에 구경 가서 비싼 가격에 먼저 놀랐는데, 더 놀랄 일은 따로 있었다. 룬은 내가 갖고 있는 음반들에 대해 ‘allmusic.com’의 정보를 고스란히 보여 준다. 게다가 뮤직 서버 역할과 컨트롤 포인트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는 - 내가 열렬히 기대하고 있었던 - ‘만능’ 소프트웨어였던 것이다. 아이튠즈는 FLAC을 지원하지 않고, 대부분의 음원 재생 소프트웨어들이 DSD를 지원하지 못하는데 비해, 룬은 APE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포맷에 대응하며, 오디오·음악 마니아를 위한 제품답게 음질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무엇보다 사용하기 쉬운 점이 기쁘다. 폴더를 지정해 놓고 음원 파일을 옮기기만 하면 그 음반이 어떤 음반인지를 분석한 후 ‘allmusic.com’에서 연주자와 음반에 관한 정보를 모두 읽어 온다. 오리지널 음원 파일은 절대로 수정하지 않고, 애호가가 작정한 태그 정보와 룬 데이터베이스의 태그 정보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므로 애써서 태그 정리를 했던 애호가들이 걱정할 일도 없다. 음반 재킷 사진은 애호가가 원래 갖고 있던 것과 룬에서 제공하는 것 중에 해상도가 좋은 것을 골라 보여 주는 친절함까지 갖고 있다. 특히 그동안 모아 온 음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룬의 능력은 빛을 발하는데, 애호가들은 지금까지 모아 온 음원으로 자신만의 ‘allmusic.com’을 구성한다고 생각하면 꼭 맞는다.
물론 음원의 수가 적은 애호가들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타이달(Tidal)은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와 달리 무손실 음원을 스트리밍해 주는 사이트인데, 타이달에 가입하면(유료), 룬이 이를 관리하면서 성능이 극대화된다. ‘allmusic.com’에 있는 거의 모든 음원을 무손실로 즐기면서 방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즐겁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내가 왜 그토록 음반을 열심히 모았는지, 왜 그렇게 음원의 태그 정리에 시간을 허비했는지 허탈할 정도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룬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 이유는 솜오디오의 신제품 sMS-200이 범용 네트워크 플레이어면서 국내에서 최초로 ‘Roon Ready’ 인증을 받은 제품이기 때문이다(그래서 sMS-200을 구입하면 룬을 50% 할인받을 수 있다). 룬에서는 음원을 재생(전송)할 때 음질과 호환성, 그리고 음원 포맷과 상관없는 안정적인 전송을 위해 RAAT(Roon Advanced Audio Transport)라는 기술을 적용했는데, 하드웨어 제작사에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오픈했고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에 대해 ‘Roon Ready’ 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로는 우리의 솜오디오를 포함해 dCS나 EMM 랩스, 루민이나 에어, 벨칸토나 마이트너, 브라이스턴이나 PS 오디오와 같은 다수의 유명 메이커들이 ‘Roon Ready’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sMS-200은 앙증맞은 작은 몸체에 꼭 필요한 기능만을 담은 당찬 제품이다. 대부분의 입문용 네트워크 플레이어들이 타사에서 제작된 기성품 보드를 사용하는데 비해, 그간 축적된 솜오디오의 디지털 미디어 기술을 십분 활용해 고음질 보드를 새로 개발함으로써 안정된 성능과 최고의 음질을 동시에 추구했다. 이런 노력은 올해 뉴포트 T.H.E.(The Home Entertainment) 쇼에 참가해 혁신상(Richard Beers Innovation Award)을 수상하는 계기가 되었다.
입력은 이더넷(랜) 하나, USB 호스트 두 개. 출력은 솜오디오에서 자랑하는 고음질 USB 출력이 하나 장착되어 있다.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기능 외에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를 연결하는 것을 제외하면 불필요한 일체의 기능이 생략된 음질 중심의 기기다. 룬 외에도 범용 앱을 사용하여 테스트해 본 바, DLNA 접속도 안정적이고 소리도 만족스러웠다. 로지텍의 스퀴즈라이트나 스트리밍 음악을 MPD로 재생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컴퓨터로 음악을 듣는 대부분의 애호가들은 아마도 컴퓨터와 D/A 컨버터를 직결해서 음악을 듣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애호가들이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도입했을 때 따라오는 복잡한 설정 - 예컨대 서버 프로그램이나 랜 설정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분들도 룬을 한 번 써 보시기를 강력하게 권한다(룬 홈페이지에서 2주일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룬과 sMS-200은 클릭 몇 번으로 정말 간단하게 연결된다. ‘Roon Ready’ 인증을 받은 만큼, 룬의 장점을 살리면서 호환성이 극대화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후에는 이 방 저 방에 흩어져 있는 컴퓨터들이 오디오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 참으로 재미있는 세상이 열릴 것이다.

문의 헤르만오디오 (010)4857-4371
네트워크 지원
지원 PCM 32비트/384kHz, DSD 64/128/256
USB 포트 USB 2.0×2, 하이엔드 오디오 그레이드 USB×1
크기(WHD) 10.6×4.8×15.2cm
무게 1.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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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10월호 - 5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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