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noy Stirling 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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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noy Stirling HE
  • 김기인
  • 승인 2016.09.01 00:00
  • 2016년 9월호 (53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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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대표하는 스피커하면 단연 탄노이다. 탄노이는 초기 배터리 회사로 시작해, 선박용 무적 시스템(바다에 안개가 껴서 등대가 그 역할을 못하면 대신 소리를 내서 선박을 항구로 유도하는 일종의 음대 타워 스피커 시스템), 그리고 전시에는 군·경찰용 확성기 시스템 등을 개발했고, 그들만의 앰프와 마이크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30여 년 전만 해도 앰프, 튜너 등 TR 전자 제품(레스 테크 시리즈)까지 생산했지만 점차 중단되고, 스피커 단일 품목 생산 업체로 자리를 굳혔다.
탄노이 스피커 하면 떠올리는 것은 소위 1947년도 모니터 블랙(오리지널 모니터가 원래 이름)으로부터 1953년도 모니터 실버, 1957년도 모니터 레드, 1967년도 모니터 골드로 통하는 일련의 알니코 듀얼 콘센트릭(2중 동축형) 유닛의 명성이다. 이들 유닛들은 당시 초고가 스피커 유닛으로, 탄노이가 개발한 오리지널 인클로저에 수납해 판매하기도 했지만, 유닛 단품으로도 판매된 명품 스피커였다. 결국 유닛 수보다 오리지널 인클로저가 귀해 오리지널 오토그라프의 경우 억대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당시 탄노이는 영국 EMI 그룹이나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모니터용으로 사용되었고, 캔터베리나 코너 요크 등은 실제 데카 사에서 사용했다는 역사적 자료도 남아 있다. 어떻든 그 유려하고 장엄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스테이징과 현장감이 현재까지 가장 실연주장에 가까운 ‘Life Like Sound’라는 칭찬을 평론가들로부터 듣고 있다.

대부분 탄노이 스피커의 명성은 대형 플로어 시스템형 풀 혼 스피커로부터 얻어졌는데, 유명한 오토그라프(15인치 코너 폴딩 혼 오토그라프 및 미국제의 사각형 폴딩 혼 스탠더드 ? Standard 오토그라프와 튜도르 - Tudor 오토그라프가 있다)와 G.R.F.(15인치 코너 폴딩 혼 G.R.F.와 미제 사각 G.R.F. 및 윈저 G.R.F.가 있다)가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폴딩 혼 구조의 탄노이 오리지널 스피커는 탄노이 듀얼 콘센트릭 유닛과 접목되어 혼 특유의 깊은 울림과 사실감을 제공하는데, 인클로저의 값이 당시에도 초고가이고 부피도 크고 무거워 현재까지 남아 있는 인클로저는 세계적으로 몇 안 된다. 또한 이런 스피커는 넓은 장소의 코너에 설치해서 실내 내부 구조를 연장 혼으로 사용하는 독특한 구조여서 한국 실정에는 특히 맞지가 않고, 오히려 약간 중·소형의 12인치 또는 10인치 유닛이 장착된 플로어 타입이 더 좋은 소리를 내 주는 경우도 많다. 물론 오리지널 인클로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얘기다. 구형 탄노이의 경우 유닛보다는 인클로저가 더 중요해 좋은 유닛보다는 오리지널 인클로저에 선호도가 집중된다.

이렇게 보면 빈티지 시스템의 명맥을 최근 현대 스피커까지 유지하고 있는 회사가 또 탄노이라 볼 수 있다. 오토그라프의 현대 대치형은 웨스트민스터이며, 당시 G.R.F.는 그대로 G.R.F.로, 또 ⅢLZ는 스털링이라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당시 빈티지 모델 캔터베리도 현대에 와서 동일하게 캔터베리로 재현하는 등 구형 시스템 모델에 각별한 애착이 있는 곳이 탄노이 사라 볼 수 있다. 물론 자기 회로와 콘지, 네트워크, 인클로저 재질과 구조가 바뀌어 소리는 다르다.
특히 필자의 판단으로는 현대 탄노이 스피커의 경우 대구경보다는 소구경 스피커가 정위감이나 음 밀도 등에서 앞선다고 판단하는데, 10인치 듀얼 콘센트릭을 수납한 스털링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스털링은 스테디셀러 모델로 초기 싱글 마그넷 10인치 듀얼 콘센트릭으로부터 최근 10인치 듀얼 마그넷 하드 에지 듀얼 콘센트릭 유닛까지 다양한 변형 모델이 산재되어 있다. 스털링의 변형 모델은 오리지널 스털링 → 네트워크를 하드 와이어링한 스털링 HW → 듀얼 마그넷에 튤립 웨이브 가이드 센터 캡 및 고역 에너지·고역 롤 오프 단자를 추가한 스털링 TW → 전체 스피커 높이를 키우고 에지를 하드 에지로 교환한 후 인클로저 재질을 자작나무로 교체한 스털링 HE → 내부 중·고역 냉각 개선 플로이드 댐퍼 및 네트워크 개선의 스털링 Prestige → 스페셜 에디션 버전 스털링 Prestige SE → 최근의 콘지 개선 및 네트워크를 재개선한 스털링 GR(Gold Reference)까지 계속 이어져 왔다.

그중에서도 필자의 관심 제품이 바로 HE 모델인데, 이때부터 탄노이 스피커의 고질 문제인 에지가 변형되지 않는 천 합성 물질, 즉 하드 에지로 바뀌고, 스피커의 키도 스탠드 없이 직접 세팅 가능하도록 높아졌을 뿐 아니라 사운드 자체도 구형 레드의 픽스드 에지처럼 변형되는 등 원래로 돌아가려는 많은 시도가 행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들어 보면 특히 피아노에서 울림이 단호해졌고, 세팅했을 때 높이도 귀 높이에 적정해 자연스러운 스테이징을 형성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바이와이어링이 가능하고, 특이한 것은 단자 옆에 별도의 그라운드 단자가 마련되어 파워 앰프와 연결시키면 중·고역의 해상력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과하지 않고 모자라지 않는 한국형 탄노이 스피커로,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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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9월호 - 5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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