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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yin A-55TP SE·A-50TP·A-50TP 6L6
세 가지의 거대한 성찬, 행복한 고민
글 이종학(Johnny Lee) 2016-08-01 |   지면 발행 ( 2016년 8월호 - 전체 보기 )




편집부의 연락을 받고 미리 준비는 했지만, 막상 세 대의 케인 제품을 보자 숨이 탁 막혔다. 진공관 앰프 메이커로서 케인이 갖고 있는 국내의 높은 인기와 더불어 가장 주목받는 세 개의 모델을 한 자리에서 비교 청취하라니, 당연히 부담이 가지 않겠는가?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비교의 기회가 아직까지 없었으므로, 대체 어떤 모델을 사야하는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이런 자리가 필요하기는 했다. 이번 기회에 속 시원하게 세 모델의 특징을 소개해볼까 한다.
참고로 모델명을 보면, A-50TP가 둘이고, A-55TP SE가 하나다. 여기서 A-50TP는 EL34와 6L6 버전으로 구분된다. 거기에 55TP는 KT88을 채용했다. 실은 6L6, EL34, 그리고 KT88을 한 자리에서 들어볼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그러므로 시청 전에 세 출력관의 역사에 대해 잠깐 알아볼 필요가 있다.
흔히 5극관을 말할 때, 그 시초가 되는 것은 6L6이다. 때는 1935년, 3극관이 한참 유행하던 무렵 영국의 엔지니어 J. 오웬 해리스가 크리티컬 디스턴스(Critical Distance)라는 이론을 창안하게 된다. 즉, 더 효율적인 출력 증가를 위한 5극관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이것에 착안해서 이듬해 RCA 개발의 6L6이 나오게 된다. 이것은 푸시풀로 설계 시 30W가 너끈히 나오는 사양이다. 덕분에 이 모델을 시초로 이후 더 작은 6V6이 나오는가 하면, 더 큰 KT 계열도 생산된 것이다. 첫 시청은 이 6L6을 듣는 것으로 했다.
이어서 EL34. 이것은 비교적 늦은 시기인 1953년에 만들어졌다. 멀라드가 개발하고, 필립스가 특허 출원한 제품이다. 오늘날 푸시풀 방식으로 꾸민 EL34는 대략 35W 정도를 내지만, 실제로는 90W까지도 가능하다. 왜곡율이나 안정성 등을 감안해서 35W로 꾸민 것이다. 미국에서는 6CA7이라고 부르고, 러시아에선 6P27S라고 부른다. 워낙 인기가 좋아 슈광, 스베틀라나, 소브텍, 텅솔 등 많은 회사에서도 지금 만들고 있다. 이 모델을 두 번째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것이 바로 KT88. 아마 5극관 중에 가장 인기 있지 않을까 싶다. 미국에선 6550이라는 대체관이 있고, 전설적인 골드 라이언과 텅솔 외에 현재 슈광, JJ 일렉트로닉스, 뉴 센서 오퍼레이션 등 많은 회사에서 생산중이다. 최초 개발은 1956년으로, GEC에서 KT66의 방계로 제작되었다. 세 개의 관 중 가장 늦게 만들어졌지만, 인기는 가장 높다 하겠다. 푸시풀로 제작할 경우, 무려 100W도 가능한 모델이기도 하다.
자, 이렇게 세 개의 제품을 준비한 가운데, 스피커는 와피데일의 Reva-4를 준비했고, 소스기는 TDL 어쿠스틱스의 TDL-18CD로 했다. 이런 동일한 조건 속에 각각 볼륨을 조정해서 일정한 레벨로 맞췄고, 다음과 같은 트랙을 쭉 들었다. 그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말러 <교향곡 2번 1악장> 정명훈 지휘
2 게이코 리
3 레드 제플린

우선 6L6부터 보자. 사실 주변에 6L6을 사용하는 앰프가 드물기 때문에, 그 희소성이라는 점에서 궁금할 것이다. 관의 크기도 작고, 존재감도 약하지만, 직접 들어보니 매우 가능성이 높다고 느꼈다. 우선 1을 들어본다. 매우 단정하고, 정교치밀하다. 음에 불확실한 부분이 일체 없고, 군더더기도 없다. 하이엔드 제품을 들을 때의 미덕을 여기서도 발견할 수 있다. 다만, 중립적인 음색이 너무 정직하다고나 할까? 이 부분에서 사용자의 솜씨가 필요하다.
2를 들어보면, 게이코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이 잘 살아 있고, 다소 젊어진 느낌이랄까,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베이스 라인은 꽉 조여서 그 흐름이 명료하고, 드럼의 펀치력도 괜찮다. 중간에 나오는 트럼펫 솔로의 박력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어서 3을 들어보면, 록의 재현에 있어서 본 기는 매우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봐도 좋다. 레드 제플린 특유의 야성과 에너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특히, 플랜트의 보컬은 일체 가식 없이 샤우트하고, 이쪽으로 기백이 잘 전달이 된다. 진공관 특유의 포실하고, 온화한 음이 아닌, 음성 정보에 충실하고, 일체 군더더기가 없는 묘사는 6L6의 가능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다. 잘만 만지면 가격 대비 높은 만족도를 얻을 것 같다.
이어서 EL34로 넘어가보자. 6L6이 아주 정직한 앰프라면, EL34는 약간 거짓말을 하지만, 그게 애교로 받아줄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이라고 할까? 이것을 굳이 착색이니 컬러레이션이니 표현하고 싶지 않다. 음을 다소간 포실하게 감싸면서, 매혹적인 음색으로 유혹한다. 특히 클래식과 보컬의 표현력은 발군이다.
우선 1을 들어보면, 6L6에 비해 살집이 좀 붙으면서, 리드미컬하게 전개시킨다. 이 부분에서 꽤 노련미가 느껴진다. 특히, 현악군의 관능적이면서 애절한 음색은 듣는 쪽을 거의 무방비로 만든다. 투티 시의 폭발도 일품.
이어서 2를 들으면, 게이코의 여성적인 면모가 잘 배어 있다. 즉, 여류 가수 특유의 서정성과 아름다움이 잘 살아 있다. 이 부분에서 귀에 쏙 들어온다고나 할까? 단, 6L6보다 베이스가 약간 무른 경향이 있고, 타격감도 좀 부드럽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온화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매력적이다.
3을 들어보면, 같은 록이라도 6L6과 딴판이다. 약간 고상하고, 달콤하다고나 할까? 야성보다는 지성? 아무튼 보컬도 조금은 달콤하고, 기타 솔로조차 거칠지 않다. 그러나 이런 엘레강스한 느낌의 록도 나쁘지 않다. 6L6이 리얼리즘 계열이라면, 확실히 EL34는 로맨티시즘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KT88. 이른바 진공관의 왕으로 불리는 만큼, 역시 그 퍼포먼스가 놀랍기만 하다. 말하자면 스피커를 강력하게 움켜쥐고 흔든다고 할까? 이 무시무시한 에너지는 KT88이 아니면 안 된다. 감도가 낮거나, 구동이 힘든 스피커에겐 즉효약이나 마찬가지. 왜 세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가, 이렇게 비교해서 들어보니 실감이 났다.


우선 1을 들어보자. 말러가 말러답다고 할까? 스테이지가 넓고, 스케일 또한 대단하다. 에너지가 넘치는 악기군의 움직임에서 뭔가 듣는 이를 압도하는 박력이 있다. 음은 결국 에너지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또 대편성이지만 분해능도 좋아서, 개개 악기들이 세밀히 구분이 된다. 약간 남성적인 성격의 음색에 대해선 호 불호가 가릴 수 있겠다.
이어서 2를 들으면, 빼어난 다이내믹스에 활달한 리듬 섹션, 이쪽으로 확실하게 다가오는 트럼펫 등, 재즈 특유의 개성과 맛이 제대로 전달된다. 재즈만 놓고 본다면, 본 기의 퍼포먼스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단, 보컬의 경우, 약간 여성적인 매력이 감소하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 뭐, 세상에 완벽한 진공관은 아직 없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3을 들어보면, 일단 음 자체가 두툼하면서 공격적이다. 록의 에센스나 스피릿을 말한다면, 본 기의 재생은 특출한 데가 있다. 바닥을 두드리는 킥 드럼의 펀치력이라던가, 디스토션을 건 일렉 기타의 거친 맛, 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샤우트하는 보컬의 기백 등, 여러 면에서 만족스럽다. 록과 재즈를 메인으로 하는 내게 이 KT88의 존재는 각별하다.
사실 이 세 개의 모델은 서로 우열을 가르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서로 성격과 개성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중국집에 갔다고 치자. 짜장면, 짬뽕, 거기에 울면이 있다. 과연 뭐가 더 나을까? 독일산 승용차 중에 벤츠, BMW, 아우디 중 뭐가 더 좋을까?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중에 어느 나라가 관광할 때 더 매력적일까? 돼지고기 중 목살, 삼겹살, 갈비 중 뭐가 더 맛있을까?
한 마디로 애호가 취향 따라, 당시의 상황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지, 결코 뭐가 더 낫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아무튼 세 개의 멋진 메인 코스를 두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개인적으로 무척 즐겁기만 했다. 자, 과연 나라면 뭘 택할 것인가? 정말 어렵다. 여러분도 아마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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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50TP 6L6
가격 158만원   사용 진공관 6L6×4, 12AU7×2, 12AX7×2   실효 출력  35W(8Ω, 울트라리니어), 16W(8Ω, 트라이오드)   주파수 응답 10Hz-50kHz(-1.5dB)   THD 1%(1kHz)




A-50TP
가격 148만원 사용 진공관 EL34×4, 12AU7×2, 12AX7×2 실효 출력 35W(8Ω, 울트라리니어), 16W(8Ω, 트라이오드) 주파수 응답 10Hz-50kHz(-1.5dB) THD 1%(1kHz) S/N비 89dB 입력 감도 370mV, 3mV(포노) 입력 임피던스 100㏀, 47㏀(포노) 출력 임피던스 4Ω, 8Ω 크기(WHD) 35×18.5×30cm 무게 13kg


A-55TP SE
가격 178만원 사용 진공관 KT88×4, 12AX7×2, 12AU7×2 실효 출력 40W(8Ω, 울트라리니어), 20W(8Ω, 트라이오드) 주파수 응답 8Hz-50kHz(-1.5dB) THD 1%(1kHz) S/N비 90dB 입력 감도 300mV, 3mV(포노) 입력 임피던스 100㏀, 47㏀(포노) 출력 임피던스 4Ω, 8Ω 크기(WHD) 35×18.5×30cm 무게 13kg

 

<Monthly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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