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ndor SP100R2 Vin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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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ndor SP100R2 Vintage
  • 장현태
  • 승인 2016.07.01 00:00
  • 2016년 7월호 (52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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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더를 기억할 수밖에 없는 진정한 매력의 무대

그녀의 윤기 넘치는 목소리는 스피커 중앙에 공간을 가득 채워주고 감미롭게 다가왔다.
SP100R2의 모니터 성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는데, 반주로 연주되는 어쿠스틱 기타 선율의 뛰어난 디테일과 자연스러운 보컬이 어우러져 곡에 쉽게 몰입되도록 해 주었다.

리뷰를 하면 할수록 제품의 매력에 이끌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스피커는 브리티시 브랜드의 제품에서 자주 경험하게 된다. 스펜더 역시 클래식 시리즈의 특별한 빈티지 버전의 제품이 바로 이런 매력이 잠재된 대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필자가 이렇게 서두를 시작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SP200을 시작으로, 이번 SP100R2까지 리뷰함으로써 스펜더의 클래식 시리즈의 전체 제품을 모두 리뷰하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완성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지휘자가 특정 작곡가의 교향곡 전곡 사이클 연주를 마친 것과 같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도라 생각된다.
그동안 클래식 시리즈의 만남을 통해 확고한 스펜더의 이미지가 생겼다. 정말 안정적이고, 중립성이 보장된 모니터 사운드라는 점이다. 그만큼 브리티시의 전통성을 잘 보전하고, 골격을 잘 갖춘 견고한 중역대의 표현력이라는 점이 매력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영국 BBC 방송국의 모니터 스피커의 대명사로 알려진 스펜더에 대해서는 몇 번의 리뷰를 통해 역사를 소개했던 적이 있는데, 이들의 역사는 꽤 중요하니만큼 다시 언급하기로 한다.
1960년대에 BBC 연구소가 기존의 페이퍼 콘을 플라스틱 콘으로 변경·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이때 활약한 것이 스펜서 휴즈이다. 스펜서 휴즈와 아내 도로시의 이름을 합성하여 만든 브랜드명을 사용한 스펜더는 1971년에 설립된다. 휴즈를 중심으로 방송용 모니터 브랜드로 이슈를 이끌었고, 1970년대에 테리 마일즈가 엔지니어로 동참한 뒤, BC1, BC3이라는 명작 스피커를 통해 본격적으로 BBC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 제조사로 명성을 높였다. 특히, 동사의 클래식 라인업인 SP 시리즈는 전통적인 BBC 모니터의 계보를 잇는 중요한 시리즈이다. 특히, 이번 리뷰에서 소개하는 SP100R2는 BC3, S100, S100P, SP100와 SP100R을 거쳐 왔는데, 과거 명기의 명성을 이어주는 의미와 함께 스펜더 모델 중 가장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자리 잡은 스피커이기에 더욱 관심이 간다.

이제 본격적으로 SP100R2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잘 다듬어진 사운드다. 특히, 클래식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모니터적인 성향이 돋보이는 모델로 손꼽힌다. 이번 하이엔드 인티앰프 특집 시청에서도 유감없이 모니터 스피커로 활용하기도 했다.
적용된 드라이버들을 살펴보자. 먼저 트위터는 22mm 사이즈의 와이드 서라운드 타입을 적용한 소프트 돔 방식이다. 노르웨이의 시어스 특주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클래식 시리즈 전체에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트위터이다. 과거 구형 트위터에 비해 더욱 빠른 반응을 유도하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고 확장성이 뛰어난 매끄러운 고역 재생이 가능해졌다. 참고로 SP1/2R2에서는 슈퍼 트위터로 채용되기도 한다. 다음으로 SP100R2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18cm 미드레인지이다. 투명 타입의 EP38 폴리머 콘을 채용하였고, 페이즈 플러그가 적용되었으며, 프레임은 마그네슘 알로이 재질의 다이캐스팅으로 견고히 제작되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R2의 의미는 2번째 리비전을 의미하고 있으며, 이는 새롭게 개발한 폴리머 콘을 적용한 것을 내포하고 있다. 저역을 담당하는 우퍼는 30cm 크기이며, 스펜더가 자랑하는 가벼운 중량으로 특수 제작된 벡스트린 콘을 사용했다. 역시 빠른 반응과 손쉬운 핸들링을 주도하는 유닛이다.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우퍼와 미드레인지는 550Hz, 미드레인지와 트위터는 5kHz로 세팅되어 있어, 미드레인지의 역할이 돋보인다. 재생주파수 범위는 45Hz에서 20kHz로 표준 모니터 특성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부분은 클래식 시리즈의 빈티지 버전만이 제공해 주는 고풍스럽고 기품이 느껴지는 고급스런 전면 그릴 디자인이다. 클래식 시리즈의 전통을 잘 보여주는 캐비닛과 빈티지 스타일의 전면 그릴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귀와 눈을 동시에 즐겁게 만든다.

첫 곡은 캐롤 키드의 목소리로 ‘Moon River’를 선곡해 보았다. 그녀의 윤기 넘치는 목소리는 스피커 중앙의 공간을 가득 채워주고 감미롭게 다가왔다. SP100R2의 모니터 성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는데, 반주로 연주되는 어쿠스틱 기타 선율의 뛰어난 디테일과 자연스러운 보컬이 어우러져 곡에 쉽게 몰입되도록 해 주었다.
두 번째 곡은 브람스 첼로 소나타 1번 e단조 op.38 중 1악장을 로스트로포비치의 첼로와 루돌프 제르킨의 피아노로 들어 보았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단 두 개의 악기로 연주되는 소나타이지만, 첼로와 피아노의 사운드가 절제력과 뛰어난 완급 조절을 통해 다채로운 음장감으로 전개된 것이다. 저역의 불필요한 통 울림 없이 정확한 첼로의 울림이 전달됨으로써 전체적인 밸런스는 정갈하며, 녹음 환경의 무대가 잘 드러났다.
대편성곡으로 하이든의 천지창조 중 서곡을 르네 야콥스가 지휘하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특히, 이 앨범은 오케스트라 각 파트의 포지션과 역할을 분명히 판단할 수 있는 오디오파일적인 요소가 강한데, SP100R2은 마치 이를 이해라도 한 듯 금관과 현악기로 이어지는 연속성과 혼의 정확한 표현력, 목관의 디테일 등 어느 악기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정확한 질감으로 표현했다. 종주부로 갈수록 웅장함과 응집력도 좋으며, 뒤 배경이 깨끗하고 스테이지를 잘 드러내는 하이엔드 기질을 지녔다. 대편성에서의 뛰어난 분해력을 분명히 표현해 준 것이다.
전체적인 사운드를 요약해 보자. 스펜더의 컬러가 잘 반영된 단정하고 투명도 있는 사운드를 기반으로 대역 밸런스가 돋보이는 모니터 성향이 인상적이었다. 이는 왜 SP100R2가 꾸준히 명기로 분류되는지를 일깨워주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서두에 언급했듯이 클래식 시리즈 전체 모델을 리뷰하면서 스펜더의 매력을 재확인하게 되었던 중요한 계기였다. 특히, 스펜더의 SP100R2는 클래식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주인공으로, 기억에 남는 모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수입원 에스엠더블유 (070)7579-7253
가격 1,380만원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30cm 벡스트린 콘, 미드레인지 18cm, 트위터 2.2cm    재생주파수대역 45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550Hz, 5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9dB/W/m   파워 핸들링 200W  
크기(WHD) 37×70×43cm    무게 36kg   협찬 AV타임 (02)701-3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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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7월호 - 5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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