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를 거니 상당히 싱싱하고, 해상력이 더 출중한 음으로 바뀐다.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바이올린의 경우, 군더더기가 일체 없이 날렵하고 또 애절하며, 오케스트라의 여러 악기들도 또렷이 구분이 된다.
마치 양질의 케이블을 투입했을 때의 효과에 준해서 정말로 놀랐다.
이른바 데스크 마이크라는 물건이 있다. 옛날 영화를 보면 가끔 발견되는데, 탁자 위에 올려놓고 마이크를 통해 회의를 하거나 방송을 하는 식의 모델이다. 탄노이도 예전에 이런 제품을 만든 적이 있는 바, 본 기의 디자인 콘셉트는 바로 여기에 기원하고 있다. 역시 오랜 역사를 지닌 메이커인 만큼, 디자인도 발상이 다르다. 그래서 본 기는 슈퍼 트위터라는 이색적인 기능을 갖고 있지만, 왠지 친근하게 느껴진다.
본 기의 구성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본체인 드라이버가 담긴 부분과 이를 받치는 플린스로 구분되는 것이다. 드라이버를 보면, 전면에 쇠로 된 망을 쳐서 외부의 접근을 차단한 점이 돋보인다. 워낙 민감한 진동판인 만큼, 실수로 손을 대는 것을 사전에 막은 것이다.
진동판의 구경은 1인치, 25mm로, 재질은 마그네슘 알로이 계통을 썼다. 일종의 돔 형태로 제조되었다. 두께는 매우 얇아서 고작 44미크론밖에 하지 않는다. 통상의 트위터보다 더 높은 주파수 대역을 커버하기 때문에, 상당히 하이테크한 기술력이 투입되었다고 해도 좋다. 말하자면 전통과 첨단의 공존. 테크놀로지와 히스토리의 행복한 랑데부가 바로 본 기인 셈이다.
참고로 탄노이엔 두 종의 슈퍼 트위터가 있다. 하나는 이번에 모니터한 골드 레퍼런스 슈퍼 트위터이고, 또 하나는 ST-300Mg다. 전자가 동사를 대표하는 프리스티지 GR 시리즈에 최적화되었다면, 후자는 다양한 스피커에 대응하는 일종의 유니버설 타입이다. 그러나 본 기를 다른 제품에 써도 그 효과는 여전하니, 굳이 탄노이 계열만 고집할 필요는 없으리라. 단, 이미 프리스티지 GR 시리즈를 구입한 분이라면, 본 기의 선택은 필수라 해도 좋겠다.
여기서 본 기를 투입했을 때의 효과를 보자. 하나는 페이즈 에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즉, 위상에 있어서 어긋남이 많이 억제된다는 뜻이다. 또 하나는 과도 특성이 좋아진다는 점. 이를 통해 전체적인 톤의 통일성이 확보되고, 사운드 스테이지가 더 넓어지며, 마이크로-디테일이 살아난다고 한다. 이것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사실 요즘의 오디오는 정말로 민감하기 짝이 없어서, 케이블은 물론 랙이나 여러 액세서리에 즉각 반응한다. 하이엔드로 올라갈수록, 무서운 미러링을 보여주고 있다. 본 기 역시 일단 듣고 나면 절대로 물릴 수 없는 내용을 갖고 있다. 정말로 오디오라는 취미는 그 끝을 알 수 없구나 새삼 탄복하게 된다.
한편 본 기는 두 개의 조정부가 제공된다. 하나는 매칭 스피커의 감도와 일치시키는 것이다. 그 결과 89dB로부터 90.5dB, 92dB, 93.5dB, 그리고 95dB에 이르는 다섯 개의 선택지가 제공된다. 그야말로 대부분의 스피커에 연결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한 것이다. 또 하나는 크로스오버 포인트와 관련되어 있다. 즉, 매칭되는 스피커의 고역부를 어느 선에서 자를 것이냐다. 총 세 개의 옵션이 제공되는 바, 14kHz, 16kHz 그리고 18kHz가 각각 제공된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비엔나 어쿠스틱스의 리스트, 앰프는 콘래드 존슨의 ET3SE 프리와 클래식 60 SA 파워를 사용했다. 정말 무서우리만치 본 기의 개입 여부에 따라 음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첫 곡으로 이자크 펄만의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는다. 처음에는 본 기를 투입하지 않고 들었는데, 그 때 느낌도 무척 좋았다. 그러나 본 기를 거니 상당히 싱싱하고, 해상력이 더 출중한 음으로 바뀐다.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바이올린의 경우, 군더더기가 일체 없이 날렵하고 또 애절하며, 오케스트라의 여러 악기들도 또렷이 구분이 된다. 마치 양질의 케이블을 투입했을 때의 효과에 준해서 정말로 놀랐다.
이어서 마들렌느 페이루의 ‘Dance Me to The End of Love’. 이 곡 역시 놀라운 변화를 보여준다. 다채로운 악기군이 더 정리 정돈이 잘 되고, 그 음색이나 뉘앙스가 더 풍부해진다. 보컬로 말하면, 약간 슬림하면서 더 처연한 느낌이 강화된다. 그녀가 지향하는 다분히 노스탤직한 분위기가 더 살아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럽고, 단정해지는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레드 제플린의 ‘Ramble On’. 약간 거칠고 야성적인 맛이 일품인 곡인데, 본 기를 걸자, 더 하이엔드 지향의 재생이 되었다고나 할까? 이를테면 어쿠스틱 기타를 스트로크할 때, 그 결이나 손의 움직임이 더 잘 포착이 되고, 보컬의 경우 다양한 기교와 에너지가 더 디테일하게 묘사된다. 그러면서 저역의 펀치력이나 고역의 개방감도 일체 훼손되지 않는다. 한 마디로, 마법의 작은 상자다. 만일 대역이 더 넓은 LP나 고음질 파일을 건다면, 본 기의 효과는 더욱 드라마틱하게 다가올 것이라 확신한다. 탄노이 팬들이 바빠지게 생겼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550만원 사용 유닛 2.5cm 크로스오버 주파수 14kHz, 16kHz, 18kHz
레벨 조정 89dB, 90.5dB, 92dB, 93.5dB, 95dB 임피던스 8Ω 최대 감도 95dB/2.83V/m 파워 핸들링 175W 권장 앰프 출력 350W 이상 크기(WHD) 14.6×13×20.6c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