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O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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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O Live
  • 신우진
  • 승인 2016.07.01 00:00
  • 2016년 7월호 (52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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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파일들이 희열을 경험할 수 있는 고음질 음반

워낙 강력한 히트곡인 피아노 협주곡 때문인지 라흐마니노프의 성가곡이 왠지 낯설다. 자주 녹음되지는 않았지만 라흐마니노프의 정교 음악인 철야 기도는 잊을 만하면 몇 년에 한 번 걸작들이 나오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LSO의 성가대가 이 곡을 녹음했다. 어려운 성가곡은 아닌데, 이쪽 장르 자체가 반주도 없이 진행되다보니 대중적인 레이블보다는 주로 녹음 실력이 받쳐 주는, 다시 말해 오디오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레이블에서 주로 출반이 된다. 꾸준히 고음질로 뛰어난 녹음 상태를 보인 LSO 음반이기에, 또한 SACD로 녹음되어 기대를 했는데, 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는다.
별로 변한 게 없어 보이는 녹음 기술이지만, 이 음반에서는 이전에 나온 어떤 음반들보다 정교하고 정밀한 느낌으로 무대를 그려낸다. 물론 런던 심포니 코러스의 실력도 뛰어나지만 한 명 한 명의 목소리가 정밀하게 묘사되는 이 음반은 본지 독자가 좋아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반주도 없이 단순한 멜로디의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지루한 음악을 오디오 마니아라면 희열을 느끼면서 들어 볼 수 있을 듯하다. 좌우로 넓은 무대는 물론 독창과 코러스가 겹치는 부분의 앞뒤로 느껴지는 깊이감은 멋진 무대를 눈앞에 펼쳐 놓게 만든다. 갑자기 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듯 쾌감을 느끼게 하는 음반이다.
좀더 가볍고 다이내믹한 것을 좋아하는 오디오 마니아라면 스티브 라이히의 이 음반을 아주 좋아할 것이다. 현대의 미니멀리즘 작곡가의 곡이라 좀처럼 자주 들을 기회는 없을 것이지만, 취향에 맞는다면 어렵더라도 꼭 구해 듣고 싶어질 것 같다. 작곡가 본인의 연주가 많았는데, 이 음반에서는 전문 연주자인 런던 심포니의 타악기 주자들이 연주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음반에 큼지막이 쓰여 있는 ‘Recording Supported by Bowers & Wilkins’라는 글자만으로도 오디오 마니아라면 반드시 사야 할 음반이다. 곡은 간단히 말해 박수치는 것만으로 이루어진 한 곡, 표절이 의심될 정도로 할머니가 전에 들려 준 다듬질 소리와 똑같은 한 곡, 그리고 6중주 5개 악장이다. 이전의 스티브 라이히 음반들도 심심할 때 오디오 성능을 느껴보는 재미있는 음반들이 많았지만, 다른 연주와 비교할 수 없이 한 차원 더 다이내믹하고 깔끔하게 딱딱 끊어지는 녹음이 매우 만족스럽다. 오디오 마니아라면 아마 한 장씩은 가지고 있을 그의 작품을 모처럼 꺼내서 이 연주와 녹음을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한 LSO 음반들은 기존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와는 조금 다를 것이다. 물론 녹음이 매우 뛰어났고 대부분 SACD이며 게르기예프를 위시한 강력한 연주 스타일이 오디오 마니아의 취향에 들어맞았지만, 이전의 워낙 쟁쟁한 거장의 연주들이 많은 곡을 서로 비교해 보면 무언가 부족함도 내 경우는 느꼈던 적도 있지만, 이 음반 두 장 모두 연주와 녹음이 이전의 그 어떤 것들보다 더 뛰어나 보인다. 내가 지금까지 들어 본 라흐마니노프의 철야 기도 중 가장 뛰어났고, 스티브 라이히의 음반 중에 가장 베스트인 음반이다. 특히 본지 독자들과 같은 오디오 마니아에게는 말이다. 글 | 신우진

라흐마니노프 <철야 기도>
사이먼 할시(지휘)
런던 심포니 코러스
LSO0781
연주 ★★★★★
녹음 ★★★★★

 

스티브 라이히
<6중주, 박수 음악, 나무 조각을
위한 음악>
LSO 퍼커션 앙상블
LSO5073
연주 ★★★★★
녹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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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7월호 - 5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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