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ndor SP2/3R² Vin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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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ndor SP2/3R² Vintage
  • 장현태
  • 승인 2016.06.01 00:00
  • 2016년 6월호 (52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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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웨이 스피커의 진정한 매력을 경험하다

재즈 트리오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피아노, 드럼, 베이스가 대화하듯 움직이는데, 이 무대가 유난히 리얼하고 정겹게 표현되었다. 특히, 심벌과 피아노 건반의 터치 잔향이 기대 이상으로 잘 표현되었다. 중·고역의 잘 정돈된 밸런스와 절제력 있는 저역의 울림은 음악에 쉽게 빠져들게 하였다.

스펜더는 전통적인 BBC 모니터 스피커 브랜드로서 오리지널 사운드의 성향을 잘 간직한 제조사로 인지도가 높다. 1960년대에 BBC 연구소가 기존의 페이퍼 콘을 플라스틱 콘으로 변경·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이때 활약한 것인 스펜서 휴즈이다. 그리고 그는 1971년 스펜더를 설립하고, 새로운 BBC 방송용 모니터 브랜드로 라이선스를 획득했으며, 40년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스피커를 개발하여 지금의 스펜더를 정착시켰다. 스펜더의 브랜드명은 익히 알려져 있듯이 그의 아내 도로시와 스펜서 휴즈 자신의 이름을 합성한 것이다.
요즈음 부쩍 스펜더 스피커를 리뷰로 자주 접하게 되었는데, 어느새 스펜더의 클래식 SP 시리즈의 제품들을 거의 다 접하게 된 것 같다. 이번에 SP2/3R2를 리뷰하면, 리뷰로서는 SP100R2만 남게 되지만, 이미 SP100R2는 개인적으로 자주 시청을 하였기에, 결국 이번 시청이 시리즈의 전 제품을 들어보게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거창하지만 고전음악 연주에 비유한다면 지휘자가 특정 작곡가의 교향곡 전곡 사이클 연주를 하는 것과 같이, 필자 역시 어느덧 스펜더 클래식 시리즈의 전 시리즈 리뷰라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의 완성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서두가 길었는데, 이전 리뷰에서 자주 이야기했듯이 개인적으로 스펜더 SP 시리즈는 한 번도 실망을 안겨준 적이 없는, 곁에 두고 싶은 시리즈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이즈와 용도에 따른 역할과 목적이 분명한 시리즈이기에 선택의 폭도 넓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리뷰에서 소개하는 SP2/3R2는 SP1/2R2와 SP3/1R2를 잘 이어주는 중간 역할을 수행하는 모델로 전통의 이미지가 잘 반영되어 있다. 본격적으로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스펜더 클래식 시리즈 특유의 외관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고전적인 방식의 2중 베니어 구조와 올드 이미지가 가득한 빈티지 그릴은 스펜더의 컬러를 정확히 전달해 주는 스타일이며 제품의 포인트를 살려주는 부분이다. 이런 외관에서의 이미지는 과거 경험했던 스펜더의 좋은 기억을 되새겨 주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사용된 드라이버들을 살펴보자. 저역을 담당하는 21cm 크기의 우퍼는, EP38 폴리머 콘을 사용하고 있다. 이 콘은 스모그 느낌의 반투명 스타일로, 일반 페이퍼 콘에 비해 밀도는 높지만, 오히려 유연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다이캐스팅으로 견고하게 제작된 프레임 뒤쪽으로 더블 마그넷을 부착해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빠른 저역 반응과 쉽게 풀어지지 않는 단단하면서도 순발력 있는 저역 재생이 가능하고, 핸들링도 수월해졌다. 잘 알려진 것처럼 모델명의 맨 끝에 붙여진 R2는 2번째 리비전의 의미인데, 21세기에 새롭게 개발한 폴리머 콘을 적용한 타입이라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다음으로 고역의 성능을 좌우하는 트위터를 살펴보자. 새로운 22mm 사이즈의 와이드 서라운드 돔으로 과거 제품들에 비해 더욱 빠른 반응을 유도하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고 확장성이 뛰어난 매끄러운 고역 재생이 가능해졌다. 클래식 시리즈에서 모두 사용되는 트위터이며, SP1/2R2에서는 슈퍼 트위터로 채용되기도 한다.
세 번째로 BBC 모니터 스피커의 혈통이지만, 타 브랜드와 달리 풍부한 통 울림을 거부하고 있다. 즉, 통 울림은 많지 않지만 저역 재생은 한층 더 견고하고 잘 정돈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실제 캐비닛을 두들겨보면 통 울림보다는 2중 캐비닛 구조가 울림을 잘 잡아주는 성향임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첫 곡은 마이클 부블레가 부른 ‘Feeling Good’을 선곡해 보았다. 허스키하면서도 조금은 버터 느낌이 가득한 그의 목소리는 마치 SP2/3R2와 제대로 매칭이 된 것처럼, 물 흐르듯이 리드미컬하게 잘 전개되었다. 그리고 강렬하게 들릴 수 있는 브라스의 반주는 중역대를 가득 채워주는 부블레의 목소리와 거리를 두며 오히려 자연스럽게 뒤쪽으로 물러섰는데, 모니터적 성향의 사운드 재생 능력을 맘껏 발휘해 주는 순간이었다.
실내악곡으로 스메타나 현악 사중주 1번 ‘나의 생애’ 중 1악장을 파벨 하스 사중주단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최신 녹음답게 리얼하고 디테일한 현악기들의 표현력이 중심에 있는 음원인데, 이를 잘 알고 있다는 듯이 현악기들의 질감 표현이 정확하고 바이올린의 현은 명료함까지 갖추고 있다. 마치 녹음 스튜디오에서 귀에 익숙한 니어필드 스피커로 모니터하는 듯한 착각을 가져오게 하였다. 그리고 자칫 실수를 범할 수 있는 과장된 공간감은 거부하는 성향이었는데, 더욱 맘에 드는 부분이다.

재즈곡으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You Look Good to Me’을 선곡해 보았다. 재즈 트리오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피아노, 드럼, 베이스가 대화하듯 움직이는데, 이 무대가 유난히 리얼하고 정겹게 표현되었다. 특히, 심벌과 피아노 건반의 터치 잔향이 기대 이상으로 잘 표현되었다. 중·고역의 잘 정돈된 밸런스와 절제력 있는 저역의 울림은 음악에 쉽게 빠져들게 하였다.
클래식 시리즈 중 가장 모니터적이어서 좋다. 그만큼 ‘사운드에 군더더기가 없다’는 표현이 어울리며, 장르에 따른 분별력이 정확한 모델이다. 특히 동사의 2웨이 시스템 중에서도 잘 정돈된 대역 특성이 돋보인다. 스펜더 클래식 시리즈를 만날 때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데, 바로 전통성과 흔들림 없는 꾸준함이다. 그만큼 개인적으로도 애착을 가지게 되는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SP2/3R2는 북셀프 스피커 중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은 제품 중 하나이며, 가장 사랑 받을 가치가 충분한 스펜더의 대표적인 2웨이 스피커 모델이다. 

수입원 에스엠더블유 (070)7579-7253   가격 49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1cm, 트위터 2.2cm   재생주파수대역 60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2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W/m   파워 핸들링 150W   크기(WHD) 27.5×54.5×32.5cm   무게 14.3kg   시스템 협찬 AV타임 (02)701-3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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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6월호 - 5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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