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Ac Response D20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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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Ac Response D20R
  • 장현태
  • 승인 2016.06.01 00:00
  • 2016년 6월호 (52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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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 트위터 적용으로 또 다른 음악 세계를 선물하다

스피커 왕국으로 불리는 영국의 스피커 브랜드들은 대부분 오랜 전통과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해 오고 있다. 그리고 프로악은 단순히 전통을 강조하기보다는 독자적인 사운드 이념을 통해 프로악만의 사운드 철학을 만들어 내고 있다. 프로악만의 팬 층을 형성시킬 만큼, 충실한 기본기와 특유의 강인함이 매력으로 부각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시간이 지나더라도 꾸준히 프로악을 찾게 되는 것이다.
동사는 최근 몇 년 동안 새로운 변화를 통해 프로악의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창업자인 스튜어트 타일러가 주도하여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데, 바로 기존에 사용하던 돔 트위터 대신 리본 트위터를 새롭게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동사는 과거에도 리본 트위터를 시도한 적이 있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리본 트위터는 소재와 기술력의 발전으로 성능과 안전성이 크게 확보되면서, 새롭게 동사만의 색깔을 반영한 리본 트위터를적용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최근 리본 트위터는 AMT 트위터와 함께 유행처럼 사용되는데, 스피커 업계에 일종의 새로운 트렌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프로악의 스피커 라인업 중 유난히 레스폰스 시리즈가 인기 있는데, 이번 리뷰에서 소개하는 새로운 레스폰스 D20R 역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하다. 첫 번째로 당사의 보급형 모델에서도 본격적인 리본 트위터를 채용했다는 점이다. 리본 트위터의 경우 멤브레인 판의 양쪽으로 높은 자기장의 마그넷이 전극을 형성하여 움직이게 한다. 즉, 멤브레인의 소재와 마그넷의 극성이 교차하도록 배열하고, 멤브레인을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구조라는 것이다. D20R에 적용된 리본 트위터는 후면 쳄버 댐퍼에 높은 자속 밀도를 가진 알니코 마그넷이 적용되었고, 얇은 멤브레인으로 제작된 60mm 높이와 10 mm 폭 사이즈의 리본 트위터가 사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에 사용하던 돔 트위터의 직선성과 달리, 고역의 투명도는 올려 주면서도 음의 확산성과 자연스러운 공간감 재생에 장점을 부여해 주고 있다.
두 번째로 리본 트위터가 사용된 레스폰스 시리즈의 매개체 역할을 잘 수행한 모델이다. 가장 인기 모델 중 하나인 레스폰스 D18 이후부터 트위터가 리본 방식으로 변경된 듯 보이는데, D20R은 상위 기종인 D30과 D48에서 채용한 동일한 캐비닛 구조를 사용하고 있다. 베이스 덕트는 제품 하단으로 향하도록 하였고, MDF에 역청 처리를 하여 단단하고 견고한 캐비닛으로 완성, 불필요한 통 울림을 거부한다. 그리고 저역 유닛은 D18에 사용한 것과 동일한 6.5인치 사양으로, 글래스 파이버 위브 콘과 엑셀 마그넷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또한 아크릴 타입의 페이즈 플러그를 장착하여 정확한 위상을 만들어내고, 음의 왜곡을 최소화시켜 주고 있다
세 번째로 그동안의 프로악 사운드에 변화를 추구하는 모델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전통적인 브리티시 사운드는 중역대의 질감을 강조한 부드러운 성향이지만, 프로악은 언제나 견고하고 대역 표현력이 정확한 차별화된 사운드를 가지고 있었다. D20R은 이런 기본 사운드 골력을 유지하면서 확산성과 공간 표현력이 강조된 고역 성향을 부가시킨다. 또한 자연스러운 고역과 함께 음악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특히 리본 트위터를 통해 크로스오버 주파수의 딥 현상이 없는 완벽히 평탄한 대역 특성으로 잘 튜닝되어, 넓은 중·고역의 펼쳐짐을 선사한다. 덕분에 고음질 음원의 재생에서도 장점을 갖추고 있었다.
참고로 88.5dB이라는 음압만 따져 보면 매칭의 어려움은 없어 보이지만, 실제 시청에서는 의외로 충분한 출력이 필요한 듯했다. 50W급 이하의 출력이 작은 앰프와의 매칭 시 자칫 메마른 고역과 저역에 대한 에너지가 부족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대편성에서 분명한 차이를 주기 때문에, 앰프는 충분한 출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리고 리본 트위터의 특성을 더욱 잘 발휘하기 위해서는 리스닝 공간이 충분할 필요가 있다. 청취 거리는 근접하기보다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여성 보컬 곡으로 안네 소피 폰 오터가 부른 ‘Gottingen’을 들어본다. 역시 리본 트위터의 장점을 여과 없이 들려주었다. 마치 장막이 사라진 듯한 투명함과 자연스러운 목소리 전개가 돋보였고, 아코디언의 질감과 바이올린의 현의 표현력도 잊지 않고 있다. 리본의 특성을 잘 살려 매끄럽고, 아름다운 선율로 전개해 주었다.
재즈곡으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You Look Good to Me’를 들어본다. 트리오로 연주되는 피아노, 드럼, 베이스의 사운드는 공간 잔향을 만들어 내듯 음의 확산 효과가 인상적이다. 투명함이 돋보이는 피아노의 선율을 중심으로, 어느 악기 하나만을 특별히 강조하기보다는 은은함 속에 조화를 이룸으로써 새로운 프로악의 세계에 몰입하게 해 주었다.

대편성곡으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 중 2악장을 안드리스 넬슨스가 지휘하는 보스턴 심포니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깊이 있는 공간감을 바탕으로 대편성 무대를 한층 격상시켜 주었다. 저돌적이고 웅장한 2악장의 전개는 짧은 잔향과 불필요한 부밍 없는 저역의 임팩트를 선사, 곡의 분위기를 제대로 부각시켜 주었다.
정리를 해보면 레스폰스 D20R은 전통적인 프로악의 사운드를 잊게 만드는 새로운 모델이라는 것이다. 리본 트위터를 통한 차분함과 음악적인 질감이 시청 내내 돋보였다. 특히 화려하지 않는 투명함과 잔잔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사운드는 일품이다. 또한 동 가격대의 스피커들과 비교한다면 대역 밸런스를 이 정도로 잘 갖춘 스피커는 쉽게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기존의 레스폰스 D18을 통해 경험했던 특유의 정교함과 달리 레스폰스 D20R은 리본 트위터의 사운드 성향을 반영한 부드럽고 확산성이 좋은, 음악적 질감이 풍부한 고역 사운드를 중심에 두고 있다. 또 하나의 프로악 효자 모델로 기대되는 의미 있는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수입원 디오플러스 (031)906-5381

가격 495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사용유닛 우퍼 16.5cm, 트위터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28Hz-33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5dB/W/m   권장 앰프 출력 20-180W   크기(WHD) 23×96×30.5cm    무게 2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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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6월호 - 5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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