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Music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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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Music Entertainment
  • 신우진
  • 승인 2016.06.01 00:00
  • 2016년 6월호 (52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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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그 자체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넘쳐난 결과물

이번에 소니의 신보로 매우 독특한 음반들을 선보인다. 우선 압권은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의 음반. 그녀의 유일한 LP인 ‘The Glory of Human Voice’를 리마스터링해 ‘진정으로 잊을 수 없는 음성’이란 제목을 달고 나왔다. 이 제목은 그녀의 공연을 본 신문 기자의 기사에서 발췌한 것으로, 정말 최악의 소프라노라는 칭송을 들을 만하다. 그녀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얼마 전 프랑스에서 ‘마가렛트 여사의 숨길 수 없는 비밀’이란 제목으로 영화화되었고, 그리고 조만간 메릴 스트립 주연의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가 개봉될 예정이다. 이 음악을 듣는 내내 옆에서 소리를 줄이라고 하던 마누라가 기가 찬 듯 속지를 읽더니 영화는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해서 우선 다운로드 서비스 중인 프랑스 영화를 보았다. 영화 첫 부분도 이 음반 첫 곡도 웬만한 소프라노는 흉내도 못 내는 모차르트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다. 어처구니없어 말이 안 나온다. 그나마 뒷부분의 형편없는 테너와 부르는 대목은 좀 나은데, 실력이 좋아진 게 아니라 이것은 그녀의 노래가 아니다. 음반 한 장을 채울 레퍼토리가 없었는데, 때마침 형편없는 실력의 제니 윌리암스라는 소프라노와 토마스 번즈라는 바리톤이 음반을 내 달라고 RCA 스튜디오를 방문해 그냥 위에 몇 곡 실어 준 것이다.
처음 내용을 모르고 이 음반을 들었을 때 오래전 막강한 집안의 재력과 후원으로 제법 큰 공연장에서 열린, 무료 초대권을 들고 간 음악회가 생각났다. 소리가 나지 않는 호른이 소리 날 때까지 기다리는 오케스트라…. 연주 하다가 자꾸 틀리니까 성질내며 나가 버린 연주자. 이런 공연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비슷한 부류로 생각했는데 그녀는 조금 다르다. 본인 자체가 음악에 대한 열망이 무척 강한 것 같다. 그래서 당당하고 정렬적인 목소리가 자신감에 차 있다. 그렇다 해도 이 음반은 혼자서 빈집에서 샤워할 때 부르는 수준이다.
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의 음반도 보편적이고 대중적이지는 않다. 물론 젠킨스 음반처럼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Sing Me Home’이란 제목처럼 다양한 국적의 단원들처럼 다양한 제3세계의 음악이 연주된다. 컨트리 음악도 나오고, 중국이나 중동 음악풍의 곡도 많다. 생소한 악기의 음도 들어 볼 수 있어 오히려 오디오 마니아 입장에서 보면 매우 흥미로운 음반이다. 실크로드 앙상블과는 10년 넘게 함께하면서 수차례 음반을 발표했고, 이 음반에서도 요요마 역시 별도의 독주자가 아닌 마치 단원의 일부처럼 호흡을 맞춰 낸다. 이전의 작품보다 좀더 다양한 장르로 넘나드는 듯한, 좀더 실험적인 앨범이다. 마음 편히 듣는다면 오히려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이 담겨 있는 앨범이다.
심오한 클래식의 세상에서 보기에 한 장은 너무나도 재능이 없고, 한 장은 너무 재능을 낭비하는 것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 음악 그 자체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넘쳐난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 명은 재력으로, 한 명은 자신의 실력으로 원하는 음악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런 음악들을 대형 음반사답게 다양한 음반으로 출시할 수 있는 위엄이 돋보인다. 글 | 신우진

 

<The Truly Unforgettable Voice
of Florence Foster Jenkins>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소프라노)
코즘 맥문(피아노)
제니 윌리암스(소프라노)
토마스 번즈(바리톤)
S80239C/88985319622
연주 ☆
녹음 ★★

 

요요마 & 실크로드 앙상블
<Sing Me Home>
S80233C/88875181012
연주 ★★★★
녹음 ★★★★☆

527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6월호 - 5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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