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 U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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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부 기자
  • 승인 2016.04.01 00:00
  • 2016년 4월호 (52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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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Dohmann (System Architect)

Q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새로운 브랜드와의 만남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오디오 유니온에 속해 있는 마크 도흐만입니다. 이번에 헬릭스 1 턴테이블을 발표하게 되어 이렇게 한국을 찾았습니다. 짧은 일정 속에서도 한국을 찾은 이유는 한국의 아날로그 애호가들이 그만큼 수준이 높고, 하이 퀄러티의 아날로그 제품들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헬릭스 1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Q 오디오 유니온이라는 브랜드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특히 오디오 애호가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거물 엔지니어들이 대거 포함되었는데, 오디오 유니온의 시작에 대해서 소개해주시길 바랍니다.
처음 시작은 그야말로 지극히 일상적이었습니다. 친분 있는 엔지니어들을 만나며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오디오 혹은 소리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그러던 중 각자의 분야에서 서로 도움을 받으면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모두 여러 브랜드에서 두각을 나타낸 뛰어난 엔지니어들이었고, 서로에 대한 믿음 역시 각별했습니다. 그렇게 2015년에 오디오 유니온이 시작되었고, 저를 포함하여, 프랑크 슈로더, 루멘 아타스키, 보 크리스텐센, 리 그레이, 데이비드 클라인벡, 토마스 클라인벡 등 명성 높은 엔지니어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조언과 협력은 물론, 프로젝트의 효율도 훨씬 더 높아졌습니다. 오디오 유니온에서는 도흐만(The Dohmann), 슈로더(The Schroder), 쓰랙스 오디오(The Thrax Audio) 등으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데, 스타 엔지니어들의 노하우들이 융합된 것인 만큼, 그 퀄러티도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디오 업계의 어벤져스 팀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입니다(웃음). 앞으로도 오디오 유니온으로 출시되는 모든 제품들을 눈여겨보시길 바랍니다. 엔지니어 능력의 결정체이니까요.

Q 도흐만 씨는 여러 유명 아날로그 브랜드에서 활약했던 만큼, 아날로그 엔지니어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 명인데, 언제부터 아날로그에 빠지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아날로그의 첫 시작은 9살 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아버지 역시 엔지니어였는데, 늘 숙제를 주곤 했습니다. 고장 난 오디오 기기들을 고쳐보란 것인데, 그 당시 저에게는 큰 재미이자 놀이였습니다. 당시 축음기를 처음으로 고쳤던 기억인데, 어렵지 않게 이것저것 실험하고 재미있게 놀 수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큰 경험이 되어, 어릴 적부터 아날로그의 재미를 알게 된 것입니다. 모든 부품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고, 또 자그마한 변화에도 사운드가 크게 변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렇게 어릴 적부터 턴테이블을 만지고, 개조하고, 또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에 시간과 열정을 쏟았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때에 비해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 열정만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날로그에 대한 노하우와 기술은 긴 세월 동안 꾸준히 축적되었기 때문에, 아날로그 애호가로서, 엔지니어로서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기기를 선보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것이 바로 지금의 헬릭스 1입니다. 저의 오랜 경험과 기술이 모두 투입된, 저의 인생이 녹아든 제품이니까요.

Q 그렇다면 턴테이블 제조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A 단연코 밸런스입니다. 음식을 만들 때도 단맛을 위해 설탕을 넣고, 짠맛을 위해 소금을 첨가하는데, 그 비율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이상한 맛의 음식이 되어버립니다. 턴테이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톤암, 카트리지, 플래터, 섀시, 모터, 진동 등 모든 부분들을 밸런스 있게 맞춰야지만 우리들이 원하는 진정한 아날로그 사운드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조금만 틀어지면, 분명 아날로그 시스템인데도 디지털 사운드가 흘러나오는 묘한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아날로그는 실제 요리처럼 아주 좋은 재료가 필요하고, 또 정확한 레시피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며, 그리고 숙련되고 세심한 요리사가 주축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밸런스 있게 지켜진다면, 실제 마스터 테이프에서 느낄 수 있는 원음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헬릭스 1은 철저히 이런 목적을 가지고 완성된 턴테이블이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날로그 사운드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말씀하신대로 헬릭스 1 턴테이블이 메인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제품의 개발 콘셉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시길 바랍니다.
A 헬릭스(Helix)는 3차원 공간의 나선 구조를 의미합니다. 실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턴테이블이 움직이는 모습이 그대로 연상되기도 합니다. 그 자체로 자연스럽고 균형 있는 모습의 완전체입니다. 헬릭스를 개발하면서 몇 가지 아이디어들을 대입해 보았는데, 바로 진동에 관한 것들이었습니다. 진동에 대한 대책들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데, 다리 건설이나 지진에 대비한 건물 설계에서도 많은 기술과 이론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다리나 지진에 대한 실험으로 건물이 흔들림에도 무너지지 않는 모습들을 영상으로 보았을 것입니다. 이런 진동 방지의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가 마이너스K(minusK)라는 것인데, 헬릭스 1에는 이 기술이 핵심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이너스K를 기기 내부에 포함시킨 최초의 턴테이블이기도 한데, 외부 요인으로 인한 진동을 철저히 차단시키는 기술입니다. 실제 턴테이블 위에 물 컵을 올려놓고 바닥에 진동을 가하면, 컵 속의 물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날로그에서 진동이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날로그 애호가라면 잘 아실 것입니다. 지금껏 어떤 턴테이블도 완성하지 못한 초저역 진동에 대한 완벽한 대응이 헬릭스 1에 숨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하이엔드 턴테이블이 3Hz의 저역 진동을 잡아낸다면, 헬릭스 1은 그보다 훨씬 낮은 대역(0.5Hz Vertical, 1.5Hz Horizontal)까지 진동을 막아냅니다. 마이너스K 기술 덕분인데, 단순히 이론만 앞세운 블랙 매직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기술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명한 클라드니(Chladni) 패턴도 헬릭스 1의 섀시 제작에 큰 중심이 되었습니다. 평평한 판에 모래를 올려놓고 소리를 울리면, 주파수에 따라 특정한 패턴이 그려지는데, 그것이 바로 클라드니 패턴입니다. 진동이 전해지는 부분과 피해가는 부분을 시각적으로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악기 제작에 주로 활용합니다. 제 딸이 비올라를 연주하기 때문에, 악기 제작에 대해 관심 있게 보게 되었는데, 바로 클라드니 패턴을 활용하는 것이었습니다. 턴테이블 역시 섀시에 이 클라드니 패턴을 적용한다면, 진동을 더욱 완벽히 컨트롤할 수 있는 설계가 그려지는 것입니다. 엔지니어로서도 꽤 재미있는 작업이었고, 그 효과도 탁월했습니다. 덕분에 고역에 따른 진동을 억제할 수 있는 베이스가 마련된 것입니다. 루멘 아타스키와 협력해서 만들어낸 모터부 역시 최고의 성능과 정확도를 자랑합니다. 개인적으로 아날로그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모터라는 생각인데, 모터가 정확히 구동해야지만 실제 판에 담긴 오리지널의 사운드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모터가 500번 회전할 때, 체크되는 숫자만도 무려 13만번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정확하고 완벽한 모터가 헬릭스 1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Q
헬릭스 1에 장착된 슈로더 톤암 역시 눈에 띕니다.
A
슈로더와는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는 만큼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덕분에 헬릭스 1에 걸맞은 가장 최적의 톤암을 찾게 된 것입니다. 장착된 슈로더 톤암은 아주 민감하고, 세심한 컨트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직관적이고, 아주 심플한 설계가 깃들어져 있습니다. 엔지니어적으로 굉장히 영리한 방법들이 모두 투입되었는데, 개인적으로도 천재적이라는 생각들 정도로 정말 잘 만든 톤암입니다. 무게 추를 풀고 조이는 것으로도 사운드 튜닝이 가능하며, 가벼운 종이 무게에도 반응할 만큼 굉장한 민감도를 자랑합니다. 아날로그 애호가라면 정말 재미있게, 그리고 수준 높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라 확신합니다.

Q 마지막으로 헬릭스 1을 통한 사운드적 목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A 마스터 테이프에 녹음된 그대로의 사운드를 전하는 것입니다. 왜곡되거나 강조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오리지널 퍼포먼스는 엔지니어로서도 오랫동안 생각하고 추구해온 가장 큰 목표입니다. 헬릭스 1을 통해 진정한 오리지널 퍼포먼스를 느껴보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Audio Union Helix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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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4월호 - 5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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