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yin A-300P MK2 Full Music 30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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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yin A-300P MK2 Full Music 300B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6.03.02 00:00
  • 2016년 3월호 (52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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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B의 진짜 매력을 담은 케인의 걸작

오랜만에 만나는 케인의 A-300P MK2는, 늘 논쟁의 중심이 되는 300B를 출력관으로 채택하고 있다. 아, 전설의 300B. 극단적으로 호불호가 갈리고, 싱글이냐 푸시풀이냐 따지기 시작하면, 멱살잡이도 불사할 정도다. 그러나 본 기를 들으면, 결국 이런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뭐, 소리가 좋으면 다 되는 것 아닌가?
300B 싱글의 가치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더 범용성을 갖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푸시풀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채널당 8Ω에 20W라는 출력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또 300B만의 음색과 매혹적인 맛을 잊지 않으면서도, 탄력 있는 저역의 구동이라던가, 밀도감 넘치는 중·고역의 구축 등, 하이엔드 쪽 입맛에도 맞는 실력을 보이고 있다. 케인이라는 메이커의 자존심을 한껏 드높일 작품이라 해도 무방하다.

본 기를 듣기 위해 여러 리뷰를 살펴보니, 역시 영국제 스피커들과 좋은 매칭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번에는 하베스의 슈퍼 HL5 플러스를 골랐고, 소스기는 같은 케인의 CDT-15A를 동원했다. 사실 HL5를 바탕으로 여러 차례 개량을 통해 나온 슈퍼 HL5 플러스는, 전작에 비해 구동이 쉬워졌지만, 그 맛을 내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번 매칭에서 그 가능성을 한껏 열어놓고 있다.
첫 곡으로 들은 것은 로스트로포비치 연주의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1악장. 분명 옛 녹음이지만, 특유의 히스 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고, 음 자체도 고답적이지 않다. 생기발랄하고, 투명하며 또 빠르다. 소스 자체가 좀 젊어졌다고나 할까? 그러나 그윽하고, 사색적인 첼로의 음을 들으면 온 몸에 힘이 빠질 정도로 매력적이다. 그 주변을 감싸는 피아노는 터치 하나하나가 깊이 마음에 각인된다. 명연주를 정말로 멋지게 재현하고 있다.
게이코 리의 ‘Night & Day’는, 여성 보컬에서 본 기의 강점을 실감하게 만든다. 약간 허스키한 느낌이 살아 있고, 곡 자체에 깃든 음영이 절묘하게 재현된다. 이런 곡은 너무 밝게만 또 너무 맑게만 처리하면 재미가 없다. 듣고 있으면 도쿄 어디 후미진 재즈 바에서 라이브를 보는 듯하며, 풍부한 감성과 노스탤지어를 자극한다. 중간에 강력한 블로잉을 선보이는 트럼펫 솔로는 가벼운 발장단을 하게 만들 정도.

마지막으로 제임스 갱의 ‘Funk #49’를 들었다. 300B에 영국제 스피커 조합으로는 여태껏 제맛 내기가 힘든, 거칠고 심플한 록인데, 의외로 재미있다. 미국제 오디오의 거칠고, 피가 통하는 음과는 거리가 있지만, 너무 오버하지 않으면서 적절하게 이런 록의 특징을 재현하고 있다. 풍부한 베이스 라인을 바탕으로 파괴적인 킥 드럼이 저역을 장악하고, 호쾌하면서 신명난 기타 솔로가 멋지게 펼쳐진다. 300B에서 기대할 수 없었던 활기와 저역이다. 이 정도라면, 앞으로 장르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거듭 본 기의 빼어난 잠재력에 놀랄 뿐이다.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가격 385만원   사용 진공관 풀 뮤직 300B×4, 12AU7×4, 12AX7×2, 6SN7×1  
실효 출력 20W   주파수 응답 7Hz-50kHz(-3dB)   THD 1%(1kHz)   S/N비 91dB   입력 임피던스 100㏀  
입력 감도 300mV, 1000mV(프리-인)   출력 임피던스 4Ω, 8Ω, 16Ω   크기(WHD) 42×20×38.9cm    무게 2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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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3월호 - 5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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