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PL-61 턴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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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neer PL-61 턴테이블
  • 김기인
  • 승인 2016.03.02 00:00
  • 2016년 3월호 (52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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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 아날로그 턴테이블 중 현재까지 가장 안정적으로 그 기능을 보장해 주는 제품으로 테크닉스의 SP-10과 SL-1200, 그리고 파이오니아의 PL-41이 있다. 테크닉스의 SP-10과 SL-1200은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으로 가장 안정적인 턴테이블이라면, PL-41은 벨트 드라이브 방식으로 그 저렴한 가격에서는 결코 들어 볼 수 없는 차분한 음색과 내구성을 보장한다. 그러나 PL-41의 경우 몇 가지 취약점이 있는데, 4극 싱크로너스 AC 모터에서 올라오는 노이즈와 기본 베이스와 톤암 베이스가 일체화된 구조에서 오는 하울링 피드백, 그리고 단순한 J자형 암의 트레킹 능력 부족, 특히 인사이드 포스 캔슬러가 없는 구조에서 오는 좌우 밸런스 미비로 임장감이 약한 단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혹자는 PL-41의 회전부만 사용하기 위해 상부 플래터 우측 톤암 지지 부위를 커팅해 제거하고, 따로 고성능 암을 장착해 사용하기도 한다. 그만큼 회전부에 비해 톤암부가 약하다는 뜻일 것이다. 반면 PL-41의 하부 우드 베이스는 시각적으로나 구조적으로나 매우 튼튼하며 안정적이어서 믿음이 가는 독특한 디자인이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사용자가 많은 파이오니아의 명기로 가격도 저렴해 깨끗한 제품은 인기도 높다.

PL-41의 모든 단점을 개선하고 장점은 그대로 이어 만든 상급기가 PL-61이다. 기본 우드 베이스 디자인은 동일하나 우드 베이스 하부에 높이 조절이 가능한 받침대가 장착되어 상부 수준기를 보면서 수평을 정확히 맞출 수 있는 구조로 변경되었다. 특히 상부 베이스는 모터 구동부와 톤암 베이스 받침대를 완전히 격리시킨 2중 베이스 구조로, 전 모델인 PL-41을 개량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추구해 온 바로 그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모터는 특이하게 저속 직류 HALL 모터로 교환해 S/N비와 회전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놓았다. 이 모터는 콘덴서형 주파수 발생기를 이용해 외부 온도나 부하에 따른 회전 편차를 정밀하게 자동 조절하는 저속 모터로, 기본 플래터 회전의 10배 정도에서 저 진동으로 구동된다. 이것은 최근 최고급 턴테이블에서 DC 모터를 사용하는 경향과 일치하며, 당시에도 DC 서보 모터를 사용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PL-61은 PL-41과 달리 플래터 외주부에 스트로보 도트가 각인되어 옆에 마련된 발진 스코프를 통해 전체 회전의 ±4% 내에서 조절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리고 벨트 구동 방식도 PL-41의 플래터 외주부 주행형에서 내주부 주행형으로 바뀌어 벨트 길이가 짧아졌는데, 결과적으로 현재에 와서는 벨트 교환이 쉬워져 장점이 되었다.

톤암은 별도의 톤암 베이스 위에 장착되어 톤암 베이스만도 탈착이 가능하다. 특히 수직 트랜지언트 특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서포트 방식의 S자형으로 개량되었고, 자석을 사용하는 인사이드 포스 캔슬링 구조와 레터럴 밸런스 추가 겸비되어 정확하게 안티스케이팅을 조절해 임장감과 밸런스감을 증가시켜 놓았다. 특히 암 우측에 암 베이스 잠금 장치가 있어 임의로 암 베이스를 높이고 낮출 수 있게 되어서 정확한 V.T.A. 조정이 쉬워졌다. 톤암 업다운 스위치는 암 베이스 보드 앞면에 버튼 식으로 장착되어 있는데, 동작감이 매우 좋다.
PL-61에서 PL-41이 부족했던 모든 단점을 개선시켜 놓았다는 점에서 파이오니아 사의 개발팀에 마니아의 한 사람으로서 믿음이 간다. 이런 개선은 사용자들의 의견 수렴과 개발자들의 의지 없이는 디자인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필자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발매 당시 PC-20이라는 MM형 카트리지가 장착되어 있었는데, 현재까지 그 카트리지가 그대로 장착되어 사용되고 있어 보유자가 애지중지했다는 느낌이 들어 상쾌했다. 심지어 매뉴얼도 있고, 스크래치도 거의 없는 오리지널 아크릴 커버가 있어 대단히 깨끗한 PL-61을 청취할 수 있었는데, 모든 기능이 완벽해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 주었다.

정숙하면서도 따뜻한 중·저역과 디테일이 충실한 고역이면서도 강하지 않은 디테일감을 보여 주어 역시 턴테이블은 나이가 있어도 사용할 만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전압은 100V 전용이어서 별도의 다운 트랜스를 사용해야 하지만 성능상으로나 시각적으로나 나무랄 데 없는 파이오니아의 명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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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3월호 - 5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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