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 Yoshino EAR V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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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 Yoshino EAR V12
  • 장현태
  • 승인 2016.02.02 00:00
  • 2016년 2월호 (52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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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2 엔진을 탑재한 재규어 E-타입이 연상되는 우아함

철저히 진공관 사운드를 강조한 부드러운 음색과 윤곽이 정확한 중역의 표현, 그리고 악기들의 자연스러운 사운드와 질감은 V12의 핵심이자 EAR의 사운드 이념으로 느껴졌다.
또한 출력을 의심케 하는 뛰어난 구동력과 에너지를 잘 갖추고 있었는데, ATC SCM50과의 매칭에서도 웬만한 고출력 앰프에 못지않은 구동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10년 이상 하이엔드 오디오를 해왔던 오디오 마니아라면 대부분 EAR을 기억할 것이다. 필자도 거의 10년만에 리뷰로 제품을 만나게 되었는데, 마치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 듯 반가울 따름이다. 당시 V20과 834가 큰 인기를 얻었던 대표적인 모델로 기억되는데, 전면과 트랜스 커버의 화려한 크롬 도금, 그리고 진공관을 양쪽으로 배열한 독특한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당시의 진공관 앰프들은 일반적으로 5극관을 푸시풀로 구성한 고출력이거나, 직열 3극관 중심의 소출력 싱글 앰프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EAR의 매력을 쉽게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돌아보면 EAR만큼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안정적인 품질, 진공관 앰프의 포근하고 따뜻한 음색까지 겸비한 앰프가 있었나 생각될 정도로 흔치 않았다. 다시 한 번 국내 시장에 정식 수입되는 EAR, 분명 기대할 만한 소식일 것이다.
동사의 소개를 간단히 해보자. EAR의 정식 명칭은 ‘Esoteric Audio Research’인데, 1976년 영국에서 설립된 전문 오디오 브랜드이다. 설립자이자 개발 책임자인 팀 드 파라비치니(Tim de Paravicini)는 오랫동안의 스튜디오 장비 경험과 오디오 전문 브랜드의 개발 자문 등을 통해 오디오 개발자로서의 명성이 높은 인물이다. 특히 EAR의 진공관 앰프들은 과거에 보지 못 했던 파격적인 디자인과 새로운 진공관 구성을 통해 동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상승시켰다. 동사는 현재 영국 캠브리지에서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직접 수작업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진공관 앰프를 중심으로 꾸준한 제품 개발을 유지해 오고 있다. 그리고 동사 제품들은 하이파이뿐만 아니라 레코딩 스튜디오용 제품들의 만족도도 높아 해외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 다시 한 번 정식 수입되면서, 그 첫 번째 리뷰를 맡게 되었다. 가장 먼저 소개할 제품은 V12 인티앰프이다. V12의 외관 디자인은 과거 동사의 대표 모델로 전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었던 V20을 닮아 있다.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단순히 고전적인 디자인이라기보다는 변함없는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특히 전면과 트랜스 커버의 화려한 크롬 도금, 양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반원의 보호 커버 내부에 배열된 진공관, 역시 다시 보아도 안정감과 오랜 전통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물론 회로적으로는 V12와 V20는 완전히 다른 설계와 진공관의 구성이다. 과거 V20 인티앰프는 12AX7을 출력관으로 사용하여 채널당 13개씩 총 26개 패러럴 푸시풀로 구성하여 채널당 20W의 출력을 뽑았었는데, V12 인티앰프는 EL84를 출력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V20 앰프를 처음 개발할 당시 재규어 자동차의 V12 엔진에서 영감을 얻어 V20 디자인이 완성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번 V12 앰프는 어쩌면 더욱 초기 디자인 콘셉트를 완성한 버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유는 재규어의 V12 엔진이 양쪽으로 기울어져 각각 6개의 실린더가 들어 있는 구조라는 점과 5리터 용량이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V12 인티앰프는 채널당 6개의 출력관과 5리터에 비유되는 50W의 출력이라는 점에서 EAR이 V12라는 이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V12는 총 5계통의 언밸런스 입력을 지닌 인티앰프이다. EL84 출력관을 패러럴 푸시풀 회로로 구성, 클래스A 증폭 방식을 채택했다. 동사 앰프들의 뛰어난 리니어리티 특성과 함께 V12의 재생주파수 응답은 12Hz에서 60kHz로 진공관 앰프로서는 보기 드물게 저역 특성이 뛰어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앞서 간단히 언급했듯이 출력관으로 채널당 6개의 EL84를 패러럴 푸시풀 방식으로 구성하여 12개를 사용하고 있으며, 프리단 및 초단과 드라이브단 구성은 ECC83으로 설계하여 채널당 5개씩 모두 10개를 사용, 총 22개의 진공관이 장착되어 있다. 출력단의 회로는 밸런스 브리지 모드 회로를 적용하고 있으며,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 제작된 출력 트랜스포머는 EAR 사운드의 핵심 영역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사운드 특징을 정리해보자. 우선 착색과 왜곡이 없는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자연스러운 진공관 특유의 배음들 역시 인상 깊다. 이는 오랫동안의 진공관 앰프 개발로써 완성해낸 진득한 성과로 보인다. 철저히 진공관 사운드를 강조한 부드러운 음색과 윤곽이 정확한 중역의 표현, 그리고 악기들의 자연스러운 사운드와 질감은 V12의 핵심이자 EAR의 사운드 이념으로 느껴졌다. 또한 출력을 의심케 하는 뛰어난 구동력과 에너지를 잘 갖추고 있었는데, ATC SCM50과의 매칭에서도 웬만한 고출력 앰프에 못지않은 구동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EAR의 진공관 앰프는 음악을 즐기게 해주는 매력적인 요소들이 많은 것 같다. 잘 정돈되고 가다듬어진 사운드인 만큼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움과 기대를 공존하게 만든다. EL84 출력관의 조합을 통해 고역의 화사함과 자연스러운 중역대의 사운드를 들려주며, 편안하고 부드러운 진공관 앰프의 질감을 맘껏 경험할 수 있었다. 오디오 마니아라면 반드시 한 번은 들어봐야 하는 제품이라 말하고 싶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980만원   사용 진공관 EL84×12, ECC83×10  
주파수응답  12Hz-60kHz(-3dB)   실효 출력 50W   S/N비 93dB   THD 0.03% 이하  
입력임피던스 47㏀   입력감도 0.4V   댐핑 팩터 10   크기(WHD) 44×13.5×42cm   무게 2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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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2월호 - 5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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