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glestonWorks The Andra Ⅲ
상태바
EgglestonWorks The Andra Ⅲ
  • 장현태
  • 승인 2016.01.01 00:00
  • 2016년 1월호 (522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안드라만의 매력

무엇보다 재즈와 팝에서 누구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발군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주었는데, 깊은 초 저역의 재생은 마치 바닥까지 들어 올리듯 강력하게 만들어 주었다. 안드라 3이 만들어내는 저역과 중역 밸런스에 사로잡히면 쉽게 빠져 나오기 힘들 것이다.

벌써 20년도 넘은 이야기인 것 같다. 이글스톤웍스에서 안드라를 출시한 지 벌써 그렇게나 지난 것이다. 공식적으로 1995년 1월 CES를 통해 소개되었는데, 당시 하이엔드 스피커 중 가장 이슈가 되었던 모델이 바로 안드라였다.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모두 이글스톤웍스에서 런칭한 안드라를 집중 조명 및 특집화했었다. 그야말로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 하이파이 시장에 신선한 충격과 관심을 집중시킨 셈인데, 스피커 시장에서 유례없는 최고의 스타 모델 탄생이었던 것이다. 오디오 역사로도 이들처럼 단시간에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 스피커는 많지 않았다.
이글스톤웍스는 1992년 미국 시카고에 근거를 두고, 윌리엄 이글스톤이 창업한 오디오 브랜드이다. 안드라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핵심은 당시 독특한 현대적인 스타일이었고, 하이글로시 마감까지 겸비한 획기적인 디자인이 주목을 이끌었던 것이다. 또한 가장 인지도가 높았던 다인오디오의 에소타 트위터와 모렐의 유닛까지 사용함으로써 하이엔드 스피커의 전형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마디로 당시 하이엔드 유저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요소들을 만들어낼 줄 아는 브랜드였던 것이다. 안드라 뒤를 이은 후속 모델과 다양한 파생 모델들이 추가되면서 라인업을 확장시켰고, 지금의 이글스톤웍스의 화려한 제품군들을 갖추게 되었다. 한때 경영난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새롭게 재정비한 신 모델들을 통해 동사는 제2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상위 기종으로 아이비 시그너처와 사보이 시그너처가 자리 잡고 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이글스톤웍스를 대표하는 모델은 안드라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안드라 3에서 가장 먼저 살펴볼 부분은 디자인이다. 누구든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안드라의 전통적인 외관을 고스란히 계승하고 있다. 2세대 버전에서 변경된 하부 형상과 함께 부분적인 변화를 통해 3세대의 발전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면 중·고역 유닛들을 감싸는 배플과 측면은 과거 대리석에서 알루미늄 패널로 변경되었다. 시간차를 극복하기 위해 기울어진 형태를 취하고 있다. 외부에 보이는 12인치 우퍼와는 별도로 내부에 우퍼가 따로 설치되어 있어, 내용적 공간의 확보를 위해 넒은 폭으로 디자인되어 있는, 이글스톤웍스다운 독특한 캐비닛 구조이다.

다음으로 살펴볼 부분은 새로운 드라이버이다. 트위터는 변함없이 다인오디오의 에소타를 사용하고 있는데, 신형 1인치 패브릭 돔 타입 T330D을 사용하여 24kHz의 고역 재생을 담당하고 있다. 미드레인지의 경우 과거 모렐의 폴리프로필렌 콘 대신 더욱 밀도가 높은 6인치 카본 섬유 콘, 모렐의 슈프림 SCW636 미드레인지를 더블로 사용한다. 이는 안드라 3이 추구하는 정확하고 직설적인 중역을 만들어내며, 스피커에 쉽게 몰입하게 해주고 있다. 안드라 3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저역은 내부와 외부에 연이어 설치된 아이소배릭 방식으로 12인치 폴리 콘 타입의 듀얼 우퍼가 중심에 있다. 스펙에서도 가청 주파수 대역을 넘어선 18Hz의 초 저역까지 재생이 가능하다고 보여준다. 이는 안드라 3의 깊고 에너지 넘치는 저역의 근원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총 3웨이 5스피커로 완성된 대형기로, 두꺼운 MDF로 제작된 견고한 캐비닛과 상단 측면 알루미늄 패널을 통해 공진을 확실히 잡아내고 있다. 웬만한 큰 사운드에도 좀처럼 캐비닛의 진동을 쉽게 느낄 수 없을 정도.
첫 곡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중 ‘대성당의 시대가 끝나네’를 조쉬 그로반의 목소리로 들어보았다. 조쉬 그로반의 목소리가 명료도를 가지며 초점이 정확히 전달되어, 쉽게 스피커 앞으로 스테이지가 펼쳐진다. 그리고 넓은 스테이지는 깊이 떨어지는 저음을 더욱 부각시켜 주고 있다. 악기 수가 많지 않은 반주의 사운드는 중·저역의 밸런스를 중심에 둔다. 뒤로 물러선 드럼 하이햇의 작은 표현까지도 놓치지 않는 것도 인상적.
대편성 곡으로 말러 1번 거인 중 2악장을 엘리아후 인발이 지휘하는 체코 필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지금까지 들었던 인발의 말러와는 대조적인 사운드를 만날 수 있었는데, 저역의 에너지를 중심으로 저돌적인 표현이라기보다는 절제력이 강조된 무게감이 가득한 사운드였다. 쉽게 펼쳐지는 콘트라베이스의 공간 잔향이 돋보였고, 바이올린은 자극 없이 자연스럽고 조심스럽게 포지션을 이탈하지 않았다. 일제히 관현악이 울려 퍼질 때는 공간 장악력을 바탕으로 깊은 울림으로 쏟아내는 금관과 짧은 임팩트의 목관 파트가 곡의 분위기를 더욱 이끌어 주었다.
여성 보컬 곡은 에바 캐시디의 목소리로 ‘What a Wonderful World’을 선곡해 보았다. 첫 도입부의 보컬부터 기대했던 중심이 잘 잡힌 정확한 중역이 스피커 중앙 무대를 꽉 채워주었다. 그리고 고역은 투명도와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며 자극 없이 다가왔다. 특히 캐시디의 리얼함과 보컬의 위상을 정확히 잡아내며, 그녀 입술의 움직임까지도 잡아내는 사운드는 과연 안드라답다. 다만 리마스터링이 과한 오디오파일 녹음이기에 베이스가 과하게 들렸던 점은 아쉽지만, 이 부분은 역시 앰프의 매칭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즈곡으로 딕 하이먼 ‘You're Driving Me Crazy’를 선곡해 보았다. 기대했던 재즈의 소무대가 여과 없이 잘 펼쳐졌다. 특히 스윙 재즈의 리듬감이 좋고, 공간의 장악 능력이 뛰어나서, 역시 대형기의 매력을 맘껏 느낄 수 있었다. 색소폰의 울림은 스피커 앞을 가득 채워주었고, 부드러운 질감은 여유롭기까지 하다. 드럼의 킥과 베이스의 깊은 울림은 안드라 3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주었으며, 스네어 드럼의 간결함까지 놓치지 않고 매력적으로 발산해 주었다.

안드라 3을 통해 다시 한 번 과거 안드라의 명예가 되살아나는 기분이 든다. 이제는 더욱 아메리칸 사운드의 성향이 물씬 느껴지며, 넘치는 저역의 공간감과 중역의 윤기 있는 질감에서 조금은 새로운 안드라의 이미지를 느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재즈와 팝에서 누구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발군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주었는데, 깊은 초 저역의 재생은 마치 바닥까지 들어 올리듯 강력하게 만들어 주었다. 안드라 3이 만들어내는 저역과 중역 밸런스에 사로잡히면 쉽게 빠져 나오기 힘들 것이다.
단, 안드라 3의 완벽한 저역 재생을 위해서는 몇 가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 우선 과도한 저음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간이 충분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파워 앰프는 댐핑 팩터가 높은 대신 과도하게 스피드한 앰프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 부분은 안드라를 경험해본 오디오파일에겐 기본 상식이기도 하다. 여전히 맷집이 좋은 건장한 근육질의 복서의 기질을 가진 만큼 쉽게 굴복하지 않는 저역 구동력은 또 다른 안드라의 매력이다. 이글스톤웍스의 안드라는 2세대를 거쳐 드디어 3세대 안드라를 통해 다시 한 번 과거의 명성을 재현하려 한다. 이번에도 이슈의 중심이 될지 기대하는 바이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3,300만원
사용유닛 우퍼(2) 30.4cm, 미드레인지(2) 15.2cm 카본,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18Hz-24kHz(-3dB)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
크기(WHD) 38.1×111.7×45.7cm   무게 99.7kg

52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1월호 - 522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