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C SCM100 PSLT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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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C SCM100 PSLT New
  • 김남
  • 승인 2016.01.01 00:00
  • 2016년 1월호 (5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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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맛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진정한 셰프

ATC의 소프트 돔 미드레인지의 마력에 빠져들면 다른 소리는 심심해서 듣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다. 이 미드레인지는 중음대역의 밀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보컬을 들으면 그야말로 입에 침이 고인다. 그래서 재즈 감상에 최적이라는 수식어도 붙어 있다. 강력한 다이내믹과 자연스러움에서 이 소프트 돔을 능가하는 제품은 지금도 나오지 않고 있는 중이다.

초창기 ATC는 간결하게 SCM20, 50, 100 등으로 제품이 구분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상당히 번잡스럽다. 붙어 있는 모델 표시가 다양화되어 있기 때문인데, 이는 다만 제품의 특성을 구분하기 위해 그러한 명칭을 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런 숫자와 기호 속에 40여 년 ATC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고 마치 빈티지의 역사를 펼쳐 보는 흥미가 나기도 한다. 이름 뒤쪽에 나와 있는 P는 이 스피커가 패시브 제품(파워 앰프가 내장되어 있지 않다)는 표시인데, ATC는 파워 앰프 내장의 액티브 제품을 만들고 있고, 그런 제품은 당연히 P 대신 A가 표시되어 있다. 하긴 이 제품도 350W 파워의 앰프를 내장한 액티브 버전이 있긴 하다. 그 다음의 SL은 이 제작사가 자랑하는 기술력인 슈퍼 리니어 마그넷 테크놀로지(Super Linear Magnet Technology)를 의미하며, 마지막 T는 이 제품이 타워형이라는 표시이다. 타워형은 스탠드가 필요 없고, 일반 스타일 제품은 다소 높이가 낮아서 스탠드가 부속으로 따라 왔다. 그러나 지금 대부분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것은 스탠드가 필요 없는 타워형이고, 파워 앰프가 내장되어 있지 않은 버전의 제품이다. New는 ATC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신형 트위터를 적용한 것을 의미한다. SCM이란 앞쪽의 명칭은 초창기부터 전 제품에 붙어 있었다.
1974년 영국 런던에서 첫 출발을 한 ATC가 일약 세계 오디오 시장에서 독보적인 사운드를 구축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엄청난 크기의 우퍼와 약간 끈적한 기분이 드는 큼지막한 소프트 미드레인지 유닛 때문이다. 자체 개발한 이 유닛들은 낱개 판매를 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ATC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의 다른 스피커 제조업체에서는 사용하지를 않는다. 지금까지 한두 번 정도 예외인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것은 ATC 유닛이 아니고 그들이 일종의 짝퉁을 만든 것으로, 결코 ATC의 성능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슬그머니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사실 ATC 스피커들이 다소 고가인 이유는 바로 이 유닛 기술에 대한 가치인 것이다. 강력한 마그넷과 숏 보이스 코일을 장착해 드라이버의 움직임을 더욱 명확히 하고 폭을 넓게 하는 이런 원천 기술은 타사에서는 흉내 내기가 힘든 것이다. 또한 ATC는 미국 국방성의 방위 산업에 필요한 마그넷 기술 자문을 담당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금도 그 제조 기술은 그들의 노하우이며 수십 년 숙련된 엔지니어가 밀실에서 제조를 하는 모양이다.

ATC의 소프트 돔 미드레인지의 마력에 빠져들면 다른 소리는 심심해서 듣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다. 이 미드레인지는 중음대역의 밀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보컬을 들으면 그야말로 입에 침이 고인다. 그래서 재즈 감상에 최적이라는 수식어도 붙어 있다. 강력한 다이내믹과 자연스러움에서 이 소프트 돔을 능가하는 제품은 지금도 나오지 않고 있는 중이다. 원래 재즈라는 장르는 현장에서 한 잔 마셔 가며 다소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듣는 것이지 장소를 바꿔 고요한 집 안 골방에서 혼자서 보통 스피커로 듣는 것이 아니다. 맛이 우러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소프트 돔은 그런 약점을 단숨에 돌파해 버렸기 때문에 소니, 텔락 등 세계 유수의 녹음 스튜디오에서 모니터 스피커로 ATC 제품을 다투어 영입해 갔다. 단, 클래식 음악에서는 과거 영국의 경쟁 스피커가 널리 쓰였다. 그 스피커로 재즈를 울리면 마치 여름철 뜨뜻한 물로 말아 놓은 밥 같은 맛이 나는데, 국내에서는 무조건 스튜디오 모니터용이라는 반쪽짜리 인식이 퍼져서 너도 나도 장르 불문 사용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제작사는 그런 소프트 돔 미드레인지와 우퍼 유닛으로 오디오 계를 놀라게 했지만, 상당 기간 트위터는 유닛 제조의 명가인 시어스 제품을 썼다. 지금은 다르다. 자신들이 직접 만들고 있다. 최근의 제품은 이 자사제 트위터를 기반으로 한 것인데, 예전에 비해 고역대 폭이 높아져서 지금은 ATC가 재즈 전문이라 표현하기 어려워질 정도로 이제는 클래식에서도 당당히 어떤 하이엔드와도 일전을 불사할 수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항상 같은 불만이지만, ATC는 왜 그렇게 고지식한가 라는 것도 공통적이며 지속적인 것이다. 한두 개 좀 다른 모델이 있긴 하지만 시종일관 융통성 없는 4각형의 날 선 스타일을 고수해 오고 있는 것이 그 불만의 요체. 요즘은 알맹이 대신 겉보기에 치중해서 모든 상품(사람도 그렇고)이 겉보기에 제작 단가를 대부분 쓰고 있는데, ATC는 반만년 전통처럼 변함이 없다. 하긴 영국 스타일이 그런 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B&W와 가장 큰 차이라면 바로 그런 것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긴 단순한 것이 싫증도 나지 않고 오래 간다. 그런 철학을 오래전부터 내다본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 ATC는 인클로저의 마감이 종래의 오크, 체리, 월넛 등 전통적으로 사용된 마감에서 더욱 여러 가지로 다채로워졌다. 이번 시청기는 버 포플러 마감이다.
시청 후, 군대 구령으로 충성, 단결 등을 쓰고 있지만 이 스피커 앞에서는 ‘존경!’이라는 구령을 붙이고 싶어졌다. 듬직함, 장대함, 미려함, 박진감과 같은 그런 수식어들이 쏜살같이 등장한다. 해묵은 거장은 언제 봐도 경외롭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2,650만원(버 포플러 마감)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31.4cm, 미드레인지 7.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65Hz-17kHz(±2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80Hz, 3.5kHz
출력음압레벨 88dB/W/m   권장 앰프 출력 100-1500W
크기(WHD) 39.7×107×56cm   무게 5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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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1월호 - 5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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