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am FMJ A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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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am FMJ A49
  • 정우광
  • 승인 2016.01.01 00:00
  • 2016년 1월호 (52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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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깊이 있는 소리에 진정으로 감탄하다

음악을 사랑하던 캠브리지 공과대학 학생들이 모여서 녹음과 이에 필요한 장비를 만들어내는 회사를 설립한 지도 40년이 되어간다. 음악과 기술의 만남이라고 하는 오디오 기기의 제작에는 아주 이상적인 결합의 형태로서 태어난 회사는 지난 40년 동안을 우수하면서도 실용적인 제품으로 오디오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제품들은 뛰어난 기술을 투입하면서도 음악을 재생하는 기기로서의 음악성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어서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다. 이번 호의 리뷰 기기로 제공된 인티앰프인 A49는 시리즈명이 FMJ이다. 이는 ‘Faithful Musical Joy’의 머리글자인데, 번역하자면 신뢰할 수 있는 음악적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사의 가정용 오디오 기기의 핵심 라인업으로 인티앰프 외에 프리앰프와 파워 앰프, 그리고 AV 프로세서와 앰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A49는 이 시리즈의 앰프 중에서 가장 큰 출력을 갖고 있는 인티앰프이다. 채널당 출력이 200W로 웬만한 스피커 시스템과 연결해서는 힘의 부족을 느낄 수 없다. 입력은 포노단을 구비해놓은 아날로그 입력뿐이고, 요즈음 유행하는 디지털 입력이라든지, 무선 기능은 아예 없이 정통 오디오 앰프의 기능만을 갖추고 있다. 같은 계열의 제품 중에 AV 앰프를 비롯하여 D/A 컨버터 등이 다수 있기 때문에 이 제품에는 오로지 오디오 신호의 증폭 기능만으로 집중하여 만들어낸 제품 같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듯이 요즈음의 제품들과는 거리감이 있다. 볼륨과 입력 선택, 그리고 작은 크기의 표시 창은 평범한 철판으로 둘러싸인 케이스에 수납되어 있다. 오로지 음악 신호만을 증폭하도록 되어 있는 이 제품의 숨은 실력은 파워 앰프의 회로 기술에 있다는 것이다. 200W의 출력이지만 50W까지는 순 A급 동작을 하도록 되어 있어, 대부분의 음악은 순도 높게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작지만 좋은 음을 내주었던 동사의 과거 앰프가 인상에 남아 있었지만, 조금은 평범한 외관에 별다른 기대 없이 음악을 내걸었다. 하지만 전·후방의 기기를 연결하고 첫 음악을 재생하는 순간 자세를 바로 잡게 된다. 순 A급 증폭의 앰프를 과거에도 수없이 들어 보았지만 이번의 경우에서처럼 배경이 정숙하고 섬세한 가닥 추림을 보여주는 경우는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사운드이다.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이 울려 나오는 순간 탄식을 자아내게끔 하면서 새로운 음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평범한 모습의 앰프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맑고 높은 품격의 사운드의 세계가 펼쳐진다. 악기의 심이 깊고 윤곽이 뚜렷하면서도 하모닉스가 풍부하여 연주의 흥취를 돋우고 있다. 그래험 오디오의 LS5/8에서 이처럼 맑고 풍성한 음이 나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하였다. 그저 매력적인 중음역의 사운드가 부드럽게 펼쳐질 것으로만 예상했는데 의외의 사운드에 놀라고 말았다. 이런 놀라움은 다른 스피커 시스템에서도 마찬가지. 연결되는 대부분의 스피커 시스템에서 예상하지 못하였던 맑고 깊이 있는 소리에 감탄할 따름이었다.

입력 장치로 사용된 것은 프라이메어의 유니버설 플레이어 BD32 MK2. 준비해간 CD를 계속해서 들어보았다. 에바 캐시디와 조 스태포드 등 여성 보컬의 재생도 정말 매력적인 사운드로 들린다. 짙은 호소력의 음색이 살아 있고, 음장의 형성이 스피커 주위에서 맴도는 것이 아니라 방의 한 가운데로 가수가 걸어 나와 노래하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저음역의 출력과 제어도 매우 인상적이다. 풍부하되 과도하지 않은 저음역의 울림은 제동이 잘 이루어지고 있어서 과거 보급기 가격대의 제품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음의 세계를 아주 쉽게 만들어내고 있었다. 하이엔드 기기라고 하는 앰프조차도 이러한 음을 얻기까지에는 많은 전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아캄의 A49에서는 아주 쉽게 그런 음을 내어주고 있다. 감상의 클라이맥스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에서 이루어졌다. 에이지 오우에가 지휘하는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연주인데, 무대 위의 오케스트라의 움직임을 세세한 부분까지 포착하여 표현해주는 능력이 뛰어나다. 입력 장치와 스피커 시스템의 발전에 맞추어 이들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개발했다고 하는 제작 의도가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순간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음을 찾기 위해 수많은 기기들을 바꾸어가며 고생했던 과거의 기억들이 먼 옛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수많은 음반을 통해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음악의 세계를 아주 손쉽게 만들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제품을 만난 것이다.

수입원 우리오디오 (02)2246-0087   가격 690만원   실효 출력 200W(8Ω), 400W(4Ω)
주파수 응답 20Hz-20kHz(±0.05dB)   S/N비 105dB   하모닉 디스토션 0.001%
출력 레벨 1.15V(RCA), 2.3V(XLR)   출력 임피던스 47Ω(RCA), 200Ω(XLR)
크기(WHD) 43.3×17.1×42.5cm    무게 19.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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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1월호 - 5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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