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audio MOON Neo 430H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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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audio MOON Neo 430HAD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5.12.01 00:00
  • 2015년 12월호 (52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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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 앰프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담아내다

무터의 카르멘 판타지를 들으면, 4개의 현 사이의 위화감이랄지, 두께의 차이가 전혀 없다. 위로 한참 뻗어나가도 절대 고역이 가늘어지지 않는다. 이 부분은 실은 본 기의 실력인 것이다. 한편 정명훈이 연주한 환상 교향곡을 들으면, 수많은 악기들의 질서정연한 배치가 눈에 들어오고, 여기저기 출몰하는 특정 악기들의 위치가 명료하다.

오랜만에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를 갔다. 익숙하게 자동문을 통과해서 안을 들어서자마자 뭔가 낯선 기분이 들었다. 여태까지 숱하게 방문하면서 익숙하게 느꼈던 풍경과 전혀 딴판의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대체 뭔 일인가 해서 주위를 둘러보니, 입구에 각종 헤드폰과 미니 오디오 관련 부스가 상당히 큰 규모로 설치되어 있는 게 아닌가. 거기에 많은 손님들이 바쁘게 오가며 제품을 체크하고 또 사진도 찍고 하면서 구매 계획을 짜고 있었다.
당연히 이런 부스의 간판은 헤드폰 부스다. 여러 회사의 다양한 모델이 가격대별로 전시되어 있어서, 자신이 갖고 있는 핸드폰에 담긴 음원으로 그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얼마나 뛰어난 청력을 갖고 있길래 저런 식으로 시청을 하나 싶지만, 헤드폰을 일종의 기호품 내지 소비재로 인식하고 있는 마당에 뭐라 말할 처지는 아니다.
사실 헤드폰을 제대로 듣고 싶다면, 양질의 DAC는 필수 중의 필수다. 이것은 오디오로 치면 소스 쪽이 얼마나 중요한가와 같은 맥락이다. 사실 헤드폰 자체를 구동하는 앰프 쪽은 그리 많은 출력을 요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설계가 용이하다. 문제는 DAC에서 어떤 수준의 신호를 보내주는가가 더 점검 사항인 것이다.
이번에 만난 네오 430HAD는 기본적으로 헤드폰 앰프의 성능에 충실하면서, 옵션으로 제공된 DAC의 빼어난 성능이 매우 인상적인 제품이다. 우선 헤드폰 부분부터 보자. 여기서 설계된 앰프 기술은, 이미 에볼루션 시리즈를 만들면서 얻어진 노하우가 듬뿍 들어갔다. 당연히 풀 밸런스 설계에 순수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작동한다. 풀 디스크리트 회로는 당연한 귀결. 또 사용자를 위한 여러 편의 사항을 제공하는 부분도 좋게 다가온다. 즉, 게인의 세팅에 있어서 14dB 및 20dB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고, 연결되는 헤드폰의 성격에 맞는 선택지가 제공된다. 즉, 600Ω에 667mW를 내거나, 50Ω에 8W를 내게 만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상당히 미세한 신호를 다루면서 무척 정교한 출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대용량 전원부를 투입한 점이 흥미롭다. 하긴 그렇게 든든하게 백업을 해야 앰프부의 작동이 안정될 것 아닌가.
여기에 M-eVOL2라 불리는 볼륨 컨트롤 회로를 투입한 것은 정말 놀랍다. 일체의 음성 신호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양질의 조정을 가능하게 하는데, 이미 동사의 740P 프리를 비롯, 여러 제품에 투입된 바 있다. 무려 530스텝을 제공하는 바, 0.1dB 단위로 움직이는, 초정밀 볼륨단이다.

한편 DAC를 보면, PCM과 DSD를 나눠서 설명해야겠다. 우선 PCM의 경우, 기본적으로 24비트/192kHz를 지원한다. 물론 USB단에 한해서 더 높은 사양인 32비트/384kHz를 구동할 수 있다. DSD도 착실히 지원하여, DSD64, DSD128, DSD256까지 가능하다. 이렇게 보면 DAC에 얼마나 공을 들였나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풍부한 입출력 단자의 제공은 특필할 만하다. 여기서 일일이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포맷이 제공되는 바, 사실 헤드폰만을 위해 쓰기에는 뭐할 정도다. 아무래도 전문적인 하이파이 시스템에 투입해서 DAC 기기로 사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헤드폰을 연결해서 최상의 퀄러티를 맛본다는 기분으로 즐기면 좋을 것 같다.
이번에는 주로 DAC의 성능을 체크했는데, 이 정도의 수준이라면 굳이 헤드폰을 걸지 않더라도 어떤 퍼포먼스를 발휘할지 충분히 상상이 되었다. 또 훌륭한 볼륨단이 장착되어 있으니, 양질의 파워 앰프만 달면 얼마든지 고급스런 하이파이 시스템을 꾸밀 수 있다 하겠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트라이곤 에필로그를 사용했고, 스피커는 카스타의 모델 A를 동원했다. 일단 특별히 장르를 가리지 않고 두루두루 잘 재생이 된다. 사실 스피커의 성격이 혼 타입이기 때문에, 약간 거칠거나 협대역의 우려도 있지만, 실제 청취에선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이를테면 무터의 카르멘 판타지를 들으면, 4개의 현 사이의 위화감이랄지, 두께의 차이가 전혀 없다. 위로 한참 뻗어나가도 절대 고역이 가늘어지지 않는다. 이 부분은 실은 본 기의 실력인 것이다. 한편 정명훈이 연주한 환상 교향곡을 들으면, 수많은 악기들의 질서정연한 배치가 눈에 들어오고, 여기저기 출몰하는 특정 악기들의 위치가 명료하다. 무엇보다 기품이 있으면서, 세련된 음색이 문 시리즈의 앰프와 통하는 부분도 있다.
마지막으로 레드 제플린의 ‘Babe, I'm Gonna Leave You’를 들어보면, 음 하나하나가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디지털의 냄새가 전혀 없고, 오히려 잘 구축된 아날로그 시스템의 음을 연상케 한다. 얼마나 DAC 부분을 공들여 만들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절정으로 치달을 때 엄청난 폭발을 하는 밴드의 기세가 전혀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본 기를 헤드폰 앰프뿐만 아니라 프리와 DAC를 겸한 메인 시스템으로 활용해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수입원 헤이스 (02)558-4581   가격 425만원   디지털 입력 Coaxial×2, Optical×1, USB B×1  
USB 입력 PCM 32비트/384kHz, DSD 2.8/5.6/11.2MHz  
헤드폰 출력 4핀 XLR×1, 3핀 XLR×2, 6.3mm×1  
아날로그 입력 RCA×2, XLR×1, Aux(3.5mm)×1  
아날로그 출력 RCA×2   헤드폰 임피던스 20-600Ω   S/N비 120dB    크로스토크 110dB  
게인 14dB 또는 20dB   전원 커패시터 35000㎌   크기(WHD) 42.9×8.9×35.1cm    무게 7.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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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12월호 - 5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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