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o RS1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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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o RS1e
  • 월간오디오
  • 승인 2015.12.01 00:00
  • 2015년 12월호 (5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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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하우징의 근사한 울림을 경험하라

헤드폰에서 있어 목재 하우징은 묘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직접 듣지 않더라도 따뜻할 것 같고, 중·저역에서 질감 가득할 것 같은 느낌, 왠지 아날로그적이며 풍부한 울림을 줄 것이라는 확신을 들게 한다. 물론 우드 하우징을 채용했다면, 사운드 튜닝에서는 나름 애를 먹어야 할 것이다. 기존 자신들이 추구하는 사운드와 제법 다르게 접근해야 되기 때문이다. 가장 개성적인 브랜드인 그라도 역시 목재 하우징을 채용한다면 얌전한 양이 될 수밖에 없다. ‘록=그라도’라는 고정 관념과 정반대에 위치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그라도의 카트리지를 보아도 나무를 적극 채용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만큼 1세대부터 아날로그 업체로 유명세를 얻었는데, 역시 음악의 본질은 아날로그에 있다는 것을 철학으로 하는 회사라는 것이다. 우드 하우징 제품들도 그런 이념에서 출발한 것인데, 이제는 목재 하우징 하면 자연히 그라도를 떠올릴 만큼 인기 라인업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라도가 다른 업체들처럼 파격적인 변화를 주는 곳은 아니지만, 역시 사운드나 외관에서는 시대의 트렌드에 맞춰 조금씩의 변화는 맞춰가고 있다. 이전 세대에는 ‘i’를 붙인 업그레이드 모델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모델명 뒤에 ‘e’를 붙여, 3세대의 리뉴얼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거의 전 모델이 ‘e’라는 마크를 달고 출시되고 있는데, 목재 하우징의 대표 제품 RS1 역시 예외는 아니다.
RS1e는 목재 하우징을 채용한 레퍼런스 라인업으로 RS2e와 함께 마니아층이 탄탄한 제품이다. 참고로 다른 목재 하우징 제품으로는 스테이트먼트 라인업으로 GS1000e가 있고, 헤리티지 라인업에 GH1이 포함되어 있다. 제품은 역시 그라도 특유의 수수한 박스에 담겨 배달되어 왔는데, 그래도 이전보다는 박스 디자인에 아주 조금 더 신경 쓴 듯한 느낌은 든다. 내부에는 그라도의 역사를 보여주는 팸플릿 한 장이 들어 있는데, 이전에도 있었나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제품을 처음 개봉하자마자, 구형 RS1과 다른 점이 첫 눈에 들어온다. 초기 버전에는 중앙에 멋들어진 RS-1 마크의 우드가 덧대어져 있었는데, RS1e에서도 이 부분이 과감히 생략되었다. 사실 RS1i부터 변화된 부분인데, 오픈형 제품인 만큼 중앙 마크가 공기 흐름을 방해한다고 생각한 듯하다. 덕분에 RS1i와는 디자인적으로는 큰 차이점이 없으며, 목재의 색감과 브라운 색의 헤드 밴드를 적용한 것 정도가 외견상 바뀐 부분이다. 물론 ‘i’ 버전과 달리 ‘e’ 버전에서는 ‘e’ 마크가 정식으로 붙어 있다. 디자인은 익히 알려져 있듯이 고전적인 멋과 고급스러움을 함께 가지고 있어, 오랜 시간 함께 하여도 그 디자인적인 멋을 잃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도 목재 헤드폰 중 그라도의 이 모델을 가장 아끼기도 한다. 실물을 보면, 하우징을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는 남자의 아이템.
e 시리즈에서의 개선점에 대해 제조사에서는 상세히 밝히고 있지 않지만, 몇몇 정보를 종합해보면 마호가니 부분에 변화를 주었고, 유닛, 그리고 세세한 부분에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물론 e 시리즈가 사운드적인 부분에서 변화를 준 것이 포인트이기 때문에, 그라도에서도 스펙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어필하지 않는 듯하다. 유닛은 50mm, 주파수 응답은 12Hz-30kHz, 임피던스는 32Ω, 감도는 99.8dB인데, 수치상으로는 별 다른 부분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라도 프레스티지 시리즈를 기억하며, 록이나 메탈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그라도의 레퍼런스 시리즈는 이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아마 제작자가 실제 원했던 사운드는 이것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아주 여유롭고 풍요롭다. 마치 잘 튜닝된 아날로그 제품을 듣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질감 좋은 선율을 들려준다. 앙칼진 고역에서 해방되어 있으며, 한 템포 느리게 전해지는 풍성한 저역이 기분 좋게 무대를 감싼다. 그라도의 대부분의 제품들이 e 시리즈로 변화하면서, 한층 더 밸런스적으로 다가간 듯한 인상인데, RS1e 역시 올라운드적인 면모를 확실히 보여준다. 이전에는 RS1의 굵직한 질감 때문에 클래식을 많이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RS1e는 여러 음악 장르에서도 자신만의 멋진 개성으로 그라도만의 ‘멋’과 ‘맛’을 발산한다. 그라도의 프레스티지 시리즈가 여름에 시원한 청량감을 선사했다면, 레퍼런스 시리즈는 겨울에 포근한 온기를 전해주는 제품이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88만원   구성 오픈형   임피던스 32Ω   음압 99.8dB
주파수 응답 12Hz-30k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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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12월호 - 5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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