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yin A-88T MK2 Re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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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yin A-88T MK2 Retro
  • 정우광
  • 승인 2015.11.02 00:00
  • 2015년 11월호 (52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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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관 업그레이드로 또 하나의 품격을 만나다

타악기의 음색을 뚜렷이 구별해낼 수 있는 해상력을 보여 주었다. 저음역의 제동이 잘 이루어지는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뒤이어 김지연이 연주한 보칼리제를 들어본다. 악기의 음색에 윤기가 더해지고 연주 공간의 확대가 느껴진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간의 간격이 있는 무대의 분위기가 그려지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본지에서 다루어졌던 케인의 A-88T MK2 제품이다. 처음 발표될 때부터 많은 화제를 몰고 다녔던 제품이라서 이제는 이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끼리의 유대가 형성될 정도로 오디오의 한 기준을 담당하는 기기처럼 인식되고 있다. 케인의 제품이 우리의 인기를 끌게 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첫째로 꼽히는 것이 재생음의 우수함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커다란 매력이기도 하겠지만 수많은 기기를 섭렵한 고수급의 오디오파일들이 들어봐도 이의를 제기할 만한 결점이 눈에 띄지를 않는다는 점이다. 게다가 어떠한 스피커와도 잘 매칭이 되는 넉넉한 포용성이 인기를 더하여 왔던 것이다. 진공관을 증폭 소자로 사용했다고 해도 최신의 고품위 디지털 음원의 음악을 재생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재생 주파수 대역과 저음역의 에너지가 풍부하게 뒷받침되기 때문에 시스템 구성의 자유도가 높아서 널리 사용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이들이 매우 발 빠르게 시장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디오파일들에게는 많은 기기들이 어떠한 음으로 음악을 재생해 주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관심사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되도록 많은 제품을 써보고 싶은 것이 일반적인 욕구인데, 특히 진공관 앰프에서는 하나의 제품을 가지고서 출력관의 교체라든지 회로의 변경이나 몇몇 사용 부품의 교환만으로도 매우 다양한 표정의 소리로 변화가 이뤄진다. 하지만 자신의 제품에 이러한 변화를 주면서 소리를 즐길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사람은 몇 안 되기 때문에 주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이게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쌓이게 되고 결국은 소리 변화의 즐거움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케인의 제품은 이러한 애호가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변화를 적극 수용하여 여러 가지 제품을 발 빠르게 출시해왔다. 사용자들은 대리점을 통하여 적은 비용으로 변화를 경험해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이 취미성이 강한 제품으로 케인의 제품을 부각시켜 온 것이 된다.

이번의 리뷰 제품도 기본의 제품은 이미 여러 차례 본지에서 다루어 졌던 것인데 이번의 변화는 사용 출력관의 고급화에 있는 것이다. 제품의 기본 구성은 이전 제품과 비교하여 큰 변화는 없고, 다만 진공관이 선별된 골든 드래곤 제품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전 제품의 기억이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비교 시청이라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이고, 새롭게 제품을 대하는 심정으로 시청에 임하였다. 처음 재생 곡은 텔레만의 오보에와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소나타. 방안으로 가득히 채워 주는 악기의 음이 방금 전에 시청했던 앰프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악기들의 윤곽이 매우 부드럽게 융화되는 느낌을 가지고 풍성한 울림으로 번져 나와 주고 있다. 힘차게 스피커를 밀어주는 능력은 동급 출력의 어떤 제품보다도 뛰어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6개의 타악기를 위한 토카티나에서는 타악기의 음색을 뚜렷이 구별해낼 수 있는 해상력을 보여 주었다. 저음역의 제동이 잘 이루어지는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뒤이어 김지연이 연주한 보칼리제를 들어본다. 악기의 음색에 윤기가 더해지고 연주 공간의 확대가 느껴진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간의 간격이 있는 무대의 분위기가 그려지고 있다. 발군의 능력은 역시 재즈 보컬에서 발휘되고 있었다. 에바 캐시디의 목소리나 노라 존스의 목소리가 실내를 채우면서 부드럽게 휘감기고 있다.

기존 엔트리 스피커에서 조금 그레이드 높은 톨보이 스피커를 연결해본다. 역시 같은 곡으로 시청을 계속한다. 방금 전의 분위기와는 다른 정갈한 음이 실내를 채운다. 중·저음의 윤곽이 분명해지면서 개별 악기의 울림은 더 선명하게 부각이 되고 있다. 고급스러워졌지만 열기는 식지 않은 듯한 분위기의 음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분명한 변화이기는 하지만 다른 앰프에서 들었던 것처럼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었다. 스피커 시스템을 심하게 가리는 편이 아니라는 사실이 새삼 떠오른다. 3극관 결합으로 손쉽게 변환시켜 시청한 경우에는 두 가지 스피커 시스템 모두 큰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울트라리니어 결합일 때의 저음역의 해상력이라든지 울림의 강도가 더 낫게 들렸다. 높은 능률의 빈티지 스피커 시스템의 경우에는 분명 3극관 결합이 더 나은 소리를 들려줄 것이다.
한 시간여를 시청한 뒤에 이전의 제품과 차이점을 강조하고 싶어도, 사실 두 개의 제품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기 전에는 차이를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선별관의 사용이 전해주는 신뢰감이 사용 시의 만족감을 더해줄 수 있을 것이다. 진공관 앰프에서 더 나은 진공관을 사용하여 소리가 이전보다 못하게 되는 경우는 절대로 없었으니까. 별도로 구입할 경우의 가격보다도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니까 애호가들은 그저 즐거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가격 288만원   사용 진공관 KT88×4, 6SL7×2, 6SN7×2  
실효 출력 50W(울트라리니어), 25W(트라이오드)   주파수 응답 10Hz-42kHz(-3dB)   THD 1%(1kHz)  
S/N비 93dB   입력 감도 300mV, 1000mV(프리-인)   입력 임피던스 100KΩ   출력 임피던스 4Ω, 8Ω  
크기(WHD) 42×19.5×38.2cm   무게 2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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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11월호 - 5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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