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koon Products PRE-7610 M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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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koon Products PRE-7610 MK3
  • 서기석
  • 승인 2015.11.02 00:00
  • 2015년 11월호 (52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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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더하기 일은 삼!

바쿤 프로덕츠의 PRE-7610 MK3은 바쿤의 주력 제품인 SCA-7511 MK3 인티앰프 겸용 파워 앰프와 짝을 이루는 프리앰프이다. 본 기는 전압 입력 3계통, SATRI-LINK 2계통 등 도합 5계통의 입력부를 갖추고 있다. 출력 또한 동사의 SATRI-LINK 입력을 가진 파워 앰프와 결합하여 풀 전류 전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동사의 자랑인 헤드폰 출력 단자도 마련되어 있다. 본 기의 SATRI-IC는 UL 버전이 채용되었고, 볼륨은 알프스 10KΩ 볼륨이 채용되었다. 기능적인 면에서 SCA-7511 MK3의 입력부에 부족함을 느꼈던 유저라면 PRE-7610 MK3의 풍부한 입력부가 큰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기의 외관은 셀렉트 노브 및 볼륨 노브의 크기와 위치, 그리고 후면의 입력부를 제외하고는 SCA-7511 MK3와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내부 부품의 레이아웃에 있어서도 SCA-7511 MK3와 스피커 출력 단자와 출력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동소이하다고 할 수 있겠다.
PRE-7610 MK3의 소리를 들어 본다. SCA-7511 MK3의 단품에 프리앰프를 추가하였을 때 어떠한 음질적 변화가 일어나는지에 착안하여 시청하기로 한다. 소스기기로 루민의 D1, 스피커로는 토템 어쿠스틱의 모델 원을 사용하여 시청에 임하였다.

우선 르네 레보비츠가 지휘하는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민둥산의 하룻밤’과 ‘전람회의 그림’을 들어 본다. SCA-7511 MK3에 PRE-7610 MK3을 추가하였을 때의 변화가 매우 뚜렷하고 직접적으로 느껴진다. 가장 먼저 체감되는 것은 음량의 상승이다. SCA-7511 MK3의 출력에 불만이 있었던 유저라면 프리앰프의 도입으로 볼륨의 확보에 있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흡사 4기통 차량을 운전하다가 8기통 차량으로 바꾼 것 같은 출력의 여유가 느껴지는 것이다. 다음으로 공간의 확대가 직접적으로 체감된다. 무대의 넓이와 깊이가 동시에 확장되는 것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무대 깊이의 표현인데, 오케스트라의 각 악기군의 ‘레이어’의 표현력이 상승하여 연주를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질감의 표현에 있어서도 현악기 파트는 더 두텁고 매끄러워지며 금관악기 파트에는 번뜩이는 광채가 더해진다. 또한 충실한 저음의 재생에 있어서는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SCA-7511 MK3와 북셀프 스피커인 토템의 모델 원 조합의 한계라고 생각했던 저음 대역이 청감상 훨씬 아래쪽으로 확장되는 것은 물론 저음부의 탄성과 해상력이 상승했다는 것을 매우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대편성 특유의 스케일감이 확대되고 오케스트라의 총주 부분의 맺고 끊음이 더 깔끔해지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빌 에반스 트리오의 앨범을 들어 본다. 라이브 연주 특유의 홀 톤을 얼마나 생생하게 재생하는지가 감상의 포인트이다. 재생한 트랙은 ‘Porgy’. 우선 무대와 객석의 공기가 일순간 투명해짐을 실감한다. 투명해진 객석에서 관객들이 나누는 대화와 술잔이 부딪치는 소리가 매우 리얼하다. 귀를 기울이면 관객들이 나누는 대화의 내용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이다. 1961년 6월 25일 일요일 뉴욕 빌리지 뱅가드의 공기가 이쪽으로 확 다가온다. 빌 에반스의 투명하면서도 포근한 터치, 스코트 라파로의 탐미적인 리듬, 무엇보다 폴 모티안의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브러시 워크가 투명한 공간을 채운다. 24비트/192kHz 음원임을 감안하더라도 반세기 전 녹음이라는 사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실한 재생이다. SCA-7511 MK3 단품 조합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기품 있는 재생이라고 생각된다. 는 애청 음반이면서도 평소 재생에 불만족스러운 측면이 있었는데, PRE-7610 MK3의 도입을 통하여 그러한 불만을 대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 특히 흡사 탄산수의 기포처럼 청량하게 터지는 상쾌한 심벌즈의 사운드는 가히 일품이었다.

내친 김에 재즈 음반을 한 장 더 들어본다. 이번에는 스튜디오 녹음으로 에릭 돌피의 앨범 중에서 ‘Hat And Beard’ 트랙을 선택한다. 우선 에릭 돌피의 다소 그로테스크한 알토 색소폰의 미묘한 뉘앙스가 상당히 리얼하게 재생된다. 이러한 미묘한 음색의 표현은 프레디 허바드의 트럼펫과 바비 허쳐슨의 비브라폰의 음색 표현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데, 이러한 뉘앙스 표현의 향상은 프리앰프 도입으로 인한 정보량의 증대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 역시 인티앰프 단품 조합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PRE-7610 MK3만의 원숙한 영역일 것이다.
필자가 사용하는 토템의 모델 원 스피커는 홀로그래픽한 음장 재생에 강점을 보이는 반면 소프라노의 섬세한 질감의 표현에는 매우 취약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PRE-7610 MK3 프리앰프를 추가함으로써 그러한 취약점이 극복될 수 있는지를 테스해 보기로 한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장미의 기사> 중에서 3막 3중창 ‘Marie Theres! - Hab Mir's Gelobt, Ihn Lieb Zu Haben’을 키리 테 카나와, 안네 소피 폰 오터, 바바라 헨드릭스의 음성으로 듣는다. 프리앰프의 도입으로 스피커의 성향이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프라노 음색의 표현에 있어 매우 의미 있는 향상이 있는 것은 쉽게 알 수가 있다. 각 소프라노의 음색적인 특징이 명확하게 제시되며 세 명이 동시에 노래하는 하는 부분에서 종종 나타나던 기분 나쁜 입자감이 현격하게 감소하였다. 반면 보컬의 배음 성분과 잔향의 체공 시간은 상당히 증가하였다. 다시 한 번 프리앰프가 소리의 균형과 음색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글스의 앨범 중에서 ‘Hotel California’를 들어 본다. 전주 부분 기타 리프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프리앰프의 도입으로 기타 음이 더 뜨겁고 선명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 곡의 시그너처라고 할 수 있는 장면, 그 유명한 킥 드럼이 뒤쪽에 등장한다. 인티앰프 단품 재생에 있어서는 무대의 약간 뒤쪽이라고 생각되었는데, 프리앰프 도입으로 킥 드럼의 위치가 생각보다 무대의 훨씬 뒤쪽이었음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SCA-7511 MK3 단품 조합 시의 킥 드럼 재생 능력에는 예전에도 불만이 없었다. 그러나 PRE-7610 MK3가 추가된 시스템에서 재생되는 킥 드럼은 또 다른 세계이다. 맑은 하늘의 날벼락 같은 거대하고 견고한 킥 드럼의 재생은 대형기의 압도적인 박력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담스럽지도 않은 중용의 경지에 이른 재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쿤의 주력 인티앰프인 SCA-7511 MK3은 그 자체로 매우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완성도 높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SCA-7511 MK3가 프리앰프인 PRE-7610 MK3을 만나 ‘파워 앰프화’되었을 때 그 잠재력은 극대화된다. SCA-7511 MK3이 바쿤 사운드의 ‘입문’이라면 PRE-7610 MK3과의 조합은 바쿤 사운드의 ‘본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SCA-7511 MK3 단품만을 보유하고 있는 유저는 행운아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PRE-7610 MK3을 도입함으로써 ‘1+1=2’가 아니라 ‘1+1=3’이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으니까 말이다.

수입원 바쿤매니아   가격 360만원   입력 RCA×3, Satri-Link(BNC)×2
출력 RCA×1, Satri-Link(BNC)×1, 헤드폰 출력×1   크기(WHD) 23.5×7.8×29.5cm   무게 2.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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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11월호 - 5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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