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llo P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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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o P700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5.10.01 00:00
  • 2015년 10월호 (51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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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단계를 향한, 가장 완벽한 프리앰프를 만나다

조수미의 ‘도나 도나’를 들으면, 서정성이 높은 재생음에 여러 악기들의 배치와 밸런스가 잘 짜여져, 본 기의 높은 퍼포먼스를 실감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보자르 트리오가 연주한 드보르작의 둠키. 정말 실키하면서, 디테일하며 또 숨을 죽이게 한다. 확실히 차원이 다른 프리앰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개 에이프릴 뮤직하면 오라를 연상한다. 특히 오라 노트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워낙 인기가 높고, 고품질의 제품이며 롱 베스트셀러인지라 이런 연상이 자연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에이프릴이 오라 노트만 생산하냐면 꼭 그렇지는 않다. 현행 동사의 라인업을 보면 제일 밑의 라인, 일종의 엔트리 클래스에 오라 시리즈가 있고, 노트는 그 중 하나의 제품일 뿐이다. 같은 라인업엔 비타와 비비드라는 독립된 컴포넌트 또한 존재한다.
한편 그 위로 스텔로 시리즈가 있고, 제일 상위에 엑시무스가 있다. 그러니까 일단 오라 시리즈로 시작해서 이 브랜드의 퀄러티와 실력에 공감했다고 하면, 그 위로 차곡차곡 계통을 밟아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에이프릴 측은 세 시리즈를 일종의 독립된 브랜드로 보고, 수출 라인 역시 분리하고 있다. 그러므로 오라 시리즈를 수입한다고 해서 꼭 스텔로를 다루는 것은 아니다. 오로지 스텔로만 놓고 본다면,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을 가진 미드 파이 정도를 겨냥한 제품군에 속해 있다. 수입상들 역시 그런 쪽에 강한 회사들이 포진해 있다.

자, 스텔로로 말하면, 이제 본격적인 하이파이 쪽에 속한다고 하겠고, 숱한 강자들이 득실거리는 정글에서 전면전을 선언한 시리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AI500 및 700 시리즈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이번에 P700이라는 평번을 단 독립적인 프리앰프가 나왔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이제 AI 시리즈는 단종 상태나 마찬가지고, 현재는 다소 작은 사이즈의 헤드폰 프리앰프와 파워 앰프라는 컨셉으로 HP100 MK2와 S100 MK2만 나오기 때문이다. 하긴 이 시리즈는 5년만에 리뉴얼된 것으로, 그간 제품을 구하지 못해 중고 장터를 숱하게 드나들던 분들에겐 희소식이나 마찬가지였다. 전작보다 좋은 퀄러티와 퍼포먼스로 무장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주목의 제품이 되었다. 그런 가운데 본격파라 할 수 있는 본 기 P700의 출현은 매우 고무적이다. 향후 이와 커플링되는 파워 앰프의 출시 또한 예상해볼 수 있다 하겠다.
본 기의 제품 콘셉트에서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본격적인 아날로그 프리를 표방했다는 것이다. 즉, 하이파이용 프리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헤드폰이나 DAC 등 일체의 부가기능이 제외되었다는 것인데, PC 파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요즘의 상황을 볼 때 어찌 보면 무모한 시도일 수도 있겠다. 말하자면 칠 테면 쳐봐라 하는 식으로 한복판에 강속구를 던져 넣었다고 할까? 하지만 리뷰를 통해 파악한 음질이나 성능을 따져보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내용을 갖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본 기의 특징은, 최근의 하이엔드 업계가 추구하는 경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되도록 짧은 신호 경로를 구축하면서, 여기에 필요한 보호회로는 음질에 일체 영향을 주지 않도록 구성했고, 기본적인 부품의 퀄러티를 높이면서, 볼륨단, PCB, 파워 서플라이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이다. 어지간한 고가의 하이엔드 부럽지 않은 내용이며 실제로 음을 들어보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퀄러티를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신호 경로를 보면 딱 세 개의 스테이지로 좁혀 놨다. 입력 및 버퍼링단이 처음이고, 그 다음에 볼륨 컨트롤과 관련된 게인단이 오며 맨 나중에 신호를 내보내기 위한 출력단이 따라온다. 즉, 프리앰프로서는 더 이상 줄이려 해도 줄일 수 없는 단계까지 와버린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스테이지를 일종의 모듈로 처리하면서, 상호 간섭을 극단적으로 줄인 점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다.
아날로그 어테뉴에이터를 통해 만들어진 볼륨단에 튼실한 토로이달 트랜스가 투입된 전원쪽, 1% 이하의 정밀도를 가진 저항, 프리미엄 품질의 콘덴서 특히 오디오 전용 AC 콘덴서의 투입 등은 본 기가 얼마나 음질 추구형인지 충분히 깨닫게 해준다. 게다가 PCB로 말하면 디지털부와 아날로그부를 철저히 분리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풍부한 밸런스 및 언밸런스단의 투입은 제품의 사용성을 한껏 높이고 있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올닉의 A-311M과 키소의 HB-X1 등을 물려서 들어봤는데, 매우 상쾌하고, 섬세한 음에서 상당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이를테면 얀센이 연주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채널 분리도나 음장감에 있어서 탁월하며, 베일을 몇 겹 벗은 듯한 투명도와 해상도가 인상적이었다. 또 조수미의 ‘도나 도나’를 들으면, 서정성이 높은 재생음에 여러 악기들의 배치와 밸런스가 잘 짜여져, 본 기의 높은 퍼포먼스를 실감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보자르 트리오가 연주한 드보르작의 둠키. 정말 실키하면서, 디테일하며 또 숨을 죽이게 한다. 확실히 차원이 다른 프리앰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벌써부터 함께 매칭되어 나올 파워 앰프를 기대하게 만든다. 

제조원 에이프릴 뮤직 (02)3446-5561   가격 450만원   아날로그 입력 RCA×3, XLR×2 
아날로그 출력 XLR×1, RCA×1   주파수 응답 10Hz-35kHz   THD 0.01%   입력 임피던스 1MΩ 
출력 임피던스 100Ω   크기(WHD) 43.2×8.8×39.6cm   무게 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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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10월호 - 5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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