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른 보면 초소형의 헤드폰 앰프처럼 보인다. 혹은 소형 DAC로도 알기 쉽다. 그런데 이게 리시버라니…. 튜너도 있고, DAC도 내장되어 있는, 게다가 소형 진공관이 3알이나 투입되어 있는 하이브리드(진공관 + TR) 리시버다.
제작사인 다레드(Dared) 오디오는 지금 설립 20년쯤 되는데, 제품이 상당히 다양하다. 포노 앰프를 필두로 미니 하이엔드 앰프, 진공관 앰프, 스피커, 각종 액세서리 등이 출시되고 있는데, 이전에 CD 플레이어와 앰프 사이에 연결하면 디지털 노이즈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우든 시리즈의 소형기 S2O가 본지에 리뷰되기도 했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깜찍한 미니 사이즈이면서 노이즈는 대폭 사라지는 효과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제품인데, 그때부터 이 제작사의 이름이 기억되었다.
본 시청기는 3알의 진공관(12AX7, 6N1, 6E2)을 사용한 하이브리드 기종인데, 이런 식의 장점은 진공관의 음색과 TR의 힘을 결합, 진공관의 단점인 출력을 높이면서 음악성은 진공관으로 보충한다는 설계이다. 일반화된 방식인데 제품은 그렇게 흔하지가 않다.
소리를 듣기 전 점검을 해 봐도 미니 사이즈로서는 이색적일만큼 내실이 좋다. FM 튜너뿐 아니라 아직 국내에서는 실시되기 전이지만 디지털 라디오 방송인 DAB도 수신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이며, USB DAC가 내장되어 있어 컴퓨터와 연결해 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RCA 입력뿐 아니라 휴대용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3.5mm AUX 단자도 갖췄으며, 헤드폰 단자도 있다. 그리고 음질 조절용 이퀄라이저, 언어 선택, 튜너의 채널 저장 등 상당히 기능이 다채롭고, 리모컨도 있다. 사용 재질도 수준급인데, 모든 배선재가 OFC 케이블이며, 멀티 코어 와이어링을 사용하는 특주 EI 전원 트랜스포머는 노이즈 방지에 탁월한 것으로 소개되어 있다. 2온스 무게의 동판을 사용한 기판도 이색적인데, 이러한 급에서는 대부분 일반적인 PCB 기판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본 니치콘 제의 고급 전해 콘덴서, 파나소닉 제의 커플링 콘덴서, 금도금 단자, OLED의 디스플레이 등 고급 부품이 사용되었고, 진공관 역시 고급 선별관을 투입했다.
출력은 작은 고추가 맵다고 8Ω에서 25W의 출력을 낸다. 이 정도 출력이 이 작은 형체에서 나온다는 것은 매우 신기한 일이다. 무엇보다도 주머니에 넣거나 한 손으로 들고 다닐 수도 있을 만큼 깜찍한 외모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도난(?)의 우선순위에 꼽힐 수도 있으므로 요주의 제품이 되겠다. 그러나 무게는 함부로 한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렇게 콤팩트한 사이즈로 설계하려 한 그 의욕을 높이 살 만하다. 그러면서도 물론 상당한 실력을 갖췄다. 결코 허상의 디자인만은 아닌 것이다. 한 번만 보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테이블 위에 갖다 두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이다. 책상 위에서 이 정도의 사이즈 제품으로 자유자재로 보통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그 또한 행복 아니겠는가.
시청기를 에포스의 K1 북셀프 스피커와 연결해 본다. 나는 에포스의 스피커를 영국 스피커의 양식이라고 생각한다. 예전 제품의 경우 기본적으로 풀레인지에 트위터를 간단한 콘덴서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상례였는데, 그 때문에 국내에서도 그 유닛을 이용해 자작한 경우가 많았다. 나 역시 그 자작 기기를 한동안 사용했는데, 너무나 저가의 인클로저를 사용해 만든 점 때문에 보는 맛이 없었지만 소리 하나는 대단했다. 사람은 막상 헤어져 봐야 그 사람의 본질을 알 수 있다고들 하는데, 후배에게 인계한 뒤 작은 숍에 거치해 놓은 그 스피커의 소리를 들을 때마다 후회막심이었다. 번들번들한 통에 가격만 비싼 내 스피커보다도 훨씬 더 자연스럽고 윤기 있는 소리를 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은 좀 안다고 하는 머리일수록 항상 실패가 더 많다는 격언을 떠올리게 되었다. 지금 에포스는 인클로저도 아주 좋아졌다. 별로 흠잡을 데도 없으며 여전히 소리도 좋고 또 가격도 괜찮다. 엄밀히 평가해서 이 정도 이상의 소리를 굳이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그런 반성론을 떠올리게 되는 수준이기도 한 것이다.
두 기종을 연결해 보니 이것은 물론 최상의 매칭이 아니다. 수입상에서는 이 작은 앰프로도 무난히 울릴 수 있는 스피커를 보내온 것 같다. 굉장히 온화한 소리가 나온다. 앰프가 하이브리드이긴 하지만 초단의 진공관 효과가 이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다. 그 온화함 속에 밀도와 가닥추림도 상당히 살아 있으며 파워감도 수준 이상이다. 스피커는 감도가 4Ω에 88dB이고, 파워 핸들링이 100W이다. 25W 출력의 앰프로는 다소 힘에 부치는 측면도 있다. 다만 좀더 감도가 높은 스피커를 매칭할 경우 이 앰프의 숨은 재능이 더 살아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서는 것은 그 기본적인 음색과 음장감, 밀도의 수준 때문이다. 작고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구사를 잘 할 수 있는 사용자에게는 테이블 위의 작은 낙원이 될 수도 있으리라.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67만원 실효 출력 25W 사용 진공관 6N1×1, 12AX7×1, 6E2×1 주파수 응답 20Hz-20kHz
튜너 FM, DAB, DAB+ 크기(WHD) 24×13.5×14cm 무게 3.5kg
가격 8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1Hz-30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파워 핸들링 100W
크기(WHD) 18.5×29.5×22.6cm 무게 5.5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