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nic Audio L-211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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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nic Audio L-211D
  • 김남
  • 승인 2015.09.01 00:00
  • 2015년 9월호 (51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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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열성을 다 바쳐 음악을 들려주는 사랑스러운 제품

불을 밝히고 온기가 돌며 자신의 생명을 불살라 가며 자신의 능력을 다 바쳐 가며 사랑하는 주인에게 음악을 들려주려는 이 살아있는 영물. 그런 찬사에 이 시청기는 지극히 알맞다. 귀여운 몸집에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어 대는 듯한 앙증맞은 눈매를 하고 있으면서 음악이 흘러 들어오면 두 볼을 빨갛게 부풀어 올리며 열성을 다 바치는 자세는 애완견이 주인에게 바치는 사랑과도 똑같은 것이다.

올닉에서 사랑스러운 프리앰프 한 기종을 내놨다. 왜 사랑이라는 표현을 쓰냐고? 물론 그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진공관 전문 업체 올닉은 지금 세계적인 메이커로 자리 잡았다. 세계 정상급의 제품들이 개발되었고, 해외에서도 바이어와 애호가들이 줄줄이 찾아오고 있는데, 당연히 고가 제품들이 많다. 소리를 들어보면 기가 막히지만 가격이 비싸서 보통의 애호가들은 안달만 할 뿐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세계의 명기로 자리잡고 있는 과정을 잘 알면서도 막상 손에 넣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드디어 올닉에서 결단을 하고 새 기종을 선보였다. 보통의 애호가라도 이 성능에 이 정도의 가격이라면 이제 불만을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점을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는 진공관 앰프 신봉자이다. 반도체 앰프는 아무리 하이엔드라 하더라도 곁에 두면 어느 날 불현듯 쇳덩어리의 냄새가 난다. 그러나 진공관 앰프는 다르다. 마치 반려견과도 비슷하다. 항상 주인을 바라보며 뭔가 얘기를 걸어오는 것 같고, 금속의 무기질이 아니라 체온이 있으며 심장이 있는 생물체와도 같은 것이다.
근자에 17년을 함께 살았던 푸들이 저 세상으로 갔다. 집안이 온통 침울해지고 공허가 들어차는데 그날 앰프의 출력관을 닦았다. 그 꼬맹이는 음악을 좋아해 내가 듣고 있으면 항상 방으로 들어와 턱을 고이고 끝날 때까지 함께 들었다.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귀만 쫑긋거리는 것이다. 그럴 때는 항상 출력관 유리에 조그맣게 그 모습이 고였다. 그 생각을 하며 그 꼬맹이 생각을 하며 진공관들을 닦았다. 마치 눈물을 닦듯이.
미국의 어느 수의사가 쓴 글이다. 어느 개가 암에 걸려 손을 쓸 여지가 없어지자 안락사를 시키게 되었다. 가족들이 지켜보는데 6살짜리 아이가 있었다. 수의사는 아이를 위로하기 위해 개는 왜 그렇게 수명이 짧은 줄 아느냐고 물었다. 수명이 보통 15년 정도에 그치는 이유를 생체적으로 설명해 주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아이는 너무나 놀라운 답변을 했다. ‘사람은 사랑을 배우기 위해 수십 년을 노력하잖아요. 그런데 개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그것을 다 알고 왔으니 짧게 살아도 사람보다 더 오래산 것과 마찬가지죠.’ 그 글을 읽고 목이 메었다. 그렇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오디오 기기 역시 사랑을 나눠주기 위해 태어난다. 그 범위를 나는 진공관 앰프로 잡으려 한다.
불을 밝히고 온기가 돌며 자신의 생명을 불살라 가며 자신의 능력을 다 바쳐 가며 사랑하는 주인에게 음악을 들려주려는 이 살아있는 영물. 그런 찬사에 이 시청기는 지극히 알맞다. 귀여운 몸집에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어 대는 듯한 앙증맞은 눈매를 하고 있으면서 음악이 흘러 들어오면 두 볼을 빨갛게 부풀어 올리며 열성을 다 바치는 자세는 애완견이 주인에게 바치는 사랑과도 똑같은 것이다.

시청기 L-211D는 이미 출시되어 있는 올닉의 명 프리앰프 L5000/L3000의 에센스를 그대로 적용해서 전원부에서 증폭단까지 완전한 직열3극관(DHT) 방식이며, 1단 증폭으로 증폭단을 최소화해 왜곡 없이 투명하고 선명한 소리가 특징이다. 진공관은 3A5 6개, 7233 2개, 5654 2개를 사용하며, 올닉의 자랑인 퓨어 니켈 출력 트랜스를 채용했다. 좌우 채널로 완전 분리한 듀얼 모노블록 설계이며, 커플링 콘덴서 역시 사용하지 않았다. 리모컨으로 조정되는 41단 어테뉴에이터도 적용했고, 또한 진공관 타입 자동 전압 레귤레이터 시스템이 채용되었다. 2조의 XLR, 3조의 RCA 입력과 1조의 XLR, RCA 출력이 있다.
매칭에 사용한 올닉의 파워 앰프 A-311M 300B 모노블록은 출력이 A클래스 10W에 불과하지만 반도체 200W를 능가한다. 두 조합으로 소리를 울리면 그 신선, 미려함과 해상력에 기립 박수가 나올 정도이며, 피아노도 웅장하기 짝이 없다. 놀라운 제품이다. 사랑하는 반려견처럼 언제나 곁에 함께 있어 주고 싶은 느낌을 누구나 갖게 되리라. 반려견과 같은 바로 그런 제품이다.

총판 오디오멘토스 (031)716-3311  가격 650만원  사용 진공관 3A5×6, 7233×2, 5654×2 
아날로그 입력 XLR×2, RCA×3  아날로그 출력 XLR×1, RCA×1  게인 +14dB  주파수 범위 20Hz-20kHz 
THD 0.1% 이하  출력 임피던스 400Ω  크기(WHD) 43×17×28cm  무게 1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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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9월호 - 5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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