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Intosh MA7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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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Intosh MA7900
  • 김남
  • 승인 2015.08.01 00:00
  • 2015년 8월호 (51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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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듦새와 가격과 소리가 삼위일체로 만족을 주는 제품

본 기야 말로 가장 스탠더드한 레퍼런스 기종이라 할 수 있겠다. 게다가 고장도 잘 나지 않으며 수명도 장구한 것이 매킨토시의 또 하나 미덕이다. 이 정도의 능력을 가진 제품은 우리 오디오 역사가 계속 이어지는 동안 쉽사리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명기라 할 만하다.

매킨토시에는 MA로 시작되는 인티앰프가 여러 기종 된다. 조금씩 출력을 달리하면서 변화를 거듭해 온 끝에 이렇게 인티앰프 제품이 세분화되었다. 하지만 현재 매킨토시를 대표하고 있는 기종이라고 한다면 200W 출력의 본 기와 300W 출력의 MA8000으로 대별된다. 물론 기존 제품인 200W의 MA6700, 100W의 MA5200 등도 현재 시장에 남아 있기는 하지만, 매킨토시에서 번잡스럽다는 평가를 수용했는지 지금 대표 모델로 위의 두 가지 제품을 선정해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 기는 구 모델이면서 출력은 200W로 동급이었던 MA6600의 버전 업 제품이라 할 수 있는데, 출력은 동일하면서도 스타일이 크게 달라졌다. 가장 큰 차이점은 매킨토시의 전통이라 할 수 있는 톤 컨트롤 노브가 추가된 것이다. 보통 이것이 들어 있으면 고급기, 없으면 보급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고, 옛 제품들은 톤 컨트롤 스위치도 푸시 버튼이었는데 반해 지금은 노브 스타일로 개선되었다. 톤 컨트롤은 매킨토시의 얼굴이나 다름없고, 블루 파워 미터, 블랙 전면 패널의 진한 색깔, 듬직한 트랜스와 함께 매킨토시의 역사나 다름없는 것이며, 이 화려하고 멋진 자태가 우리 오디오 역사에 길이 남는 걸작 디자인이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오디오의 신비가 점차 제거되어 전문가들이 과도하게 등장, 톤 컨트롤이나 이퀄라이저 등을 마치 PA용이나 초심자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깔아뭉개는 현상이 나타났다.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순수한 그대로 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먹히면서 지금은 녹음 현장이 아닌 청취 현장에서는 이퀄라이저 제품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역사는 항상 좋은 쪽으로만 발전되는 것이 아니다. 점점 더 낭비적이고 비효율적으로 나가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퇴보인데도 진보라고 떠들어 대면서 말이다. 같은 제품도 정가를 더 비싸게 걸어 놓으면 금세 팔린다고 하는 허세 현상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오디오의 세계에서도 이런 현상이 도처에 깔려 있지 않은지 모르겠다.
매킨토시를 보면 새삼스럽게 오디오라는 것의 현주소가 무엇인가를 느끼게 된다. 만듦새와 가격과 소리가 이처럼 삼위일체로 정직한 제품은 없다시피 한 점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적 유유한 풍모가 여실히 살아 있던 지난 시절보다 더 한층 기술 개발에 전념해 지금은 진정한 의미에서 가장 건강하고 이상적인 제품을 내놓고 있다. 결코 전통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 전통 위에 더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대표적인 제작사로 도약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제품의 소리를 들으면 누구라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잠시 망각하고 있었던 옛 고향에 무심코 들렀다가 그 극적인 변화와 변신을 보게 된 뒤 이처럼 살기 좋은 곳이 되었더란 말인가 같은 찬탄을 금치 못할 때가 있는데, 90년대까지 매킨토시의 프리·파워 앰프를 줄곧 써 왔던 내 귀에 본 시청기는 매킨토시가 아니라 유럽산 하이엔드를 능가하는 고품위의 신세계를 느끼게 해 준다. 과장 없는 놀라움의 연속인 셈이다. 유유하고 다소 기름기가 있어서 그것이 장점이자 단점이었던 매킨토시 사운드의 개성이 사라진 점 때문인가? 지금 듣는 본 기의 사운드는 해맑기 짝이 없고 상쾌하며, 그러면서도 농밀하다. 실로 마음 편하게 고품위의 음악을 이런 인티앰프로 듣게 되어 기쁘다. 이 수준을 넘어가는 소리야 물론 있지만 그럴 필요성이 과연 있을까 의구심이 들 정도.
게다가 내부 충실도 역시 괄목할 만하다. 매킨토시의 진일보한 장치들이 통째로 포함되고 있으며,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한데 결합되어 있다. 즉, D/A 컨버터와 포노단이 모두 내장되어 있다. D/A 컨버터는 USB 비동기식 입력으로 32비트/192kHz PCM 음원을 디코딩할 수 있다. 입력으로는 디지털 입력 3계통(USB, 옵티컬, 코액셜)과 2개의 포노단(MM, MC)을 포함 총 12계통의 입력을 장비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패스스루 기능으로 기존의 멀티채널 홈시어터 시스템과 매끄럽게 통합할 수 있다.
채널당 200W 출력의 앰프부는 실질적으로 모든 스피커를 구동할 수 있는 충분한 파워인데, 어떤 엔지니어는 앰프로서 가장 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파워는 200W가 한계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심지어 100W가 가장 순수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렇다면 본 기야 말로 가장 스탠더드한 레퍼런스 기종이라 할 수 있겠다. 게다가 고장도 잘 나지 않으며 수명도 장구한 것이 매킨토시의 또 하나 미덕이다. 이 정도의 능력을 가진 제품은 우리 오디오 역사가 계속 이어지는 동안 쉽사리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명기라 할 만하다. 

수입원 로이코 (02)335-0006   가격 1,080만원   실효 출력 200W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1, USB×1   아날로그 입력 XLR×1, RCA×6   포노 입력 MM×1, MC×1
주파수 응답 10Hz-100kHz(+0, -3dB)   스피커 임피던스 2Ω, 4Ω, 8Ω   S/N비 95dB, 84dB(MM), 82dB(MC)
댐핑 팩터 40 이상   THD 0.005%   크기(WHD) 44.4×19.3×55.8cm   무게 34.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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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8월호 - 5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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