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럼 어쿠스틱은 국내에서 멀티탭, 파워 케이블, 댐퍼, 전원 액세서리류를 제조하고 있는데, 특히 멀티탭과 같은 오디오 전원 장치로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는 제조업체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오디오 전원 장치 중에서 그들이 만든 고급형 멀티탭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오디오 기기에서 전원의 원활한 공급이 바로 멀티탭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멀티탭은 소스기기, 앰프 등에 전원을 배분하는 장치인데, 이 부분에서부터 병목 현상이 생기기 쉬우므로 여기에서 전기를 원활히 공급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또한 오디오가 전기로 작동하는 기기이므로 날이 갈수록 오디오에서 전기가 중요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오디오에 순수한 전원을 공급하는 것이야말로 순수한 음향 재생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시청한 베럼 어쿠스틱의 W-5 MK2 멀티탭은 동사의 미들 클래스 모델이다. 이전에 시청해 보았던 상위 기종인 P-8 멀티탭에 대한 좋은 인상은 W-5 MK2 멀티탭에 기대로 이어졌다. 베럼 어쿠스틱의 W-5 MK2 멀티탭은 와이어로 소켓을 연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접 설계한 6N급 OFC 부스바(Bus Bar)를 사용하고 있다. 단자는 독일 슈나이더 그룹의 머튼 인서트 소켓 단자를 사용하며, 도체 부분을 옵션에 따라 백금이나 24K 금으로 도금 처리한다. 그리고 전원 케이블이 연결되는 인렛 소켓과 제작 시 사용되는 볼트에도 24K 금도금을 했다. 선별한 월넛 목재를 적층해서 외부 하우징을 제작하는데, 나무가 주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멀티탭에서 느낄 수 있게 한다. 멀티탭 하단에 직접 가공한 4점 접지 알루미늄 인슐레이터를 부착하고, 가죽 재질의 마감재를 덧대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
W-5 MK2 멀티탭의 성능을 점검하기 위해 트라이곤 에필로그 인티앰프와 에메 더 뉴 베타 스피커 등을 동원해 W-5 MK2 멀티탭을 사용하기 전과 후로 비교 시청해 보았다.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연주할 때 W-5 MK2 멀티탭을 투입하자 금방 자연스러운 소리로 바뀌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소리가 더 커지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해상도가 높아짐으로써 배음의 표현력이 증가하고, 이를 통해 소리가 더 명료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는데, 이 멀티탭을 사용하면 첼로와 바이올린의 음색과 질감이 더 자연스럽게 살아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이 멀티탭을 사용해 보았더니 저음 현악기의 반주는 더 생생하지만 포근하게 들리며, 조수미의 목소리가 더 맑고 자연스럽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악기 소리와 솔로 가수, 합창단의 목소리가 더 자연스럽고 더 입체적으로 들린다.
베럼 어쿠스틱 W-5 MK2 멀티탭을 오디오 시스템에 투입하면 일단 소리가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입체 음향 무대도 더 잘 그려 냈다. 소리의 해상도가 좋아질수록 정숙한 배경과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음향을 들려준다. 상위 기종에 비해서 선명함과 입체적 음향에선 약간 떨어지지만, 아무튼 가격 대비 성능은 상당히 좋은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오디오 기기의 성능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내 기기가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게끔 도와준다는 점이다. 월넛으로 마감한 W-5 MK2 멀티탭은 손으로 만져 보면 목질부의 따뜻함과 묵직한 느낌을 동시에 주는데, 이런 느낌은 실제 소리에도 반영되는 것 같다. 물론 6N급 OFC 부스바와 같은 도체의 성질도 한몫할 것이다. 오디오 시스템에 W-5 MK2 멀티탭이 투입되면 전체적으로 해상도를 높이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주는 것은 분명히 제 몫을 해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제조원 베럼어쿠스틱 (070)4148-4964 가격 95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