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시스템에서 음악을 재생하는 과정을 보면 무척이나 복잡한 경로를 거쳐서 소리가 재생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기록된 음악 정보가 수많은 과정을 거치면서 스피커 시스템으로 전달이 될 때에야 비로소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재생되는 것이다. 좋은 오디오 시스템이라고 하면 재생되는 음이 우리 귀에 듣기 좋은 것을 말하는데 재생의 수많은 경로를 통과하면서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음이 만들어지지 않음은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매 과정에서 기기를 설계하고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소리에 대한 이해와 감성이 반영되어야만 비로소 음악을 재생하는 기기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까 같은 스펙을 가진 제품이라도 누구에 의해 만들어 졌느냐에 따라서 재생되는 음이 달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번호의 매칭에서는 프랑스인들이 만들어낸 제품으로 시스템을 구성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오디오 컴포넌트 제조사인 YBA의 디지털 플레이어와 리시버 세트에다가 프랑스의 대표적인 스피커 시스템의 제조사인 트라이앵글의 스피커 시스템 컬러를 매칭한 시스템이다. 1981년에 설립된 YBA는 이제 35년의 역사를 가지는 중견의 오디오 업체가 되었다. 전자공학 교수이자 음악 애호가인 설립자 이브 버나드 앙드레 씨의 이름 첫 글자를 따서 만든 회사 이름은 그대로 상표가 되었고, 높은 품격을 갖는 프랑스의 오디오 제조업체로 자리 잡았다. 오디오 기기에 관한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설립자 앙드레 씨는 2009년에 YBA 제품의 대량 생산과 신제품의 개발을 위하여 새로운 자본과의 제휴를 하게 된다. 이후로 약 3년여 간의 전환기를 거친 후에 새로운 콘셉트의 다양한 제품들이 개발되어 시장에 출현하게 된다. 설립자의 기술과 감성이 거대 자본의 뒷받침을 받아서 보다 대중적이고 우수한 제품의 발표로 이어졌던 것이다. 아직도 현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설립자 앙드레 씨의 감성이 반영된 제품은 여전히 프랑스를 대표하는 오디오 기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YBA와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시작한 트라이앵글의 스피커 시스템은 화려하지 않은 겉모습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재생음의 미려함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오랜 세월동안 베스트셀러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아진 제품으로 강한 개성을 가진 제품인 만큼 다른 시스템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음의 세계를 한 번 맛본 뒤에는 쉽게 잊지 못하는 중독성이 있는 소리를 만들어주고 있어서이기 때문이다.
YBA 디지털 플레이어는 현대 미디어의 주력을 이루는 디지털 음원에 특화된 제품이다. CD를 연주하는 기능 외에 디지털 입력단을 갖추고 있어서 디지털 뮤직스테이션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졌다. WA202 리시버는 요즈음 보기 드문 튜너 내장형 앰프이다. 채널당 50W의 출력을 가지고 있고, 내장된 튜너는 AM과 FM 밴드의 기지국을 40개까지 미리 기억할 수 있다. 입력은 모두 아날로그 신호로만 받게 되어 있고, 한 조의 스피커 출력이 구비되어 있다. 여기에 트라이앵글의 스피커를 연결하였다.
YBA와 연결된 트라이앵글의 소리는 완전히 새로운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귀를 의심할 만큼 풍성한 음의 향연이 펼쳐지는 것이었다. 놀라운 풍성함이 이 자그마한 리시버와의 연결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앰프의 경우에도 다른 스피커 시스템을 구동하여 주는 것에는 별로 문제가 없었지만 그래도 트라이앵글과 연결한 것처럼 깜짝 놀라게는 하지 않았던 것이다. 대단히 잘 튜닝된 D/A 컨버터와 앰프에서 나오는 미려한 음이 대부분의 스피커 시스템을 울려주기에 부족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인상을 주었던 것이었다.
컴퓨터와 USB로 연결되면 고음질의 음원도 재생이 가능한데, 이 경우에 WM202는 잘 튜닝된 D/A 컨버터가 되는 것이다. 24비트/96kHz 규격으로 녹음된 스트라빈스키의 무용곡 ‘봄의 제전’ 음원을 연결하여 보았는데 CD를 뛰어넘는 음질임을 단번에 알 수 있는 미려하고 다이내믹한 음이 시청실을 채워주고 있었다. 미려한 음색은 피아노곡의 연주에서 인상 깊은 사운드를 만들어주고 있었고, 풍성해진 저음역의 증가는 재즈 보컬의 재생에도 흥을 더하여 주는 것이었다. 작은 스피커 시스템을 말할 때 흔히 하는 소리인 크기를 뛰어넘는 음량의 소리가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매끄럽게 다듬어진 소리의 끝이 섬세하고 깊은 인상으로 뇌리를 파고드는 것이었다. 아무리 프랑스적인 감각의 제품이라고는 하지만 이번의 경우처럼 뚜렷한 음을 그려내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오디오 기기에도 궁합이라는 것이 있었다. 다른 기기보다는 특정한 기기와의 연결에서 더욱 매력적인 음으로 만들어주는 컴포넌트들이 있었는데, 이것은 다 과거의 일인 줄로만 알았다. 기술의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요즈음의 기기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일인 것으로만 알았는데 이번의 시청에서는 다시 생각을 해보게끔 하는 경험이었다. 이제까지 편집부에서 제공하였던 매칭 특집 중에서 가장 잘 선택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98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재생주파수대역 80Hz-24kHz(±3dB)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파워 핸들링 50W 크기(WHD) 16.5×29×24cm 무게 4.5kg
WA202
가격 129만원 실효 출력 50W(8Ω) 입력 RCA×4 튜너 AM/FM 주파수 응답 20Hz-20kHz THD+N 0.01% 이하 S/N비 90dB 이상 크기(WHD) 32×11×28cm 무게 6.7kg
WM202
가격 119만원 DAC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PCM1796 24비트/192kHz 아날로그 출력 RCA×1
디지털 입력 Optical×1, USB×1 디지털 출력 Coaxial×1 디지털 입력 지원 24비트/192kHz
출력 레벨 2V S/N비 107dB 이상 THD+N 0.001% 이하 크기(WHD) 32×11×28cm
무게 5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