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ode TRV-845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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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ode TRV-845SE
  • 김남
  • 승인 2015.06.01 00:00
  • 2015년 6월호 (51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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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같은 음장감과 호탕함, 거대함을 꽉 채우다

보통 845 제품이 드라이브관을 300B로 하고 있는데 비하여 여기서는 2A3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출력관은 재즈를 들을 때 최고라는 평가가 있듯이 음장감이 크고 약간 무거우며 어둡기도 하고 거친 면이 있다. 아마 본 시청기는 그런 장점을 노렸을 것이다. 스피커를 꽉 채우고 휘어 감도는 음장감과 호탕함, 거대함이 마치 파도 같다. 약간의 빈티지적 두께가 있지만 금관 밴드는 다소 부드러울망정 흥취는 최고점. 휘날리는 현 독주의 실체감도 압도적이다. 

일본의 유명한 진공관 메이커 트라이오드에서 내놓은 단 한 기종의 845 진공관 인티앰프 제품이다. 처음 이 제품을 보고 이제 845 진공관의 시절이 오는가 싶었다. 지난 호에도 중국의 라인 마그네틱에서 출현한 거구의 845 앰프를 들었기 때문이다. 두 기종 모두 인티앰프로 체구나 구조가 비슷하다. 지난 호에 845 진공관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해 놨기 때문에 여기서는 생략한다.

이 제품은 이번에 등장한 신제품은 아니다. 5년 전 첫 출시되었는데 근래의 845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수입상에서도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자료를 보면 일본 국내에서도 상당히 평가가 좋다. 디자인부터 내구성, 사용 편의성, 음질 등 각 분야에 걸쳐 반응도가 80점 이상이다. 이 정도 가격에 그런 호평이 지난 몇 년간 이어져 왔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대형 3극관인 845는 고압관으로 가정용 제품을 만들기에는 여러모로 위험하다는 경고가 있어서 앰프로는 활발하게 제작되지 않았다. 최대의 진공관 앰프 제조사인 오디오 리서치 같은 곳에서도 만들지 않는다. 몇 군데의 마이너 레이블에서 한 기종씩 생산하고 있지만 아직도 활발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상당 기간 3극관으로는 으레 300B가 가장 우수하다는 선입견이 생기고 말았다. 300B보다 크기는 작지만 구조가 비슷한 2A3도 맥을 못 춘다. 불꽃처럼 화려한 211도 마찬가지. 따라서 공연히 300B의 가격만 올라가는 바람에 거품이 너무 심한 대표 진공관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오랫동안 300B의 소리에 귀가 젖어 있던 차에 연거푸 들어 보는 845 사운드는 상당히 충격적이라 할 만하다. 300B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또 다른 세계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300B가 여성적이라고 한다면 그 대척점에 있는 사운드가 845이다.
언제부터인가 스피커의 대세는 4Ω에 3웨이가 되고 말았다. 고가의 스피커일수록 대출력이 아니면 울리기 어렵다. 초창기 미국 극장용의 거대 스피커도 8Ω이나 16Ω에 감도는 당연히 90dB 중반이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그보다 특별히 좋은 성능도 아니면서 감도가 80dB 중반으로 떨어지고 4Ω이나 심지어 2Ω으로까지 떨어지는 요즘 스피커들을 보면 엔지니어들의 자가당착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아무리 그래 봐야 50년 전, 60년 전 빈티지 제품보다 무엇이 좋은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그런 현실을 극복하고 3극 싱글 진공관 앰프로 요즈음의 감도 낮은 최신 기기를 씽씽 울릴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축복인데, 그 해답은 오늘날 845관뿐이다.

출력 20W에 불과한 이 제품은 실질적인 청음상 파워로만 봤을 때 반도체 200W와 맞짱을 떠도 이긴다. 심지어 500W짜리보다도 나은 경우가 있다. 중역이 두툼하니까 환청을 들을 수가 있지만 그것이 아니다. 항상 레퍼런스 곡으로 듣는 지나 로드윅의 ‘Too Young’을 들으면 서주에서 콘트라베이스가 약간 울린다. 그런데 이 시청기로는 그 튕김 소리가 바닥을 울리고 퍼져 나가면서 마치 직경 80cm짜리 대형 베이스 드럼을 울리는 것처럼 가슴을 뒤흔든다. 이런 정도의 저역을 진공관 앰프로 듣기는 쉽지가 않다. 그것도 20W 출력의 싱글 3극관이라니…. 나 역시 이런 거대한 울림은 처음 들었다. 지난 호에 들었던 라인 마그네틱의 845 기종도 24W 출력임에도 감도 88dB의 3웨이 대형기인 ATC SCM100을 가지고 놀았다. 놀라운 구동력이다.
이 시청기는 동사의 수석 엔지니어인 주니치 야마자키의 대표작인데, 동사의 제품 중 가장 고가이기도 하다. 사용하는 선별 부품 중 문도르프의 커패시터와 KOA 카본 저항이 눈에 뜨인다. 그리고 고급 앰프에서 사용하는 고정 바이어스로 되어 있고, 진공관의 바이어스를 세팅하기 위한 VU 미터가 부착되어 있다. 진홍의 컬러로 된 육중한 섀시와 트랜스들이 주는 풍취도 크다. 별도의 프리앰프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입력 단자가 있으며, 4Ω, 8Ω 단자뿐만 아니라 빈티지 스피커도 사용할 수 있도록 16Ω 단자까지 마련되어 있다. 보통 845 제품이 드라이브관을 300B로 하고 있는데 비하여 여기서는 2A3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출력관은 재즈를 들을 때 최고라는 평가가 있듯이 음장감이 크고 약간 무거우며 어둡기도 하고 거친 면이 있다. 아마 본 시청기는 그런 장점을 노렸을 것이다. 스피커를 꽉 채우고 휘어 감도는 음장감과 호탕함, 거대함이 마치 파도 같다. 약간의 빈티지적 두께가 있지만 금관 밴드는 다소 부드러울망정 흥취는 최고점. 휘날리는 현 독주의 실체감도 압도적이다. 845의 시대는 분명히 도래할 것 같다.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750만원   실효 출력 20W(8Ω)   사용 진공관 845×2, 2A3×2, 6SN7×2
주파수 응답 10Hz-50kHz(0, -1dB)   S/N비 89dB  THD 0.1%   입력 감도 900mV
입력 임피던스 100KΩ   크기(WHD) 46×26×44cm   무게 40.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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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6월호 - 5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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